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까지 가계대출 1조1514억 감소
집단·주택담보·신용·전세대출 모두 줄어
총량 완화에도 일반 대출 확대 여력 제한
최고 7% 웃도는 금리에 대출 부담도 확대
▲서울의 한 은행 영업점.
이달 들어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증가세가 감소세로 돌아섰다.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총량 목표를 완화했지만 집단대출 등 실수요자 중심으로 대출 문을 열면서 일반 대출 문턱은 여전히 높기 때문이다.
13일 각 사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지난 10일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780조9677억원으로 전월 대비 1조1514억원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가계대출이 마이너스(-)로 돌아선 것은 지난 3월 이후 6개월 만이다.
집단대출을 비롯해 주택담보대출, 신용대출, 전세자금대출이 일제히 줄었다.
집단대출 잔액은 149조2795억원으로 175억원 축소됐다. 당국이 이주비·중도금·잔금대출 등 집단대출을 총량 대상에서 제외하며 지난달까지 증가세가 지속됐으나, 이달 들어 입주 물량이 크게 늘지 않으며 소폭 감소한 것으로 분석된다.
주담대 잔액은 620조7558억원으로 5172억원 줄었다. 집단대출과 주담대가 감소 전환한 것은 지난 3월 이후 처음이다.
신용대출 잔액은 108조9970억원으로 전월보다 5748억원 축소됐다. 지난 8월(-1815억원)에 이어 두 달 연속 줄었다. 전세자금대출 잔액은 1759억원 줄어든 119조7386억원으로, 13개월 연속 하락했다.
주담대와 집단대출, 신용대출, 전세자금대출이 모두 줄어든 것은 지난 1월 이후 8개월 만이다. 지금의 추세라면 이달 말까지 가계대출 감소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정부가 8·13 부동산 대책에서 가계대출 총량 목표를 1.5%에서 3%로 완화했지만 가계대출 문턱이 높아 대출을 받기 어려운 것으로 해석된다. 집단대출, 중저신용대출, 청년대출 등 실수요자 중심으로 대출을 확대한다는 취지인 만큼 일반 가계대출 규제는 여전히 강하게 묶여 있다.
총량 규제 완화 이후 5대 은행의 연간 가계대출 증가 목표치는 기존 약 4조3000억원에서 약 7조1100억원으로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지난달 말까지 이미 6조9096억원이 증가해 실제 남는 여력은 2000억원 안팎에 불과하다.
일부 은행은 대출을 열었다가 다시 조이는 속도 조절에 나서고 있어 일반 수요자들의 혼란도 지속되고 있다. 신한은행은 지난 1일 대출모집인을 통한 주담대와 전세대출 접수를 재개했다. 하지만 수요가 몰리며 다음 날 대출상담사 1명당 하루 접수 건수를 1건으로 제한했는데, 이마저도 빠르게 소진하며 같은 날 접수를 다시 중단했다. 국민은행은 주담대 한도 3억원 등 강력한 기존 조치를 계속 유지하고 있다. 현장에서는 인터넷전문은행 대출 오픈런이 이어지고 있으나 성공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높은 금리도 대출 부담을 키우고 있다. 5대 은행의 주담대 고정형 금리는 최고 연 7%대까지 올라서 연 8% 수준을 향하고 있다. 기준금리 인상 기조가 지속되면서 대출 금리 상승세는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은행권 관계자는 “가계대출 총량 수준은 완화됐지만 당국이 제시한 실수요자 대출 외에는 대출을 확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대출 여력이 얼마 남지 않아 대출 관리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