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 배출량 70% 이상이 건물…상업·주거 시설 감축은 정체
자체 통계 구축에 한계…“국가-지자체 데이터 연결고리 마련 촉구”
▲15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기후위기대응·에너지전환지방정부협의회, 기후변화재단, 서울대학교 기후테크센터가 공동 주최한 '탄소중립 정책 데이터 포럼'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이현진 기자
지방자치단체 온실가스 배출량이 친환경차 확대로 수송 부문에서는 줄고 있으나, 도시 탄소 배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건물 부문 감축은 제자리걸음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자체 현장에서는 전체 탄소 배출의 핵심인 공동주택과 에너지 다소비 건물을 겨냥한 세부 데이터와 지원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5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기후위기대응·에너지전환지방정부협의회, 기후변화재단, 서울대학교 기후테크센터는 '탄소중립 정책 데이터 포럼'을 개최하고, 지역 탄소중립 이행을 위한 데이터 활용 방안과 지자체별 실행 사례를 논의했다.
강은하 수원시 탄소중립지원센터장은 “수원시 온실가스 배출은 도로 수송과 상업·가정 등 건물 부문이 대부분을 차지하며 산업 부문은 10% 미만"이라며 수송과 건물 부문의 상반된 배출 추이를 짚었다.
실제 수원시의 자체 추정 데이터에 따르면, 건물 부문 총배출량은 2022년 69만6000톤에서 2026년 72만2000톤으로 오히려 늘었다. 가정 건물 배출량은 2022년 29만1000톤에서 2026년 27만4000톤으로 소폭 줄어든 반면, 상업·공공 건물 배출량은 같은 기간 40만5000톤에서 44만8000톤으로 큰 폭 증가하면서 전체 건물 부문 배출량을 끌어올린 것이다.
반면 도로 수송 부문은 에너지 전환에 따른 배출 변화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2019년 대비 2025년 경유 차량 배출량은 20만 톤에 육박했던 수준에서 17만 톤 이하로 눈에 띄게 줄었다. 휘발유 배출량은 25만 톤 수준에서 30만 톤에 육박할 만큼 늘어났고, 전기차의 배출량 역시 차량 보급 확대로 1000톤 안팎에서 18만 톤 가까이 급증하는 등 수송 에너지원 전환에 따른 배출 구조 재편이 급격히 진행 중인 것으로 분석됐다.
강 센터장은 “이처럼 건물 부문 배출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주거용 건물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아파트를 정밀 관리하기 위해 '우리집 탄소 모니터링' 실증 사업을 진행했다"며 “그 결과 참여 세대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비참여 세대 대비 평균 4.3%포인트(p)에서 최대 12%p까지 감축되는 효과를 확인했다"고 설명하며 생활 밀착형 세부 감축 지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서울 노원구 역시 건물 부문의 감축 정체를 최대 과제로 꼽았다. 윤기돈 노원구 탄소중립도시과장은 “노원구 온실가스 배출의 70% 이상이 건물 부문에서 발생하고 그중에서도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약 70%를 차지한다"며 “수송 분야는 하이브리드·전기차 확산으로 감축 흐름이 뚜렷하지만, 건물 부문은 감소세가 정체되거나 소폭 증가하고 있어 지자체의 최대 난제로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베란다 태양광 설치 등 재생에너지 보급을 독려하려 해도 가구별 전기요금 절감액 등 눈에 보이는 데이터가 부족해 주민들의 자발적 참여를 이끌어내는 데 한계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건물 부문의 감축 효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지역 맞춤형 데이터 체계'가 선행돼야 한다는 의견이 잇따랐다. 전북 전주시의 경우 자체 건물 온실가스 배출 통계를 구축해 대응하고 있으나 데이터 수급에서 난항을 겪고 있다. 이승한 전주시 탄소중립지원센터장은 “연초마다 한국전력과 한국부동산원 등에 공문을 보내 데이터를 일일이 취합해야 하는 등 행정적·구조적 한계가 크다"며 국가 데이터와 지자체 현장 실행 체계 간의 연결고리 마련을 촉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