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국회 금융 관련 법안, 은행 '기대' 카드·보험 '우려'

정희채 기자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6.09.05 09:23

[이슈분석] 20대 정기 국회, 금융권 처리 법안 '산적'

은행권,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법안 통과 기대
카드, 수수료율 인하·부가세 대리납부제도 우려
보험, 설계사 산재보험·자살보험금 관련 법안 발의



20대 정기국회 시작과 함께 금융권에서는 관련 법안들을 놓고 금융회사들이 기대와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은행권에서는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을 위해 관련 법안 통과를 기대하는 눈치며 카드사들 수수료율 인하 또는 면제 관련 법안 통과를 우려하는 분위기다. 또한 보험권은 자살보험금 지급, 설계사 산재보험 의무가입 등을 놓고 향후 법안 통과시 미치는 여파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은행·저축은행 관련 눈길 끄는 법안은

4일 국회에 따르면 현재 최대 관심사는 인터넷전문은행에 대해 은산분리(산업자본의 은행 지분 소유 제한) 규제를 완화하는 ‘은행법 개정안’이다.

19대 국회에서 자동 폐기됐던 은행법 개정안이 20대 국회 출범 이후 또 다시 발의됐지만 야당의 반대로 아직 상임위 문턱조차 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은행법 개정안은 인터넷은행에 한해 산업자본이 지분 50%를 보유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다.

금융위원회는 이들 법안이 야당이 우려하는 재벌의 은행 사금고화를 방지할 안전장치를 갖춘 만큼 국회 통과를 기대하고 있지만 개정안을 심의할 국회 내 최근 약학구도를 보면 통과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은산분리 완화에 적극적인 새누리당(129석)이 제2야당인 국민의당(38석)의 동의를 이끌어낸다해도 국회법상 쟁점법안을 여야 합의 없이 상정시키는 데 필요한 180석에 못 미치기 때문이다.

이에 은산분리 규제 완화를 기본 전제로 인터넷은행 사업에 뛰어든 사업자들은 속이 타 들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금융회사의 낙하산 인사를 원천적으로 차단하겠다는 법안도 눈길을 끈다.

박용진 더민주 의원은 금융회사 임원 자격요건에 2년 이상의 금융회사 근무경력 등 전문성을 추가하는 것을 골자로 한 ‘금융회사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개정안을 발의했다.

또 국책은행 자본확충펀드를 공적자금에 포함시키자는 법안도 나왔다.

채이배 국민의당 의원이 발의한 ‘공적자금관리 특별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한국은행이 국책은행의 자본확충을 목적으로 부담하는 재원은 공적자금으로 분류돼 국회의 관리를 받게 된다.

또 공적자금관리위원회 회의 내용을 속기록으로 남기고 작성일로부터 1년이 지나면 원칙적으로 공개하도록 해 의사결정 과정의 투명성을 높이도록 했다.

저축은행권에서는 두 가지 법안이 가장 주목 받고 있다.

하나는 법정 최고금리를 인하하는 법안이다.

더불어민주당 윤관석 의원이 발의한 ‘대부업 등의 등록 및 금융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은 현행 이자율 상한선인 연27.9%를 25%로 낮추도록 하고 있다.

19대 국회 막판인 지난 3월 여야가 34.9%에서 27.9%로 낮추는데 합의한 지 5개월만에 야당측에서 재차 금리 인하 관련 법안이 발의한 것이다.

19대 당시에도 새누리당은 29.9%까지만 인하하자고 주장한 반면 더불어민주당은은 25%까지 낮춰야 한다며 팽팽하게 맞선 바 있다.

법안이 통과되면 더민주는 금리 인하 최종 목표를 관철시키는 것이 된다.

또 다른 법안은 더불어민주당 제윤경 의원이 낸 저축은행의 TV광고 규제 법안이다.

