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 세대교체]"안정 보다 변화"… 최태원 회장의 승부수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6.12.21 17:18

▲SK그룹이 21일 단행한 임원인사는 치열한 경제전쟁에서 변화가 필요하다는 최태원 회장의 강력한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향후 SK의 도전과 혁신이 가속화 될 것으로 전망된다.(사진=연합)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안정’보다 ‘변화’를 선택했다.  

SK그룹이 21일 단행한 임원인사는 치열한 경제전쟁에서 변화가 필요하다는 최태원 회장의 강력한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향후 SK의 도전과 혁신이 가속화 될 것으로 전망된다. 최 회장은 지난 10월 CEO 세미나에서 "현재의 경영 환경에서 변화하지 않는 기업은 서든 데스(돌연사)할 수 있다"며 사업 모델과 조직문화에 대한 혁신을 주문한 바 있다.  

이 같은 최 회장의 의지를 반영해 SK는 안정보다는 변화를 선택했고, 기존 관례를 깨고 경영을 맡은지 2년여 된 CEO를 비롯해 선배 경영진들을 대거 교체했다. 이에 따라 ‘최순실 게이트’로 인한 어수선한 정국으로 인해 소폭의 인사가 단행될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대대적인 ‘세대교체’가 이뤄졌다. SK의 변화와 혁신을 경영진부터 솔선수범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되는 대목이다. 

SK그룹 관계자는 "당초 예상보다도 더 과감한 인사"라며 "움츠려있기 보단 불확실한 경영환경에 적극적으로 대처하자는 의미"라고 말했다. 

SK는 이번 인사에서 1960년생인 최 회장(56) 보다 나이가 많은 경영진은 용퇴시켰다. 세대 교체를 통해 조직에 위기의식과 긴장감을 불어 넣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특히 주력 계열사와 수펙스추구협의회 위원장을 비롯해 그룹 수뇌부들을 능력을 검증받은 50대 인사들로 채웠다. 

김창근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66)를 비롯해 SK이노베이션의 실적 호전을 이끈 정철길 부회장(62), 김영태 커뮤니케이션 위원장(61)이 2선으로 후퇴했고 이들의 빈 자리는 조대식 SK㈜ 사장(56), 김준 SK에너지 사장(55), 박정호 SK㈜ 사장(53)이 이동해 맡게 됐다. 조 사장은 수펙스 의장과 전략의원장을 겸임하고, 김 사장은 수펙스 에너지·화학위원장 겸 SK이노베이션 대표, 박 사장은 수펙스 커뮤니케이션위원장 및 SK텔레콤 대표에 선임됐다.  

그룹의 지주회사인 SK㈜는 최 회장을 보좌하며 장동현 전 SK텔레콤 사장(53)이 이끌고, 사업분야 및 회사 전반의 경영 전략을 세울 예정이다.  

이들은 유정준 수펙스 글로벌성장 위원장 겸 SK E&S 사장(54)과 박성욱 ICT원장 겸 SK하이닉스 부회장(58), 박상규 SK네트웍스 사장(52) 등과 함께 위기의 경영환경에서 최 회장을 돕게 될 전망이다.  


SK의 이번 인사는 파격적이었다. 당초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여파로 소폭에 그칠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지만, 그룹의 컨트롤타워인 수펙스의 의장과 대부분의 위원장, SK㈜, SK이노베이션, SK텔레콤, SK네트웍스 등 주력 계열사의 경영진들을 모두 바꿨기 때문이다.  

SK그룹 측은 "대내외 불확실한 경영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적극 발굴하기 위해 수펙스추구협의회의 역할을 재편하고, 전문성과 경영능력을 갖춘 인사를 신임 경영진으로 과감하게 발탁했다"고 설명했다. 

그룹내 최고 협의 기구인 수펙스추구협의회 산하 7개 위원회는 전문성을 강화하는 한편 소수 정예화됐다. 특히 의장과 위원회가 젊어지면서 과감하고 빠른 의사결단이 가능해졌다는 분석이다. 또 의장과 위원장 일부가 최 회장의 동문인 고려대학교 출신으로 측근 인사들의 전진배치로 회장체제가 더욱 강화될 것이란 전망이다. 

조대식 의장은 최태원 회장과 초등학교 동창으로 대성고·고려대 사회학과를 나와 삼성물산을 거쳐 2007년 SK로 옮긴 뒤 SK(주)홀딩스 사장으로 활동해 왔다. 그는 그룹의 신성장 엔진 확보와 성장 가속화를 위해 신설된 전략위원회 위원장도 겸직하는 등 중책을 맡았다.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커뮤니케이션위원회 위원장에, 유정준 SK E&S 사장은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과 대부분 위원장이 교체된 가운데서도 글로벌성장위원장에 유임됐다.  

SK 관계자는 "그간 수펙스추구협의회는 덕망과 경륜이 있는 그룹내 연장자들이 운영해 왔지만 이번 인사에서 50대 젊은 임원들로 대거 교체됐다"며 "더 스피드한 의사결정이 가능해질 것 같다"고 말했다. 

당초 교체될 것으로 예상됐던 법조인 출신 고위직 3인방은 최 회장의 두터운 신임과 특검을 앞두고 있어 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대검 기획과장과 서울중앙지검 형사6부장 등을 지낸 윤진원 수펙스추구협의회 자율·책임경영지원단장 겸 법무지원팀장은 사장으로 승진했으며 대검 중수3과장, 법무부 정책기획단장 출신의 김준호 SK하이닉스 경영지원 부문장(사장)과 서울지법 판사, 청와대 법무비서관실 행정관 등을 역임한 강선희 SK이노베이션 지속경영본부장(부사장)은 자리를 유지했다.



[에너지경제신문 최용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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