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이 높으면 골은 깊겠지…증권사 2Q ‘역대급 성적표’, 하반기는 ‘실적 둔화·양극화’ 심화

장하은 기자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6.08.20 09:52

2Q 영업순수익 10.5조 '사상 최대'…위탁매매가 실적 견인

종합IB·일반증권사 실적 격차 확대…IB 부문서 희비 뚜렷

거래대금 감소·PF 규제 강화 겹쳐…하반기 실적 둔화 전망

사진=챗GPT

▲사진=챗GPT

국내 주요 증권사들이 올해 2분기 역대 최대 실적을 거뒀다. 증시 활황으로 거래대금이 급증하면서 위탁매매 수익이 크게 늘어난 영향이다. 상품운용과 투자은행(IB) 부문도 힘을 보탰다. 다만 2분기 실적은 정점에 가까웠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증시가 조정을 받고 거래대금도 빠르게 줄고 있어서다. 특히 종합IB와 일반증권사의 실적 격차는 하반기 더욱 벌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호황의 과실이 대형 종합IB에 집중된 가운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규제까지 강화되면서다.


20일 한국기업평가가 유효등급을 보유한 국내 26개 증권사의 올해 2분기 실적을 종합한 결과, 총 영업순수익은 10조5334억원으로 집계됐다. 종전 최대였던 올 1분기 8조4902억원보다 24.1% 증가하며 한 분기 만에 최고치를 다시 갈아치웠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4조7092억원에서 5조6579억원으로, 순이익은 3조5561억원에서 4조3324억원으로 늘었다. 모두 분기 기준 최대 규모다.


실적을 끌어올린 가장 큰 동력은 위탁매매였다. 2분기 위탁매매부문 수지는 5조3757억원으로 1분기 4조2880억원보다 25.4% 증가했다. 이 가운데 위탁매매수수료는 3조1476억원에서 4조1064억원으로 30.5% 늘었다. 신용공여금 수익도 9767억원에서 1조845억원으로 11.0% 증가했다.



증시 상승과 함께 투자자들의 거래가 급증한 영향이 컸다.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완화되고 반도체 기업의 실적 개선 기대가 커지면서 지난 4월 이후 코스피가 가파르게 상승했다. 이에 6월 일평균 증시 거래대금은 90조원에 달했다. 거래가 늘면서 증권사가 고객의 주식 매매를 중개하고 받는 수수료가 증가했고 신용거래에서 발생하는 이자수익도 함께 늘어난 셈이다.


다른 사업부문도 호조를 보였다. 2분기 상품운용 수지는 4조213억원으로 전분기 3조1686억원보다 26.9% 증가했다. 주식과 상장지수펀드(ETF) 운용손익 개선이 성장을 이끌었다. 금리 상승으로 채권평가손실이 이어졌지만 채권 이자수익이 이를 상당 부분 상쇄했다.



IB부문 수지도 1조4452억원으로 전분기 1조1931억원보다 21.1% 늘었다. 특히 채무보증 관련 수수료가 같은 기간 4011억원에서 5424억원으로 35.2% 증가했다. 대출채권 이자수익 역시 4889억원에서 5128억원으로 4.9% 늘었다. 금리 상승과 금융시장 불확실성으로 주식자본시장(ECM)과 부채자본시장(DCM) 발행 규모는 전년 동기보다 위축됐지만 전분기보다는 소폭 회복됐다.


최고치 실적 뒤 가려진 온도차…종합IB·일반사 격차 확대

역대 최대 실적이라는 숫자 뒤에서는 증권사 간 격차가 더욱 뚜렷해졌다.


2분기 종합IB의 영업순수익은 8조4496억원에 달했다. 반면 중대형사와 중소형사를 합친 일반증권사의 영업순수익은 2조838억원 수준에 그쳤다. 이에 종합IB와 일반증권사 간 영업순수익 차이는 약 6조4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3조7000억원보다 크게 벌어졌다.


단순히 위탁매매 경쟁력에서만 차이가 난 것도 아니다. 상품운용과 IB, 자산관리(WM) 등 사업 전반에서 대형사와 일반증권사의 실적 격차가 확대되고 있다. 증시 활황이 모든 증권사에 동일한 수준의 실적 개선으로 연결된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격차는 특히 IB에서 두드러진다. 종합IB의 2분기 IB부문 수지는 1조2089억원으로 전년 동기 1조646억원보다 13.6% 증가했다. 같은 기간 일반증권사는 2752억원에서 2363억원으로 14.1% 감소했다. 한쪽은 두 자릿수 성장했지만 다른 한쪽은 오히려 뒷걸음질한 것이다.