저축은행은 현재 금융위원회와 저축은행 중앙회가 함께 만든 자율 규제에 따라 오후 10시 이후부터 TV광고를 내보내고 있다. 제 의원은 이를 더 강화해 TV에서 저축은행 대출 광고를 아예 퇴출시키도록 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이 때문에 저축은행 업계는 금융위원회에 반대의견서를 내는 등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카드·보험권은 기대보단 우려 법안 많아

카드업권에서는 올해 한차례 가맹점 수수료를 인하했는데도 또 수수료를 낮추거나 면제하는 여신전문금융업법 개정안들이 상정되면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은 영세가맹점과 택시 등의 1만원 이하 카드 결제시 수수료를 면제하는 ‘여신전문금융업법개정안’을 발의했다. 1만원 이하 결제 금액이 전체 카드결제액의 10%에 달하는데 이 법안도 통과되면 카드사에게는 큰 악재가 될 수 있다.

이원욱 더민주 의원은 연 매출 현재는 2억원 이하 0.8%, 3억원 이하 1.3%의 우대 수수료율을 적용받는 부분을 3억원 이하 영세가맹점은 0.5%, 5억원 이하 가맹점은 1.0%로 수수료율을 추가 인하하는 법안을 내놨다.

더민주는 당 차원에서 ‘2017 세법개정안’을 발표하며 부가가치세를 카드사들이 대리 징수 납부하는 법안을 제출했다. 부가세 대리납부제도를 카드사가 맡게 되면 정부는 부가세 탈루를 사전에 막을 수 있지만 막상 카드사는 이를 위해 별도의 인력 충원과 전산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 이런 비용을 정부가 보전해준다는 확답도 없고 부가세 납부 뒤 결제가 취소되면 부가세를 반환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각종 민원과 분쟁도 카드사가 떠안게 된다.

보험업계는 올해 3월 ‘보험사기 방지 특별법안’이 통과됐지만 이외에 법안들이 자동폐기 되면서 20대 국회에 상정됐다. 보험사기 방지 특별법에는 보험사기 정의, 결합범(보험살인, 보험중상해 등) 규정 및 처벌 강화, 보험사기행위 확정판결을 받은자의 보험금 청구권 소멸 등이 포함돼 있다.

20대 국회에서는 보험사가 보험설계사들을 산재보험에 의무적으로 가입하도록 하는 법률 개정안이 다시 제출됐다. 현재 특수고용노동자인 보험설계사는 산재보험 가입이 허용되지만 ‘적용제외’ 신청을 통해 가입을 하지 않아도 된다. 그러나 법안이 통과되면 보험사가 설계사를 보험료를 일부 내야해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최근 자살보험금 미지급 사건과 관련한 보험업법 개정안도 발의됐다. ‘상법’에서는 보험금청구권, 보험료 또는 적립금의 반환청구권은 3년간 행사하지 아니하면 시효의 완성으로 소멸한다고 정하고 있다. 그런데 보험사들이 소송을 이유로 보험금의 지급을 미뤄놓았다가 소멸시효가 도과된 이후 지급을 거부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 최근 금융감독원은 생명보험사의 자살보험금 지급에 대해 소멸시효완성 여부와 상관없이 지급하도록 권고했지만 여전히 보험회사들의 반발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보험금 지급 청구가 있는 시점부터 보험금 지급 여부에 대한 회신이 있을 때까지 보험금청구권의 소멸시효가 중단되도록 해 보험계약자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마련됐다.

또한 보험사가 위탁한 업무는 재위탁하지 못하도록 규정업무 위탁 규정도 발의된 상태다. 현행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에서는 금융투자업자가 위탁한 업무를 제3자에게 위탁하는 것을 금지하는 규정을 두고 있으나 이 법에는 관련된 규정이 없다.

이로 인해 손해사정업무와 같이 보험업 경영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업무까지도 제3자에게 위탁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으며 특히 자회사들이 업무를 재위탁하면서 중간에서 수수료만 챙기는 행태까지 나타나고 있다.



[에너지경제신문 정희채·이나영·박시형 기자]

0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