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창사 이래 58년 무파업 깨질 위기…美선 제철소 첫삽

전지성 기자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6.09.08 10:36

미국서 현대차그룹과 8조원 전기로 동맹
9일부터 포항·광양제철소 부분파업 예고
장인화 회장, 해외 투자와 노사 안정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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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노조가 8일 서울 강남 포스코센터 앞에서 부분파업 결의대회를 열었다. 김성호 노조위원장(가운데)는 회사가 책임 있는 추가안을 내놓으면 마지막까지 교섭하겠지만, 입장 변화가 없으면 9일부터 예정된 부분파업에 들어가겠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사진=포스코 노조

포스코가 미국에서는 현대자동차그룹과 미래 철강 생산기지 건설에 착수했지만 국내에서는 창사 이래 첫 파업 위기에 놓였다. 해외 현지화와 저탄소 기술로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려는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의 구상이 본격적인 실행 단계에 들어간 가운데, 국내 사업장의 성과배분 갈등을 해소하는 조직관리 능력도 시험대에 올랐다.


8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 노동조합은 이날 자정까지 임금·단체협약 협상에서 진전이 없으면 포항제철소와 광양제철소 일부 공장에서 각각 48시간 부분파업에 들어갈 방침이다. 노조는 이날 오전에도 포스코센터 앞에서 '노사관계 정상화 촉구 집회'를 열고, 부당노동행위·주52시간 위반 의혹을 제기했다. 김성호 포스코노조 위원장은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을 향해 노사관계 파국을 막기 위한 직접적인 결단을 촉구했다.


포스코 사측은 "오늘 자정 안에 협상이 타결되길 희망 하지만 아직까지 공식적인 추가 대화 일정이 나온 것은 없다"고 말했다.



실제 파업이 벌어지면 1968년 창사 이후 58년 만의 첫 파업이다.


포스코 노사는 지난 3일 경북 포항 본사에서 제7차 본교섭을 열었지만 잠정합의안을 마련하지 못했다. 회사는 기본급 2.0% 인상과 목표달성 격려금 350만원, 지역사랑상품권 50만원, 연간 복지포인트 30만원 등을 제시했다. 이는 직전 제시안인 기본급 1.5% 인상과 격려금 250만원보다 개선된 조건이다.



노조는 기본급 7.1% 인상과 격려금 600%, 자사주 50주, 명절 상여금 200% 등을 요구하고 있다. 회사는 노조 요구를 모두 수용할 경우 1조4000억원의 비용이 필요하다며 난색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중앙노동위원회의 조정 종료와 조합원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거쳐 합법적인 파업권을 확보한 상태다. 찬반투표에는 조합원 97.1%가 참여했고 이 가운데 92.2%가 쟁의행위에 찬성했다.


◇ 국내는 창사 첫 파업위기, 해외투자는 가속


국내 교섭이 평행선을 달리는 동안 포스코의 해외 투자시계는 빨라지고 있다. 포스코는 지난 4일(현지시간) 현대제철·현대자동차·기아와 미국 루이지애나주 도널드슨빌에서 전기로 제철소 'HPLS' 기공식을 열었다.


총사업비 58억달러(8조원)가 투입되는 HPLS의 지분은 현대제철이 50%, 포스코가 20%, 현대차와 기아가 각각 15%를 보유한다. 다만 8조원 전체가 포스코의 투자액은 아니며, 회사별 실제 출자액과 차입을 포함한 자금조달 구조는 공개되지 않았다.



2조2300억원 규모의 부지에 들어설 제철소는 연간 270만t의 열연·냉연·도금강판을 생산한다. 미국 최초의 전기로 기반 자동차강판 전문 일관제철소로, 올해 4분기 본격적인 공사에 착수해 2029년 양산하는 것이 목표다. 현대제철은 기존 고로 방식과 비교해 탄소 배출량을 70% 줄이겠다는 계획이다. 이는 상업생산 이후 검증된 수치가 아닌 회사 측 목표치다.


장 회장은 기공식에서 포스코와 현대제철이 국내에서는 경쟁자지만 세계시장에서는 협력할 수 있다는 취지로 '철강동맹'의 의미를 강조했다. 포스코의 자동차강판 제조기술과 수소환원제철 기술을 결합해 미국 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이번 투자는 포스코가 단순한 지분 참여를 넘어 미국 자동차 공급망과 저탄소 철강시장에 생산거점을 확보한다는 의미가 있다. 미국의 높은 수입 철강 관세와 현지 조달 요구에 대응하는 동시에 현대차그룹의 완성차 공장에 안정적으로 강판을 공급할 수 있기 때문이다.


◇ 장인화 회장, 해외 시장 경쟁력 확보·국내 조직 안정화 과제


문제는 글로벌 투자 확대에 필요한 구성원의 동의를 국내에서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노조는 수익성과 미래사업의 성과가 임직원 보상으로 충분히 연결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반면 회사는 중국발 공급과잉과 내수 부진, 원가 부담 속에서 고정비를 크게 늘리는 임금안을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쟁점은 단순히 '해외 투자냐 국내 임금이냐'의 선택으로 볼 사안은 아니다. 미국 제철소는 관세 장벽을 넘어 해외시장을 지키기 위한 투자이고, 국내 임금협상은 기업의 지속 가능한 비용 구조와 성과배분 기준을 정하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다만 8조원 규모의 해외 프로젝트가 공개된 시점에 국내에서는 창사 첫 파업 가능성이 커지면서 노사 양측의 논리를 설득하기가 더욱 어려워졌다.


노조가 실제 파업에 들어가더라도 초기에는 일부 공장을 대상으로 한 48시간 부분파업인 만큼 포항·광양제철소 전체가 멈추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철강 공정은 제선·제강·압연 등 각 단계가 긴밀하게 연결돼 있다. 파업 대상 설비와 참여 규모에 따라 후속 공정과 고객사 공급 일정에 영향을 줄 가능성은 있다. '전면 생산 중단'으로 확대해석해서는 안 되지만 파업이 장기화하거나 대상 공장이 늘어날 경우 부담도 커질 수 있다.


한 재계 관계자는 “이번 교섭은 장 회장에게 두 개의 경영 과제를 동시에 던지고 있다. 미국에서는 현대차그룹과 저탄소 철강동맹을 구축하고, 국내에서는 투자 여력을 유지하면서도 구성원이 납득할 수 있는 성과배분 원칙을 마련해야 하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전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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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에너지경제 신문 전지성 기자 입니다. 산업부 jjs@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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