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108번뇌의 그림자’ 엄습하는 더불어민주당

신교근 기자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6.10.12 14:22

때릴수록 반발하는 강경파…기강 잡기 나섰지만 제어 불가
152석 열린우리당 ‘108번뇌’ 소환…盧정부 국정동력 상실
“강경파, 李정권 약해질 거라 보고 도전…조기레임덕 징후도”

생각에 잠긴 김민석 대표

▲생각에 잠긴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 최근 김지용 중대범죄수사청장 후보자 인선을 두고 이재명 대통령과 당 지도부가 수차례 자제를 당부했음에도 여권 내 강경파의 반발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는 모습이다. 연합뉴스

“진보는 분열로 망한다"는 금언(金言)이 20년 만에 재현될 위기에 처했다. 최근 더불어민주당에 내우(內憂)가 끊이지 않으면서다. 정치권에서는 민주당이 과거 열린우리당의 전철을 밟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12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권의 분열은 오는 14일 인사청문회를 앞둔 김지용 중대범죄수사청장 후보자를 두고 가시화되는 분위기다.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은 전날 자신의 X(옛 트위터)를 통해 “임은정 광주지방중수청장에 대해 감찰 착수를 중수청에 지시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 9일 X에서 강경파를 향해 “능력도 안 되면서 큰 자리를 요구한다"며 “급진 개혁을 내세우며 내부 공격을 하는 것이 더 문제"라고 비판했다. 윤 장관의 임 청장 감찰 지시는 이 대통령의 공개 경고 이틀 만에 나온 조치여서 '김지용 반대파'에 대한 기강 잡기가 본격화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하지만 이러한 기강 잡기에도 범여권 내 반발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전면전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민주당의 대표적 강경파이자 김 후보자 임명을 반대하는 김용민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정치를 시작한 것은 이루고자 한 과제가 있어서이지 자리를 탐하기 위해서가 아니다"라며 이 대통령의 주장에 사실상 반박에 나섰고, 박은정 조국혁신당 의원도 같은 날 페이스북에 “이재명 정부도 잠깐 흘러가는 한 페이지일 뿐"이라고 일갈했다.



중수청장 인선을 고리로 여권 내 갈등이 전면전으로 치달은 배경에는 지난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쌓인 계파 간 앙금이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당시 당대표 선거 과정에서 김민석 후보와 정청래 후보가 치열하게 대립할 때 추미애 경기지사는 정청래 후보를 공개 지지하며 사실상 청와대와 반목했다. 이후 추 지사는 김 후보자를 지명한 이 대통령의 인선을 공개적으로 비판하는가 하면, 김민석 민주당 대표와도 연일 충돌하며 당정 수뇌부와 수시로 대립각을 세워왔다.


여기에 쌍방울그룹 불법 대북 송금 사건으로 수감 중인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측이 “매우 화가 나 있는 상태"라며 조기 석방을 거듭 요구하고 나선 점도 이 대통령에게 또 다른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 “열우당 '108번뇌' 때보다 심각한 상황"


정치권에서는 여권의 이 같은 분열이 지속될 경우 노무현 정부 시절 열린우리당이 걸었던 당정 분열 및 조기 레임덕의 잔혹사가 재현될 수 있다는 경고의 목소리가 나온다. 2004년 총선 당시 152석 거대 여당으로 출발했던 열린우리당은 이른바 '108번뇌'로 불린 초선 의원 108명의 과도한 선명성 경쟁 탓에 당정 간 불협화음이 끊이지 않았다. 이후 노무현 정부의 국정동력은 급격히 상실됐고, 결국 노무현 전 대통령마저 탈당하며 정권을 내주는 비극을 맞았다.



박성민 '정치컨설팅 민' 대표는 “대통령 인사권에 대한 도전은 열린우리당 108번뇌 때보다 더 심각한 상황"이라며 “(강경파 입장에서는) 정권의 그립이 약해질 것으로 보고, 다음 총선 공천 등에서 살아남기 위해 강성 지지층의 지지를 받는 쪽을 택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이대로라면 조기 레임덕을 피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신교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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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에너지경제 신문 신교근 기자 입니다. 정치경제부 shin1948@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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