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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항공보안공단, 재원 없는 통합은 개혁이 아니다

박규빈 기자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6.11.05 07:00
산업부 박규빈 기자

▲산업부 박규빈 기자

비행기를 타려면 누구나 보안 검색대를 통과해야 한다. 가방 속 위험물을 찾아내는 장비와 화면을 판독하는 인력, 공항의 출입을 통제하는 경비가 함께 움직여야 항공기를 지킬 수 있다. 이 업무는 승객이 줄어도 멈출 수 없다. 항공 보안에는 꾸준히 지출할 돈이 필요하다.


정부가 추진 방향을 제시한 가칭 항공보안공단은 이 업무를 전문 기관에 모으려는 구상이다. 지난 9월 관계 부처 합동으로 발표한 '공공 기관 기능 개혁 추진 방안'에 따라 인천국제공항공사와 한국공항공사의 보안 담당 부서를 분리하고, 두 자회사인 인천국제공항보안·한국공항보안과 함께 통합하는 방식이다. 공항공사 전체를 합치는 것과는 구별되는 기능 개편이다.


전문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는 타당하다. 문제는 조직을 합치는 것만으로 현장을 유지할 돈과 책임까지 정리되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인력을 어디에 배치할지 못지않게 장비는 누가 보유하고, 교체 비용은 누가 부담하며, 투자 지연에는 누가 책임질지 정해야 한다. 이 답을 뒤로 미룬 통합은 개혁이라 부르기 어렵다.



현재 공항 보안에 드는 비용은 공항공사와 자회사에 나뉘어 있다. 현장 인력 운영비는 보안 자회사에, 검색 시설과 장비에 대한 투자비는 공항공사에 반영되는 구조다. 자회사 운영비만 합산해서는 공항 보안에 필요한 전체 비용을 알 수 없다. 양쪽의 지출을 함께 파악하고 내부 거래의 중복을 걷어내야 실제 원가가 드러난다.


공단에 인력을 옮겨 놓고 장비를 바꿀 때마다 공항공사와 예산 협의를 다시 해야 한다면 현장은 기관 사이의 결정을 기다리게 된다. 업무와 예산의 권한이 어긋난 상태에서는 책임을 묻기도 어렵다. 정부는 조직도에 선을 긋는 것으로 통합을 완성했다고 여겨서는 안 된다.



돈을 마련하는 방식도 함께 바꿔야 한다. 공항은 항공기 운항과 여객 시설 이용에 따른 수입뿐 아니라 면세점과 상업 시설의 임대 수입으로 운영비를 충당한다. 상업 수익은 중요한 재원이지만 여객과 소비가 줄면 흔들릴 수 있다. 반면 검색과 경비, 장비 정비에 필요한 지출은 계속된다. 쇼핑 매출의 부침에 필수 보안 투자가 좌우되는 구조를 새 공단에 그대로 넘겨서는 안 된다.


공항 이용료를 올리는 것만으로 해결될 문제도 아니다. 일반 이용료는 공항 시설의 운영과 유지·보수 등 여러 용도에 쓰인다. 수입이 늘었다고 그만큼 보안 장비와 교육에 투자된다는 보장은 없다. 안전을 이유로 추가 부담을 요구하려면 어떤 비용이 부족하고, 더 걷은 돈을 어디에 쓸지부터 설명해야 한다. '안전'이라는 말이 사용처에 대한 질문을 막는 명분이 돼서는 안 된다.


2026년 8월 한국항공대학교 항공·경영대학원 항공우주법 전공 졸업 논문 '공항 보안 수수료 도입에 관한 법제 연구 -항공사의 비용 분담 책임과 재원

▲2026년 8월 한국항공대학교 항공·경영대학원 항공우주법 전공 졸업 논문 '공항 보안 수수료 도입에 관한 법제 연구 -항공사의 비용 분담 책임과 재원의 목적 구속성 확보를 중심으로-' 양장본. 사진=박규빈 기자

해법으로 검토할 수 있는 것이 공항 보안 수수료다. 검색 인력과 장비 등 보안 서비스에 필요한 비용을 따로 산정해 걷는 방식이다. 명칭만 새로 붙여서는 소용없다. 법률에 사용 범위를 정하고 다른 사업과 분리된 계정으로 관리해야 한다. 확보한 재원을 정해진 목적에만 쓰도록 하는 '목적 구속성'이 필요하다. 이용자에게 약속한 곳에 돈을 쓰라는 최소한의 원칙이다.


새 수수료를 만든다면 기존 이용료에 들어 있던 보안 비용부터 정리해야 한다. 같은 서비스에 대해 기존 요금과 새 수수료를 함께 받는 중복 청구는 막아야 한다. 필요한 원가도 밝히지 않은 채 징수 항목만 늘리는 것은 재원 개혁이 아니라 부담의 추가다.



그 부담을 승객에게만 몰아서도 안 된다. 승객과 수하물의 위험물을 걸러내는 공항 검색망은 항공사의 항공기와 승무원도 보호한다. 항공사가 얻는 편익에 맞는 분담 책임을 논의해야 한다. 항공사가 자체 수행하는 화물 검색 등과 공항의 공통 검색망을 구분하고, 이미 부담한 비용을 확인한 뒤 몫을 정하는 것이 순서다.


정부도 자신의 몫을 분명히 해야 한다. 국가 안보 차원의 업무에는 국가 재정이 투입돼야 한다. 공단을 만든다는 이유로 국가가 맡을 비용까지 여객의 항공기 탑승권에 얹어서는 안 된다. 항공사에 부과한 비용이 운임을 통해 승객에게 다시 돌아오는지도 살펴야 한다. 납부자의 이름만 나눠 놓고 실제 부담을 승객에게 집중시키는 제도는 공정하지 않다.


돈을 걷을 권한에는 결과를 설명할 의무가 따른다. 장비가 안정적으로 가동되는지, 인력 교육은 충실한지, 검색의 정확성을 유지하면서 대기를 줄였는지 검증해야 한다. 보안상 민감한 정보는 보호하되 예산과 투자 실적까지 비공개 뒤에 숨겨서는 안 된다.


정부가 내놓아야 할 것은 공단의 이름과 출범 일정에 그치지 않는다. 실제 원가와 국가와 이용자의 분담 기준, 재원의 사용 제한, 집행을 검증할 장치까지 함께 제시해야 한다. 이 설계 없이 현판만 덜렁 내건다면 조직 개편 비용만 더한 채 현장의 문제는 남을 수 있다. 여객기에 오를 탑승객들에게 다음 청구서를 내밀기 전에 정부부터 자신의 책임을 확정해야 한다.



박규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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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에너지경제 신문 박규빈 기자 입니다. 산업부 kevin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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