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국회, AIDC 메가프로젝트 실행안 논의
SKT·삼성SDS·GS·네이버클라우드 등 참석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AI 인프라 투자 촉진과 지능 수출을 위한 전략 토론회'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김나현 기자.
정부가 AI 데이터센터(AIDC)를 국가 전략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한 메가프로젝트를 추진하는 가운데 산업계가 "이제는 투자보다 제도 개혁이 더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전력 인프라 확충과 인허가 패스트트랙, 세제 지원, 중복 규제 개선 없이는 글로벌 AI 허브 경쟁에서 뒤처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주최로 열린 'AI 인프라 투자 촉진과 지능 수출을 위한 전략 토론회'에서는 SK텔레콤, 삼성SDS, GS, 네이버클라우드 등 주요 기업과 정부 관계자들이 참석해 AIDC 산업 육성을 위한 정책 과제를 논의했다.
이번 토론회는 정부가 추진 중인 AIDC 메가프로젝트의 실행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정부는 AI를 국가 전략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2029년까지 5기가와트(GW), 2035년까지 15GW 규모의 AIDC 인프라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AI 기본법 시행과 함께 전력 인프라 확대, 인허가 개선, 세제 지원 등 후속 제도 마련도 추진 중이다.
산업계도 대규모 투자에 속도를 내고 있다. SK텔레콤은 2029년까지 5GW, 2035년까지 총 15GW 규모의 AIDC 구축 계획을 발표했고, GS는 강원 동해에 총 2.4GW 규모의 AIDC 조성에 나섰다. 네이버클라우드는 내년까지 100메가와트(MW) 이상 규모의 AI 컴퓨팅 인프라를 구축한 뒤 장기적으로 1GW 규모의 AI 팩토리를 조성할 계획이다.
SKT “전력·PPA부터 풀어야"
윤성은 SK텔레콤 Comm센터장 겸 AI정책연구원장은 AIDC 경쟁력 확보를 위해 전력 인프라와 인허가, 직접전력구매계약(PPA) 등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윤 센터장은 “AI 산업은 글로벌 속도전"이라며 “행정절차와 인허가를 획기적으로 단축하고 전력설비 구축에 대한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AI 기본법 제정을 계기로 반도체 특별법 등 후속 제도의 실효성도 확보돼야 한다"며 “비수도권 직접전력구매계약(PPA)을 실증사업 형태로 도입하면 AIDC 경쟁력 강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제안했다.
또 “대한민국은 반도체와 EPC 역량, 에너지 솔루션, 안정적인 전력망, 세계 최고 수준의 통신 인프라를 모두 갖춘 '아시아 AI 허브'의 최적지"라며 “AIDC는 새로운 성장동력이자 국가 전략안보 자산"이라고 했다.
삼성SDS “세제·전담조직 필요"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AI 인프라 투자 촉진과 지능 수출을 위한 전략 토론회'에서 황정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김나현 기자
이항재 삼성SDS 상무는 국가전략산업 수준의 세제·금융 지원과 AIDC 전담 조직 신설을 제안했다.
이 상무는 “AIDC는 초기 투자 규모가 막대한 만큼 대부분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며 “국가전략산업으로 지정해 연구개발 지원과 세제 혜택을 확대하면 기업들의 투자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40MW 규모 데이터센터 건설에도 3000억원이 필요한 만큼 금융비용을 낮추는 정책 지원이 중요하다"며 “AIDC 정책을 전담하는 조직을 신설해 기업들이 명확한 정책 창구를 통해 사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보통신공사업법 개정으로 동일한 성격의 점검이 반복될 수 있다"며 “중복 규제를 줄여 기업의 행정 부담을 완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GS “2년 안에 지어야 경쟁"…네이버 “GPU 투자 지원 절실"
도현수 GS AI인프라 대표는 '인허가 패스트트랙'과 AIDC 특성에 맞는 규제 개편을 촉구했다.
도 대표는 “고객들이 가장 먼저 묻는 것은 '2년 안에 데이터센터를 구축할 수 있느냐'는 것"이라며 “현행 제도에서는 제조시설 용지를 데이터센터 용도로 변경하는 데만 1년이 걸려 글로벌 수요에 대응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AIDC는 기존 클라우드 데이터센터와 운영 방식이 다른 만큼 비상발전기 등 설비 기준도 구분 적용해야 한다"며 “AI 기본법 시행령에 이러한 특성이 반영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 “미국의 전력난으로 글로벌 데이터센터 수요가 아시아로 이동하고 있다"며 “가격 경쟁력과 안정적인 전력망, 건설 역량을 갖춘 한국이 글로벌 AI 허브의 유력한 후보"라고 평가했다.
배성준 네이버클라우드 전무는 GPU 등 AI 컴퓨팅 인프라에 대한 세제 지원과 투자 인센티브 확대를 요구했다.
배 전무는 “AI 팩토리 투자비의 약 70%는 AI 서버와 GPU 등 컴퓨팅 인프라가 차지한다"며 “관세 완화와 투자세액공제 확대 등으로 기업의 투자 부담을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GPU는 기술 발전 속도가 매우 빨라 기존 회계 기준보다 활용 기간이 짧다"며 “감가상각 제도를 AI 기술 발전 속도에 맞게 개선해야 기업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투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정부와 공공부문이 국내 AI 파운데이션 모델을 적극 활용해 소버린 AI 경쟁력을 높이고, 해외 진출 확대를 위해 국가 간 보안 인증과 표준의 상호 인정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데이터센터연합회 “중복규제부터 없애야"
채효근 한국데이터센터연합회 전무는 정부 차원의 통합 컨트롤타워 구축과 중복규제 개선을 촉구했다.
채 전무는 “현재 데이터센터는 여러 부처가 각기 다른 기준으로 관리하고 있어 현장에서는 같은 내용을 반복 점검받는 사례가 적지 않다"며 “정책과 규제, 표준을 총괄하는 통합 컨트롤타워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일부 데이터센터는 연간 8차례 이상 동일한 점검을 받고 있다"며 “데이터센터 특성을 충분히 이해한 전문적인 점검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 “TF·얼라이언스 가동"
김경만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인공지능정책실장은 업계가 제기한 애로사항을 해결하기 위해 AIDC 테스트베드 구축과 범정부 TF 운영, AIDC 얼라이언스 출범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김 실장은 “중요한 것은 정책이 현장에서 실제로 작동하도록 만드는 것"이라며 “AIDC 테스트베드를 구축해 기술 실증부터 성능 검증, 운영 데이터 확보까지 가능한 산업 실증 환경을 조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력과 부지 확보, 금융 지원 등 핵심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범정부 TF를 지속 운영하고, 기업과 연구기관이 참여하는 AIDC 얼라이언스를 조만간 출범시킬 예정"이라며 “전문인력과 전담 조직도 지속적으로 늘려 기업들이 체감할 수 있는 정책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국회는 이날 제기된 업계 의견을 바탕으로 AI 기본법 시행령과 후속 지원 정책을 마련하고, AIDC 투자 활성화를 위한 제도 개선 논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