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15개월 ‘현미경 심사’ 끝 대한항공·아시아나 통합안 최종 승인
탑승 마일 1:1, 제휴 마일 1:0.82 이원화…대한항공 단독 노선 탑승 가능
우수 회원 ‘모닝캄 셀렉트’ 신설…전환 시 양사 실적 합산, 등급 ‘수직↑’
대한항공 “면밀한 검토 거쳐 도출…소비자 편의성·선택권 계속 늘릴 것”
▲대한항공 본사 간판과 아시아나항공 본사 주차장 내 꼬리날개 형상. 사진=박규빈 기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마일리지 통합 방안이 15개월간의 팽팽한 줄다리기 끝에 공정거래위원회의 심사 문턱을 최종 통과했다. 혜택 축소를 우려했던 소비자들의 목소리를 대폭 반영해 아시아나항공 마일리지는 최장 10년간 별도 유지되며 그 가치를 온전히 보전받는다. 특히 만성적인 좌석 부족 현상을 겪는 미주·유럽 등 장거리 인기 노선의 보너스 항공권 공급은 '최근 10년 내 최대치' 수준으로 대폭 늘어나고 마일리지 사용 한도도 크게 상향된다.
15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는 전원회의 심의 결과를 반영한 '대한항공·아시아나 마일리지 통합방안'을 지난 14일 최종 승인했다. 이번 통합안은 양사 통합 법인이 출범하는 오는 2026년 12월 17일부터 전면 시행된다. 당초 대한항공이 제출한 초안에 대해 공정위가 '독점 체제하의 혜택 축소'를 우려하며 재보고를 요구한 지 9개월 만에 이끌어낸 고강도 소비자 보호 조치다.
◇ 아시아나 마일리지 10년 '독자 생존'…탑승 1:1·제휴 1:0.82 일괄 전환
▲통합 후 확대된 노선·스케줄 예시. 자료=대한항공
가장 큰 쟁점이었던 아시아나 마일리지는 합병 이후 곧바로 소멸되거나 강제 전환되지 않는다. 통합 출범 후 10년간 스카이패스와 섞이지 않고 별도 관리되고 기존 아시아나항공의 보너스 공제 기준과 유·소아 할인율(성인 대비 10~75% 공제)을 그대로 적용받는다.
오히려 혜택 범위는 대폭 넓어진다. 기존 아시아나항공이 운항하던 69개 노선에 더해 댈러스·암스테르담 등 대한항공 단독 운항 노선 59개가 추가된다. 이로써 총 128개 노선에서 아시아나항공 마일리지를 사용할 수 있게 됐다. 기존 대비 마일리지 이용 가능 노선이 85% 확대되는 셈이다.
원하는 시점에 대한항공 '스카이패스'로 일괄 전환하는 것도 가능하다. 전환 비율은 마일리지 '적립 성격'에 따라 이원화됐다. 항공편 탑승으로 모은 '탑승 적립 마일리지'는 1대 1의 온전한 가치를 인정받는다. 반면 신용카드 사용이나 제휴사 이용으로 쌓은 '제휴 적립 마일리지'는 양사의 1마일당 취득 단가(리워드율) 차이를 정량적으로 반영해 1대 0.82(아시아나 100마일당 대한항공 82마일) 비율로 전환된다. 전환 시에는 보유 마일리지 전량을 한 번에 신청해야 하며, 10년 유예 기간이 끝나면 남은 잔여 마일리지는 해당 비율에 따라 스카이패스로 자동 전환된다.
◇ 공정위, 장거리 보너스석 '역대 최대치' 공급 강제
이번 최종안에는 독점 체제하에서 보너스 항공권 공급이 마를 수 있다는 우려를 원천 차단하기 위한 통제 장치들이 대거 포함됐다. 공정위는 형식적인 사용처 확대가 아닌 '실제 탑승 실적'과 '실제 사용 마일리지 총량'을 통제 기준으로 삼았다.
이에 따라 대한항공은 향후 10년 간 항공권·좌석 승급 등 보너스 좌석 탑승 실적을 기업 결합 시점인 2024년 양사 합산 실적 이상으로 강제 유지해야 한다. 특히 소비자들이 가장 원하지만 '하늘의 별 따기'로 불렸던 미주·유럽·대양주 등 장거리 대노선에 대해서는 최근 10년간 보너스 탑승 실적이 가장 높았던 '2023년 탑승 실적' 이상을 무조건 공급하도록 기준을 대폭 끌어올렸다. 비수기에만 좌석을 풀고 성수기에는 닫아버리는 편법을 막기 위해 연도별 성수기 보너스 좌석 배정 비율을 독립 기구인 '이행감독위원회'에 제출하고 점검을 받도록 했다.
