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0%룰로 바뀌는 대형 GA…선수 대신 ‘팀’ 산다

나광호 기자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6.09.27 17:13

영업조직 확대 통한 협상력 향상 지속
정착지원금 못 써도 ‘공룡’ 늘어난다

GA업계

▲중소형 GA를 인수하려는 움직임이 더욱 빨라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이미지=퍼플렉시티]

원수보험사에 적용되던 일명 '1200%룰'의 범위가 법인보험대리점(GA)업계로 넓어졌다. GA들은 설계사를 확보하던 주요 루트가 좁아진 것에 대응해 새로운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6월말 기준 인카금융서비스의 설계사 수는 2만3602명으로 2016년 말(7185명)과 비교하면 3배 이상 많아졌다. 연간 매출 1조원을 넘길 수 있었던 것도 정착지원금을 풀어 설계사를 확보하고 인수합병(M&A)을 진행하면서 영업조직을 키운 결과다.


인카금융은 지난해 12월 비앤비월드를 인수하고 올 5월 드림라이프를 흡수한 데 이어 6월에는 한솔금융서비스를 인수하면서 몸집 불리기를 이어가고 있다.



한화생명금융서비스가 IFC그룹을 편입시키고, 에이플러스에셋이 소형 GA와 독립 영업 네트워크를 흡수하는 등 다른 초대형 GA도 유사한 행보를 걷고 있다. AIA프리미어파트너스가 대형사로 도약할 수 있었던 발판도 타사의 영업조직을 확보한 영향이다.


설계사 수가 많아지면 매출이 증가하고, 이를 토대로 원수보험사를 상대로 강한 목소리를 낼 수 있다. 협상력 증대로 더욱 높은 수준의 시책을 제시 받고 공격적 영업에 박차를 가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방식이다.




◇ 규제 차익 사라져

업계에서는 이같은 현상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간 원수보험사에만 1200%룰이 적용되면서 누려왔던 규제 차익 효과가 없어진 만큼 M&A의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1200%룰은 설계사가 보험상품을 판매한 첫 해에 받는 수수료와 시책 등을 월납보험료의 12배로 제한하는 것으로, 정착지원금도 포함된다.


정착지원금은 GA가 보험사 또는 타 GA에서 유입된 설계사에게 지급하는 수당으로, 최근 설계사들이 대형 GA로 쏠린 원인으로 지목됐다. 원수보험사와 중소형 GA에서 성장한 인력을 끌어당겼다는 의미다.


설계사 수 기준 상위 4곳이 올 상반기 지급한 정착지원금은 총 830억원 규모로 전년 동기 대비 26.4% 증가했다. 2분기만 놓고 보면 약 488억원으로 44% 가까이 불어났다.


기업별로 보면 2분기 글로벌금융판매의 정착지원금은 275억원으로 2배 이상 커졌다. 인카금융서비스(119억원)도 130% 넘게 확대되면서 성장세를 이끌었다. 한화생명금융서비스는 212억원으로 3.7%, 지에이코리아(66억원)의 경우 21.8% 많아졌다.



실제로 올 1분기 기준 인카금융과 한금서를 포함한 상위 4곳의 설계사 수는 7만9785명으로 지난해 상반기 대비 11.8% 증가했다.



◇ 양극화 우려 커져

다만 이같은 과정에서 양극화 현상이 뚜렷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불거진다. 중소형 GA가 인력을 확충할 메리트가 줄어들고, 대형사들이 자금력을 앞세워 이들 기업을 흡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업계는 최근 보험상담 등을 확보한 데이터베이스(DB)를 기반으로 영업에 나서는 기업·조직이 많아지는 점도 주목하고 있다.


양질의 DB를 보유한 곳을 인수하면 영업 기반을 빠르게 키울 수 있고, DB 구매 비용 역시 1200%룰에 포함되는 만큼 M&A가 현실적인 선택이라는 논리다.


설용진 iM증권 연구원은 대형사들이 개별 설계사에 대한 리쿠르팅 보다 조직 전체를 인수하는 형태로 규모를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으로 내다봤다. 상대적으로 보유 현금이 많고, 외부 투자 유치를 비롯한 방식으로 자금을 조달할 역량이 큰 곳은 자금 부담이 적기 때문이다.


정착지원금이 축소되고, 수수료 분급제도가 추가되면서 단기적으로 가용한 자원이 불어나는 점도 언급된다. 향후에 투입되는 비용이 예전 보다 불어나는 것은 영업조직 확대로 만회한다는 계산이다.


업계 관계자는 “신인 설계사를 양성하는 노력도 탄력을 받겠지만, 현장에서 능력을 인정 받는 '베테랑'급으로 성장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린다"며 “조직 전체가 이동하면 개별 설계사가 움직이는 것보다 부당승환 리스크를 줄이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나광호 기자

+기사 더보기

안녕하세요 에너지경제 신문 나광호 기자 입니다. 금융부 spero1225@ekn.kr

0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