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일본을 한꺼번에 제쳤다”...韓, 경상흑자 세계 2위 도전

송재석 기자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6.10.25 11:14

2분기 흑자 1166억달러, 독일·일본 합산액 웃돌아
반도체 수출 3분기 218.7% 급증...메모리는 3배↑

IMF 연간 흑자 4219억달러 예상
AI 투자 위축-반도체 경기 둔화 땐 수출 타격 우려

달러.

▲한국의 올해 2분기 경상수지 흑자는 1166억3000만달러로 집계됐다.

한국이 경상수지 흑자 경쟁에서 전통적인 제조업 강국 독일과 일본을 앞질렀다. 반도체 수출 급증으로 올해 흑자 규모가 세계 2위에 오를 것으로 예상되면서 수출 강국의 위상도 높아지고 있다. 다만 반도체 경기에 대한 의존이 심화하고 있어 수출 호황이 꺾일 경우를 대비한 산업 경쟁력 강화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 독일·일본과 격차 역대 최대...중국의 60%까지 '추격'

25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수록된 IMF 자료를 보면 한국의 올해 2분기 경상수지 흑자는 1166억3000만달러로 집계됐다. 통계가 확인되는 주요 36개국 가운데 중국의 1937억2000만달러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규모다.


눈에 띄는 대목은 전통적인 경상흑자 강국인 독일과 일본을 합친 것보다 한국의 흑자가 많았다는 점이다. 독일은 522억8000만달러, 일본은 506억2000만달러를 기록했다. 두 나라의 흑자를 더해도 1028억9000만달러로 한국보다 137억4000만달러 적었다. 세 나라의 통계를 함께 비교할 수 있는 1996년 1분기 이후 한국이 독일과 일본의 합산 흑자를 웃돈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가별 격차도 역대 최대 수준으로 벌어졌다. 한국과 독일의 흑자 차이는 643억5000만달러로 관련 통계가 시작된 1976년 이후 가장 컸다. 일본과의 격차 역시 660억1000만달러로, 비교 가능한 1996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한국의 경상흑자는 1년 전과 비교해도 가파르게 증가했다. 지난해 2분기 283억9000만달러였던 흑자가 올해 같은 기간 4.1배로 확대됐다. 같은 기간 독일과 일본의 흑자 증가율은 각각 11.9%, 5.0%에 머물렀다.



상반기 누적 기준에서도 한국은 중국에 이어 2위에 올랐다. 한국의 흑자는 1910억1000만달러로 중국의 3780억3000만달러 다음이었다. 독일은 1263억9000만달러, 일본은 1121억2000만달러로 한국과 상당한 차이를 보였다. 노르웨이와 스위스, 네덜란드의 흑자도 한국에 미치지 못했다.


이 같은 흐름은 3분기 초반에도 이어졌다. 7~8월 한국의 경상수지 흑자는 881억9000만달러로 집계돼 독일과 일본의 합산 규모인 808억2000만달러를 73억7000만달러 웃돌았다. 이 기간 독일과 일본의 흑자는 각각 약 368억5000만달러, 439억7000만달러였다.


중국과의 격차도 좁혀지는 추세다. 한국의 2분기 경상흑자는 중국의 60.2% 수준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22.7%와 비교해 크게 높아졌다. 양국이 모두 흑자를 낸 분기를 기준으로 보면 2019년 4분기 이후 6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비율이다.



◇ AI 붐 타고 커진 경상흑자, 빅테크 투자 둔화 경계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경상수지 흑자 확대 배경에는 반도체 수출 급증이 자리 잡고 있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한국의 반도체 수출액은 올해 2분기 1138억9000만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181.6% 증가했다. 3분기에는 1480억2000만달러로 늘어나 증가율이 218.7%에 달했다.



특히 메모리 반도체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3분기 메모리 수출액은 1307억달러로 1년 전보다 311.6% 급증했다. 9월 한 달간 반도체 수출도 603억3000만달러를 기록해 전년 동월 대비 262.8% 늘었다. 반도체 가격이 오르면서 수출 물량 증가와 별개로 같은 제품을 판매해 벌어들이는 수출액도 커지는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IMF의 연간 전망에서도 한국의 약진이 확인된다. 10월 세계경제전망(WEO)에 담긴 한국의 올해 경상흑자 예상치는 4219억4600만달러다. 통계가 집계된 190개 국가·지역 가운데 중국의 8632억500만달러에 이어 2위로, 지난해 5위에서 세 계단 상승할 것으로 예상됐다.


해외 투자은행들은 한국의 경상흑자 전망치를 잇달아 높이고 있다. 국제금융센터가 집계한 주요 해외 투자은행 8곳의 전망 평균을 보면 한국의 GDP 대비 경상흑자 비율은 올해 17.5%, 내년 17.4%로 예상됐다. 9월 말 기준 전망치는 한 달 전보다 올해와 내년 각각 1.5%포인트, 2.4%포인트 높아졌다.


다만 기록적인 흑자가 지속 가능한 성장으로 이어지려면 수출 구조의 안정성도 확보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인공지능(AI) 투자 확대가 반도체 수요를 끌어올리고 있지만, 글로벌 빅테크의 투자 속도가 둔화하거나 경쟁국의 공급이 늘면 수출 증가세가 약해질 수 있다.


마쓰이증권의 구보타 도모이치로 수석 시장분석가는 “주식시장은 AI 붐이나 거품이 끝나가고 있다는 위험을 점점 더 많이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며 “AI 거품이 이미 붕괴하기 시작한 것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미 AI 기업들이 투자 자금을 어떻게 조달할 것인지에 대한 우려가 존재한다"며 “주가 하락은 앞으로 이들 기업이 자본을 조달하는 것을 더욱 어렵게 만들 수 있다"고 덧붙였다.



송재석 기자

+기사 더보기

안녕하세요 에너지경제 신문 송재석 기자 입니다. 금융부 mediasong@ekn.kr

0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