자본력 차이가 실적 차이로 연결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종합IB는 유상증자와 대규모 이익 유보 등을 통해 자본을 확충한 데다 종합투자계좌(IMA)와 발행어음 등을 활용해 투자여력을 확대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IB 사업을 키울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


반면 일반증권사는 상대적으로 PF 의존도가 높은 상황에서 부동산 경기 회복이 지연되면서 IB 실적이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여기에 앞으로는 신규 부동산 투자를 둘러싼 규제 부담까지 커진다.


지난 7월 금융투자업규정 및 시행세칙이 개정되면서 증권사의 부동산 투자 규제 대상이 확대됐다. 기존에는 자기자본 대비 부동산 채무보증 한도를 중심으로 관리했지만 앞으로는 PF 채무보증뿐 아니라 부동산 관련 대출과 지분투자, 펀드 등을 모두 포함한 부동산 투자금액을 기준으로 한도가 적용된다. 증권사는 자기자본 대비 부동산 투자금액 비율을 올해 말까지 130% 이하로 유지해야 한다. 이후 한도는 매년 10%포인트씩 낮아져 2029년부터 100%가 적용된다.


부동산 투자에 적용되는 위험값도 사업 단계와 담보인정비율(LTV)에 따라 높아진다. 브릿지론 단계에는 60%, 본PF 단계에는 24%의 위험값이 적용된다. LTV가 60%를 넘으면 일부 투자형태의 위험값은 추가로 높아진다. 개정 기준은 지난달 8일 이후 신규로 취급한 부동산 투자부터 적용돼 기존 자산보다는 향후 신규 사업 과정에서 순자본비율(NCR) 부담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규제 강화의 영향 역시 증권사마다 다르게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종합IB는 상대적으로 충분한 자본과 투자여력을 확보한 반면 일반증권사는 이익 유보와 자본 확충 여력이 제한적이다. 중·후순위 PF 채무보증 등 상대적으로 위험도가 높은 부동산 PF 비중도 높아 신규 투자 때 위험값 상승에 따른 NCR 부담이 더 크게 나타날 수 있다.


거래대금 한 달 새 30% 급감…2분기 실적 '정점' 가능성

문제는 2분기 실적을 끌어올렸던 시장 환경이 하반기 들어 달라졌다는 점이다.


국내 증시 거래규모는 지난 6월 2087조원에서 7월 1458조원으로 약 30% 급감했다. 이달 들어 코스피가 일부 반등했지만 거래대금 감소세는 이어지고 있다. 2분기 사상 최대 실적의 가장 큰 동력이 위탁매매였던 만큼 거래대금 감소가 지속될 경우 증권사 실적 역시 영향을 피하기 어렵다는 진단이다.


상품운용 부문도 변수다. 2분기 상품운용 실적 개선이 주식·ETF 운용손익을 중심으로 이뤄진 만큼 증시가 다시 하락할 경우 관련 수익이 줄어들 수 있다. 여기에 시장금리 상승세가 이어지면 채권평가손실 부담도 커진다. 2분기 위탁매매와 상품운용 실적을 동시에 끌어올렸던 증시 호황이 하반기에는 오히려 실적 부담으로 돌아설 수 있는 셈이다.


시장 환경 악화에 따른 충격은 증권사마다 다르게 나타날 전망이다. 상반기 호황 속에서도 종합IB와 일반증권사의 실적 격차가 크게 벌어진 데다 자본력과 사업구조에서도 차이가 뚜렷하기 때문이다. 특히 일반증권사는 상대적으로 PF 의존도가 높은 상황에서 부동산 규제 강화까지 맞물리면서 하반기 실적 확보 부담이 더욱 커질 수 있다.


이혁진 한기평 선임연구원은 “7월 이후 증시 하락과 거래대금 감소로 위탁매매와 주식·ETF 운용을 중심으로 실적 개선 모멘텀이 다소 둔화될 가능성이 있다"며 “금리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는 점도 실적 전반에 부담 요인"이라고 말했다.


이어 “부동산 투자금액 한도 신설과 위험값 상향 등 규제 강화로 신규 부동산 투자 부담도 확대될 전망"이라며 “특히 자본력이 상대적으로 열위한 일반증권사의 PF 신규 투자 부담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장하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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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에너지경제 신문 장하은 기자 입니다. 자본시장부 lamen910@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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