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단체, 제주 실종 사태에 “약자 피해 현실화”…보완수사권 재개정 촉구

이상무 기자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6.08.26 17:43

전북 여중생 성폭력도 거론 “폐지는 반헌법적 폭거”
“검찰개혁 명분이 국민 생명·권리보다 앞설 수 없어”

제주 서부경찰서장 등 대기발령

▲경찰청은 제주 장기 실종사건 허위 종결과 관련해 제주서부경찰서장 등 지휘 라인 4명을 대기발령했다고 25일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한국여성단체협의회(이하 여협)가 검찰의 보완수사권을 폐지하는 내용의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공포된 데 대해 “반헌법적인 폭거"라며 즉각적인 보완 대책 마련과 법 재개정을 촉구했다.


여협은 25일 성명서를 내고 “검찰의 보완수사권이 폐지될 경우 그 피해는 여성과 사회적 약자에게 돌아가게 될 것이라고 분명히 경고했음에도, 이 위헌적인 악법이 끝내 공포됐다"며 “우리가 우려해 온 문제들이 현실화할 가능성이 커진 데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단체는 최근 부실 수사 논란이 일었던 사건들을 열거하며 보완수사권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제주에서 발생한 고(故) 장미란 씨 사망 사건을 언급하며 “담당 경찰관이 실종자와 직접 연락해 안전을 확인한 것처럼 처리하고 사건을 사실상 종결한 정황이 드러난 가운데, 장 씨의 시신이 거주지에서 멀지 않은 곳에서 발견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야 할 경찰이 실종 사건을 허위로 종결했다는 의혹이 사실이라면 이는 결코 한 개인의 일탈로 가볍게 넘길 수 없는 중대한 문제"라며 “초기 수사가 제대로 이뤄졌다면 비극을 막을 가능성은 없었는지 철저히 규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북에서 발생한 중학교 교사의 여중생 성폭력 사건도 경찰 수사 단계의 한계를 보여주는 사례로 제시했다. 여협은 “경찰은 40대 교사가 혐의를 부인하고 피해자의 동의가 있었다는 판단 아래 일부 혐의에 대해 불송치 결정을 내렸으나, 검찰의 보완 수사 결과 교사가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약 2개월 동안 20여 차례 성범죄를 저지른 정황이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부산 돌려차기 사건'과 '장윤기 사건'을 거론하며 검찰 보완수사권의 당위성을 역설했다.



정부와 정치권을 향한 강도 높은 비판도 이어졌다. 여협은 “이것이 과연 사법 정의 실현을 위한 법 개정인가"라고 반문하며 “한시적으로 위임받은 입법권을 당리당략을 위해서 악용·남용하는 반헌법적인 폭거"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여성 국회의원이 여성폭력 피해자들의 한 맺힌 호소를 외면하고 형사소송법 개정안 통과에 앞장선 것은 참으로 개탄스러운 일"이라고 비판했다.


여협은 끝으로 “검찰개혁의 어떠한 명분도 국민의 생명과 피해자의 권리보다 앞설 수 없다"며 “전국 500만 회원은 여성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검찰의 보완수사권 폐지 법률을 하루속히 폐기하고 보완수사권을 되살리는 법을 개정할 것을 정부와 여당에 강력히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발표된 성명에는 허명 한국여성단체협의회장을 비롯해 53개 회원단체와 17개 시·도 여성단체협의회 등 전국 500만 회원이 뜻을 같이했다.



이상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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