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닷컴 인적분할 결정…정용진·정유경 ‘계열분리’ 마무리 수순

여헌우 기자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6.08.27 14:37

이마트·신세계 공동 지분 보유한 SSG닷컴 쪼개기로
그로서리·패션·뷰티로 사업 전문화…남매 독립경영 체제 ‘완성’ 가속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왼쪽), 정유경 신세계㈜ 회장.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왼쪽)과 정유경 신세계㈜ 회장.

신세계그룹의 남매 경영 체제가 또 한 번의 변화를 맞는다. 그룹 온라인 사업의 핵심 축인 SSG닷컴이 이마트와 신세계가 각각 보유한 사업 영역에 맞춰 인적분할된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과 정유경 신세계(주) 회장이 각각 대형마트·편의점과 백화점·패션 등을 중심으로 사업을 나눠 맡은 가운데 계열분리가 사실상 막바지 수순에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동안 양측이 함께 지분을 보유해 온 SSG닷컴까지 분리 작업에 들어가면서다.


SSG닷컴은 27일 이사회를 열고 라이프스타일 사업부문의 인적분할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분할이 완료되면 기존 법인은 ㈜SSG닷컴으로 존속하고, 라이프스타일 사업을 담당하는 신설법인은 ㈜신세계몰(가칭)로 출범한다.



이번 결정의 표면적인 이유는 사업 전문화다. 하나의 법인 아래 여러 사업을 묶어 운영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각 사업의 성격에 맞는 독립적인 의사결정 구조를 구축하고 시장 변화에 보다 빠르게 대응하겠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분할 이후 역할도 명확하게 나뉜다. 존속법인인 SSG닷컴은 그로서리를 중심으로 한 온라인 장보기와 기존 커머스 사업 경쟁력 강화에 집중한다. 신설법인 신세계몰은 패션·뷰티·라이프스타일을 중심으로 고객 경험과 서비스를 확대해 프리미엄 이커머스 플랫폼으로 성장한다는 계획이다.



두 회사가 완전히 별개의 플랫폼으로 움직이는 것은 아니다. 고객 접점과 사업적 연계는 계속 유지된다. SSG닷컴 앱에서도 신세계몰 플랫폼과 연동해 프리미엄 이커머스 상품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신세계몰 역시 자체 플랫폼을 강화하면서 SSG닷컴 등 외부 채널과의 연결을 이어갈 예정이다.


절차는 오는 10월 말 임시 주주총회에서 분할계획 승인을 받은 뒤 진행된다. 회사는 12월1일을 분할기일로 정하고 관련 작업에 들어갈 방침이다.


SSG닷컴 본사 전경.

▲SSG닷컴 본사 전경.

올해 상반기 기준 신세계그룹 소유지분도. 정용진 회장과 정유경 회장이 함께 영향력을 행사하던 SSG닷컴이 이번에 인적분할을 결정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 신세계그룹 소유지분도. 정용진 회장과 정유경 회장이 함께 영향력을 행사하던 SSG닷컴이 이번에 인적분할을 결정했다.

재계 시선은 사업 효율성보다 이번 결정이 신세계그룹 지배구조에 미칠 영향에 쏠린다. 신세계그룹은 정용진 회장이 이마트를 중심으로 대형마트·편의점·복합쇼핑몰 등의 사업을, 정유경 회장이 신세계를 중심으로 백화점·패션·면세점 등의 사업을 각각 이끄는 구조를 구축해왔다. 두 사람의 경영권은 이미 상당 부분 분리된 상태다.


실제 이명희 신세계그룹 총괄회장은 보유하던 이마트 지분 10%를 정용진 회장에게 넘겼고, 신세계 지분 10.21%는 정유경 회장에게 증여했다. 이를 계기로 남매간 소유·경영 분리 작업이 본격화됐다.



문제는 SSG닷컴이었다. SSG닷컴은 이마트와 신세계가 동시에 지분을 보유한 사실상 유일한 주요 계열사였다.


이번 인적분할은 이같은 복잡한 지분 관계를 정리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인적분할은 기존 주주가 보유한 지분율을 기준으로 신설회사 주식을 나눠 갖는 방식이다. 현재 SSG닷컴 지분은 이마트 65%, 신세계 35%로 구성돼 있다. 분할 이후에도 양측이 기존 지분율을 유지하면서 두 법인에 대한 소유관계를 정리할 수 있는 구조가 만들어진다.


다만 이번 인적분할 자체가 곧바로 정용진·정유경 회장의 계열분리 완료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게 재계 중론이다. 이후 지분 교환이나 처분 등 추가적인 소유구조 정리 과정이 필요할 수 있다. 결국 이번 결정은 남매간 사업·지분 관계를 보다 명확하게 나누기 위한 사전 정지작업에 가깝다는 분석이 나온다.


SSG닷컴의 사업 방향도 달라질 전망이다. 지금까지는 이마트의 장보기와 신세계의 패션·뷰티 등 서로 다른 소비 영역을 하나의 플랫폼에 담아 시너지를 내는 전략이 중심이었다. 앞으로는 그로서리와 프리미엄 라이프스타일이라는 서로 다른 경쟁력을 각 법인이 별도로 키우는 방식으로 전환된다.


특히 온라인 사업 경쟁력 강화는 두 사람 모두에게 공통된 과제다. 이마트는 오프라인 유통망과 온라인 장보기를 결합해 커머스 경쟁력을 끌어올려야 하고, 신세계는 백화점 중심의 프리미엄 상품과 패션·뷰티 콘텐츠를 온라인으로 확장해야 한다.


결국 SSG닷컴 인적분할의 성패는 단순히 지배구조를 깔끔하게 만드는 데서 끝나지 않을 전망이다. 분리 이후 각 법인이 독립적인 성장동력을 확보할 수 있느냐가 향후 관전 포인트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여헌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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