마일리지 총 사용량에 대한 족쇄도 채워졌다. 2025년 양사 회원의 연간 합산 사용량을 기준(100%)으로 △2027~2028년 106% △2029년 112% △2030~2036년 121%까지 단계적으로 마일리지 소진 총량을 의무 확대해야 한다.
아울러 소액 마일리지 보유자를 위해 항공권 구매 시 현금과 마일리지를 섞어 쓰는 복합 결제(캐시 앤 마일즈) 혜택도 커진다. 최소 사용 한도는 기존 500마일에서 100마일로 낮추고, 결제 가능한 최대 한도는 운임의 30%에서 40%로 전격 상향했다. 2000마일 미만으로 구매할 수 있는 커피·도서·영화관람권 등 비항공 제휴 상품 라인업도 2배 확대한다. 나아가 추후 카드사 마일리지 적립률이 개악될 여지를 차단하기 위해 제휴 마일리지 공급 단가를 2019년 대비 소비자 물가 지수(CPI) 상승률 이상으로 인상하지 못하도록 못 박았다.
◇ 우수 회원 혜택 보전…'모닝캄 셀렉트' 신설·탑승 실적 합산 '재심사'
▲대한항공 우수 회원 등급 재심사 방식의 사례. 자료=대한항공
▲우수 회원 등급 조견표. 자료=대한항공
우수 회원 자격을 잃는 억울한 소비자를 막기 위한 방어막도 마련됐다. 합병 시 아시아나항공 우수 회원 5개 등급은 혜택 축소 없이 대한항공 우수 회원 체계로 자동 매칭된다. 이를 위해 대한항공은 기존 아시아나 다이아몬드 및 다이아몬드 플러스(기간제) 회원을 온전히 수용하고자 스카이팀 엘리트 플러스 혜택을 제공하는 신규 등급인 '모닝캄 셀렉트(24개월)'를 신설한다.
마일리지를 전환하는 고객에게는 파격적인 '우수 회원 재심사' 혜택이 주어진다. 전환 신청 시 과거 양사에서 적립했던 평생 탑승 실적을 하나로 합산해 우수 회원 등급을 다시 심사한다. 예컨대 아시아나 누적 85만 마일, 대한항공 누적 20만 마일 보유자가 합산 실적 105만 마일을 인정받아 대한항공 최고 등급인 '밀리언 마일러'로 단숨에 수직 승급하는 길도 열린 것이다.
또한 자격 만료일이 합병일 이후인 24개월 기간제 우수 회원이 항공사 통합일 이전에 이미 아시아나에서 등급 유지 조건을 선제적으로 충족했다면 합병 이후 새롭게 유지 조건을 채우지 않아도 자격 종료일로부터 24개월간 해당 등급을 유예해주기로 해 선의의 피해를 막았다.
◇ 대한항공 “15개월 면밀한 검토…소비자 편의·선택권 극대화할 것"
▲마일리지 전환 선택 시 예상 안내 화면. 사진=대한항공
고객 혼선을 최소화하기 위해 대한항공은 15일부터 전용 '마일리지 통합 안내 사이트'를 운영한다. 고객들은 마일리지 전환 시뮬레이션을 통해 예상 잔여 마일리지와 우수 회원 등급을 미리 확인해 볼 수 있다.
이번 마일리지 통합 방안 최종 승인과 관련해 대한항공 측은 소비자 효익을 최우선에 두었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대한항공은 “2025년 6월 12일 공정위에 마일리지 통합 방안을 제출한 이후 약 15개월간 소비자 효익 극대화를 위한 다양한 방안에 대해 면밀한 검토를 거쳐 이번 마일리지 통합안을 도출했다"고 설명했다.
장거리 노선 보너스 좌석과 관련해서도 “마일리지 좌석 비중도 공정위와 심도 깊은 협의를 거쳐 소비자가 보다 더 많은 기회를 얻을 수 있도록 했다"며 “이를 위해 마일리지 보너스 좌석을 통합 이전의 보너스 탑승 실적 이상으로 유지한다. 장거리 대노선(미주·유럽·대양주)의 경우 최근 10년간 가장 높았던 보너스 탑승 실적 이상으로 제공한다는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마일리지 총량 관리에 대해서는 “사용량을 통합 전 각 회사 회원의 합산 연간 총 마일리지 사용량보다 약 20% 이상 수준으로 관리해 마일리지 사용량이 증대·유지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끝으로 대한항공은 “공정위에 제출한 아시아나항공과의 마일리지 통합 방안을 토대로 소비자들의 마일리지 소비 편의성과 선택권을 계속 늘려 나간다는 계획"이라고 전했다.
▲자회사 기간 동안 아시아나항공 회원에 대한 효익 제고 방안. 자료=대한항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