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당 163엔→157.9엔 급락
日, ‘금리 동결’ FOMC 이후 시장개입 가능성
▲일본 엔화(사진=로이터/연합)
미국 달러화 대비 일본 엔화 환율이 30일 장중 급락(엔화 가치 급등)하면서 일본 금융당국이 다시 외환시장에 개입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이날 한국시간 오후 11시 52분 기준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전장 대비 2.32% 급락한 달러당 159.61엔을 기록 중이다. 엔/달러 환율은 이날 오후 10시 34분께만 해도 163엔을 소폭 밑돌았지만 이후 순식간에 급락해 장중 한때 157.94엔까지 떨어졌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번 움직임을 두고 일본 금융당국이 외환시장에 직접 개입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일본 당국이 엔화 매수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미국 국채를 포함한 해외 채권 보유분을 활용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것이다.
CIBC 캐피털마켓의 노아 버펌 전략가는 “현재 엔/달러 환율 움직임은 외환시장 개입 당시 나타나는 전형적인 신호를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환율 급락은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직후 나타났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기준금리를 동결했고, 그 여파로 달러화가 약세를 보이면서 일본 당국이 개입에 나서기 좋은 환경이 조성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즈호은행의 나카지마 마사유키 수석 전략가는 “직전 외환시장 개입도 FOMC 회의 다음 날 실시됐다"며 “이번 엔/달러 환율 움직임의 규모 역시 과거 외환시장 개입 당시와 충분히 비교할 만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엔화는 2022년부터 본격적인 약세 압력을 받아왔다. 당시 연준을 비롯한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인플레이션 대응을 위해 공격적인 긴축에 나선 반면 일본은행은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유지하면서 미국과 일본의 금리 격차가 크게 벌어졌기 때문이다.
엔/달러 환율이 급등하자 일본 정부는 2022년 통화 방어를 위해 1998년 이후 처음으로 외환시장에 개입했으며, 2024년에도 다시 시장에 나섰다. 정부 개입으로 엔화는 일시적으로 강세를 보였지만 이후 다시 약세 흐름으로 돌아섰다. 일본 당국은 2024년 한 해 동안 약 1000억달러(약 142조원)를 투입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후 일본은행은 통화정책 정상화에 나서면서 지난달 기준금리를 1995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인 연 1%까지 인상했지만, 미·일 금리 차가 여전히 큰 탓에 엔화는 매도 압력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엔/달러 환율이 지난 4월 말 달러당 160엔을 돌파하자 일본 당국은 5월 27일까지 약 한 달 동안 11조7300억엔(약 100조원)을 투입해 엔화를 매수했다.
하지만 이후에도 엔/달러 환율이 최근 달러당 163엔을 넘어서자 1986년 12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보이자 일본 당국이 다시 한번 시장에 개입한 것으로 보인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블룸버그는 “하루 거래 규모가 9조5000억달러에 달하는 글로벌 외환시장에서 정부가 시장 흐름에 역행하며 환율을 방어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