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신문


공개매수가 인상 직전 ‘콜옵션가 70만원 고정’…영풍-MBK 계약 변경의 배임 의혹, 쟁점은?

박상주 기자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6.10.28 11:08
MBK

▲MBK파트너스

영풍과 MBK파트너스(한국기업투자홀딩스)간 고려아연 경영권 확보를 위한 경영협력계약 내용이 드러난 가운데, 공개매수가격 인상 직전 영풍 측이 자신에게 유리했던 '콜옵션 행사가격 연동 조항'을 포기하고 기준가를 70만 원으로 고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영풍 이사회가 MBK 측의 인수 비용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회사의 잠재적 경제적 이익을 희생시켰는지 여부가 배임 논란의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28일 법조계 및 자본시장에 따르면, 영풍이 법원에 제출한 경영협력계약 문건 분석 결과 당초 영풍·장형진 고문과 MBK 측이 체결한 최초 계약에서는 영풍 보유 고려아연 주식(257만91주)에 대한 MBK의 콜옵션 행사가격 기준을 '공개매수 신고서에 기재된 매수 가격(수정된 경우 최종 가격)'에 연 5% 이율을 가산하는 방식으로 규정했다. 이는 공개매수가격이 상승할수록 영풍이 향후 주식 매각 시 수령할 금액도 함께 증가하는 구조였다.


그러나 MBK와 영풍 측은 2024년 9월 25일 후속 변경계약을 체결하여 콜옵션 행사가격 기준금액을 '주당 70만원(+연 5% 가산이자)'으로 고정했다. 주목할 점은 변경계약 이튿날인 9월 26일 MBK·영풍 측이 공개매수가격을 당초 67만원에서 75만원으로 인상했고, 이어 10월 4일에는 83만원까지 재차 높였다는 사실이다.



최초 계약의 가격 연동 조항이 유지되었다면 공개매수가격 인상분(83만원) 및 이후의 고가 매수가격이 콜옵션 행사가에 반영되어 영풍이 수천억 원 규모의 추가 경제적 이익을 확보할 수 있었다. 예컨대 2년 뒤 시점을 적용할 때 '70만원 기준가(+가산이자)'와 '83만원 기준가(+가산이자)' 간에는 주당 약 14만원의 차이가 발생한다. 대상 주식 수(257만여 주)를 곱하면 단순 계산으로도 약 3500억원 규모 가격 격차가 발생한다. 결과적으로 변경계약을 통해 MBK는 공개매수가격 인상에 따른 향후 주식 취득 비용 증가 부담을 차단한 반면, 영풍은 수천억 원대의 잠재적 이익 기회를 상실한 셈이다.


자본시장업계에서는 75만원으로의 가격 인상이 추가 자금 조달 및 이사회 의결을 수반하는 중대 사안인 만큼, 9월 25일 계약 변경 당시 영풍 경영진이 이미 하루 뒤 발표될 가격 인상 계획을 인지하고 있었을 가능성에 주목한다. 만약 인상 계획을 알고도 연동 조항을 포기했다면, 영풍 이사회가 경영권 확보라는 목적을 위해 합리적 반대급부 없이 회사의 정당한 이익을 포기하고 성실의무 및 충실의무를 위반했는지 여부가 법적 공방의 중심에 서게 된다.


법률 전문가들은 실제 콜옵션 행사 여부와 무관하게, 영풍 이사회가 2024년 9월 25일 변경계약을 통해 회사에 일방적으로 불리한 조건을 승인함으로써 재산상 손해 발생의 구체적 위험을 초래했는지 여부가 업무상 배임죄 성립의 핵심 기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박상주 기자

+기사 더보기

안녕하세요 에너지경제 신문 박상주 기자 입니다. 자본시장부 redphoto@ekn.kr

0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