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이달 상승률 19%
세계 주요 지수 가운데 ‘최고’
기관은 1조원 넘게 담았지만
개인은 하락 상품에 베팅
급등에 따른 조정 우려 vs 추가 상승
▲코스닥 지수는 이달 들어 19.18% 상승했다.
코스닥의 반등을 이끈 기관과 달리 개인투자자들은 상승장의 지속 여부에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기관은 이달 들어 코스닥 주식을 1조원 넘게 순매수하며 매수세를 확대했지만 개인은 지수 하락을 추종하는 인버스 상품을 담았다. 지난달 말 이후 코스닥이 33% 급등한 가운데 투자 주체별 수급 방향이 뚜렷하게 엇갈리고 있다.
◇ 반토막 났던 코스닥...한달 만에 850선 탈환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 지수는 이달 들어 19.18% 상승했다. 전날까지 상승폭은 18.72%로, 같은 기간 전 세계 주요 주가지수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이날도 0.39% 오른 857.84에 거래를 마치며 850선을 넘어섰다.
최근 코스닥의 상승세는 기관의 적극적인 매수에 힘입은 것으로 분석된다. 기관은 이달 들어 코스닥 시장에서 1조1280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반면 외국인은 1조5400억원을 순매도했고 개인은 3540억원을 사들이는 데 그쳤다. 지난달 기관의 코스닥 순매수 규모가 790억원에 불과했던 점을 고려하면 이달 들어 매수 강도가 크게 높아졌다.
▲최근 1년간 코스닥 지수 추이.
기관의 매수 대상은 소재·부품·장비를 비롯해 바이오와 로봇 등 성장주에 집중됐다. 금액 기준으로 테스가 560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리가켐바이오 521억원, 에스피지 509억원, 심텍 501억원, 로보티즈 475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수량 기준으로는 대한광통신, 스피어, 고영, LB세미콘 등이 기관의 주요 순매수 종목으로 집계됐다.
코스닥의 반등 폭을 키운 것은 최근 시장에 쌓였던 낙폭 과대 인식과 정책 기대감이다. 코스닥은 지난 4월 27일 장중 1229.42까지 치솟았지만 이후 하락세가 이어지며 지난달에는 640선까지 떨어졌다. 고점과 비교하면 사실상 반토막 수준까지 밀렸던 셈이다. 이달 들어 저평가 인식이 확산하고 정부의 코스닥 활성화 정책에 대한 기대가 더해지면서 반발 매수세가 유입됐고, 지수도 빠르게 회복했다.
지난달 31일 이후로 범위를 넓히면 상승 속도는 더욱 가파르다. 코스닥은 이 기간 33.0% 뛰어 코스피 상승률 13.4%의 약 2.5배에 달했다. 5거래일 연속 상승한 뒤 지난 7일 0.36% 하락했지만, 10일에는 하루 만에 6.97% 급등하며 상승 탄력을 다시 키웠다. 이달 들어 코스닥 시장에서는 급등에 따른 매수 사이드카가 세 차례 발동되기도 했다.
◇기관은 사고 개미는 '인버스'...추가 상승엔 엇갈린 시각
문제는 개인투자자들의 대응이 지수 흐름과 엇갈리고 있다는 점이다. 코스닥이 본격적인 상승 국면에 들어선 지난달 31일부터 이날까지 개인은 'KODEX 코스닥150선물인버스'를 491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전체 유가증권시장 상장종목 가운데 17번째로 많은 순매수 규모이며 ETF만 놓고 보면 10위에 해당한다.
개인은 코스닥 하락 폭을 두 배로 추종하는 '삼성 인버스 2X코스닥150선물'도 25억원 순매수했다. 반대로 코스닥150의 상승률을 두 배로 따라가는 'KODEX 코스닥150레버리지'에서는 3420억원을 순매도했다. 전체 유가증권시장 상장종목 가운데서도 'KODEX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순매도 규모다.
결국 지수가 급등하는 동안 개인은 상승 지속에 베팅하기보다 단기 고점 가능성을 염두에 둔 투자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최근 단기간에 상승폭이 커진 만큼 추가 상승 여력보다 차익실현이나 조정 가능성을 경계하는 심리가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코스닥의 추가 상승 가능성을 두고는 신중론과 낙관론이 엇갈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급락 이후 나타나는 기술적 반등의 폭이 상당할 수 있지만, 이후 주가가 기업의 펀더멘털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현재 시중금리 수준을 고려하면 코스닥의 상승세가 이어지는 과정에서 투자 부담이 커질 수 있어 향후 추세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반면 대형 반도체주의 상승세가 주춤하면서 그동안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코스닥 종목으로 수급이 확산될 가능성에 주목하는 시각도 있다. 실적 대비 주가가 저평가됐거나 수주 확대 등 뚜렷한 성장 동력을 갖춘 종목을 중심으로 매수세가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코스닥 전체가 일률적으로 오르기보다는 실적과 모멘텀에 따라 종목별 차별화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