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에도 밝은 불빛, 심장을 망친다…심부전 위험 29%↑

강찬수 기후환경 전문기자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6.09.14 10:50

3럭스 넘는 빛에 자주 노출될수록
심장 근육 두꺼워지고 기능 저하
영국 1만1071명 심장 MRI 분석
잠 못자 심근경색·뇌졸중 등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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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조명으로 수면시간이 줄어들면 심혈관 계통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보고됐다. (자료=챗GPT 이미지)

야간에 인공조명에 많이 노출될수록 심장 근육이 두꺼워지고 심장 기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밤의 빛이 수면을 방해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심장 구조와 기능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확인된 것이다.


미국 툴레인대 공중보건·열대의학대학원 연구팀은 영국 바이오뱅크 자료를 분석한 연구 결과를 최근 국제저널인 '유럽 심장학 저널(European Heart Journal)'​에 발표했다.



◇밤에 밝을수록 두꺼워지는 심장



연구진은 참가자들(10만여 명)에게 몸의 움직임과 빛의 양을 측정하는 센서가 달린 손목형 기기를 7일간 착용하도록 했다. 이를 통해 각 참가자가 실제 생활에서 받는 빛의 양을 측정했다.


연구팀은 이들 가운데 측정이 제대로 안 된 2만7557명과 야간 근무자 2770명, 기존 심혈관질환자 등을 제외하고 최종적으로 1만1071명을 대상으로 자기공명영상(MRI)을 촬영했다. 이들의 평균 연령은 61.1세였다.



연구진은 각 사람의 활동량이 가장 적은 5시간을 '밤'으로 정의하고, 이 시간 동안 3럭스(lux)를 넘는 빛에 노출된 정도​를 비교했다.


그 결과 밤에 3럭스 이상의 빛에 많이 노출된 사람은 빛에 노출되지 않은 사람보다 좌심실 질량이 2.4%, 평균 심장벽 두께가 1.5% 더 컸다. 반면 심근 수축분율은 1.9% 낮아졌다.


심장 근육이 두꺼워졌지만 기능은 오히려 떨어진 것이다. 심장 근육의 수축·이완 움직임을 보여주는 변형률도 원주 방향 2.7%, 방사 방향 2.9%, 세로 방향 2.8% 낮았다. 오른쪽 심실과 왼쪽 심방에서도 크기가 커지고 기능이 떨어지는 변화가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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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조명 영향 조사 방법 (자료=European Heart Journal, 2026)


◇심부전·뇌졸중 위험까지 높아져



문제는 이런 심장의 미세한 변화가 실제 심혈관질환과도 연결됐다는 점이다.


연구진이 최대 약 8~10년간 참가자를 추적한 결과, 밤에 3럭스를 넘는 빛에 많이 노출된 사람은 빛에 노출되지 않은 사람보다 심부전 위험이 29%, 심방세동 15%, 심근경색 24%, 뇌졸중 33% 높았다. 심혈관질환으로 사망할 위험도 26% 높았다.


실제 발생률도 차이를 보였다. 심부전 발생률은 빛 노출이 많은 집단에서 10만 인년당(10만명을 1년간 혹은 1만명을 10년간 관찰했을 때) 361건으로, 빛 노출이 없었던 집단의 218건보다 높았다. 심근경색은 302건 대 208건, 뇌졸중은 213건 대 152건이었다.



◇빛이 잠을 깨우고, 심장까지 흔든다


연구진이 주목한 연결고리는 수면시간이었다. 밤의 빛에 많이 노출된 사람일수록 수면시간이 짧았고, 밤의 빛과 심장 구조·기능 변화 사이의 연관성 가운데 24~49%가 짧아진 수면시간으로 설명됐다.


빛은 생체시계를 조절하는 핵심 신호다. 밤에 빛을 받으면 수면을 유도하는 멜라토닌 분비가 억제될 수 있다. 연구진은 이로 인한 수면 부족과 생체리듬 교란이 심혈관계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제시했다.


특히 이번 연구에서는 낮의 빛과 밤의 빛이 같은 효과를 보이지 않았다. 연구진은 낮의 밝은 빛은 생체시계를 강화하는 반면, 밤의 빛은 생체리듬을 흐트러뜨릴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밤은 어둡게, 수면은 충분히"


연구진은 “심혈관 건강을 위해 밤에는 가능한 한 어둡게 하고 충분한 수면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가로등과 건물 조명, 자동차 불빛, 스마트폰 등 인공조명을 줄여 '어두운 밤'이 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번 연구에 한계도 있다. 밤의 빛이 심장병을 직접 일으킨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관찰연구이기 때문에 인과관계를 입증할 수 없고, 빛 노출도 7일 동안만 측정했다. 빛의 파장별 차이나 개인별 빛 민감도도 분석하지 못했다. 연구 대상이 대부분 백인이어서 다른 인구집단에 결과를 그대로 적용하는 데도 한계가 있다.


그럼에도 이번 연구는 밤의 빛이 단순한 수면 방해 요인을 넘어 심장 구조와 기능의 변화, 나아가 심혈관질환 위험과 연결될 수 있다는 경로​를 보여줬다는 점에서 가볍게 넘길 수 없는 내용이다.



강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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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에너지경제 신문 강찬수 기자 입니다. 기후에너지부 kcs25@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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