영풍, 회계기준 고의 위반으로 과징금 204억원...역대 최대 수준

최태현 기자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6.07.16 18:57
영풍, '무방류 시스템' 특허 등록 완료

▲영풍 석포제련소폐수재이용시설 전경. 제공-영풍

금융위원회가 영풍에 회계처리 기준 위반을 이유로 204억741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회계 관련 단일 사건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의 제재다.


금융위는 지난 15일 열린 제13차 회의에서 영풍이 재무제표를 작성·공시하는 과정에서 회계처리 기준을 여러 차례 어겼다고 판단하고 이 같은 처분을 내렸다. 함께 의결된 사안으로 영풍의 전 대표이사에게는 해임 권고 상당의 조치가 내려졌다. 회계처리기준 위반은 통상 과실·중과실·고의 순으로 구분되는데, 대표 해임 권고는 가장 수위가 높은 '고의' 단계에서만 적용된다. 금융위가 영풍의 위반 행위를 고의로 판단했다는 의미다.


문제가 된 것은 환경개선 충당부채였다. 영풍 석포제련소는 과거 낙동강에 카드뮴을 유출해 환경부로부터 281억원의 과징금을 받았고, 이후 정화 의무를 이행하기 위한 충당부채를 재무제표에 반영해야 했다. 그런데 영풍은 제련소 주변 오염 토양에 대한 정화 명령이 법적으로 명확했음에도 2021~2022년에는 이를 충당부채로 아예 인식하지 않았고, 2023~2024년에는 법규상 허용되지 않는 정화 방식을 기준으로 충당부채를 산정해 규모를 과소계상했다. 충당부채를 적게 잡으면 그만큼 비용도 줄어든다. 이런 식의 과소계상이 4년 연속 이어졌다.



여기에 더해 제련소 주변 임야와 1·2공장 건축물 하부의 오염 토양, 지하수 정화와 관련한 충당부채까지 실제보다 낮게 잡은 것으로 금융위 조사 결과 드러났다. 영풍의 감사인인 대주회계법인 역시 토양 정화 관련 충당부채에 대한 감사 절차를 제대로 수행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금융위가 특히 문제 삼은 대목은 2023년 자산손상 평가였다. 영풍이 미래현금흐름을 추정하면서 석포제련소 조업정지에 따른 손익 효과를 자의적으로 제거했고, 그 결과 손상차손이 과소계상됐다는 것이다. 고의성이 인정되는 이런 회계처리 위반을 회계 업계에서는 통상 분식회계로 본다.


영풍 측은 제재에 앞서 금융감독원이 지적한 충당부채 처리 방식에 대해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의 적용과 해석을 두고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견해가 갈릴 수 있는 '추정의 영역'"이라고 반박한 바 있다.


같은 날 금융위는 고려아연에도 회계처리 기준 위반을 이유로 84억281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금융상품과 관계기업 투자의 공정가치·회수가능액 감소분에 대한 평가손실을 과소계상하고, 해외 종속회사 영업권 손상에도 손상차손을 인식하지 않은 데 따른 조치다. 영풍이 받은 과징금의 3분의 1 수준으로, 금융위가 영풍의 위반 정도를 상대적으로 더 중대하게 판단했음을 보여준다.



최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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