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지점 축소 움직임 가속...‘본점도 판다’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7.05.12 10:59

▲은행권이 비대면 거래가 확산되면서 점포를 줄이고 있는 상황에서 본점 건물까지 매각에 나서고 있다. (사진=각 사)


[에너지경제신문 복현명 기자] 은행권이 비대면 거래 확산으로 점포를 줄이고 있는 상황에서 본점 건물까지 매각에 나서고 있다. 이는 지주 통합사옥에 은행과 계열사를 결집시키고 비핵심부서가 남은 은행 본점 건물을 팔아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11일 한국자산관리공사가 운영하는 공매사이트 온비드에 따르면 KEB하나은행은 현재 영업점포를 매각하기 위한 공매 절차를 진행중이다. 지점별로는 강남역, 잠실, 방이역, 왕십리지점은 물론 광화문지점과 대치중앙지점 등 서울시내 핵심 상권 영업점포가 다수 포함돼 있다.

신한은행과 KB국민은행도 지난 3월 온비드 공매를 통해 영업점 매각을 진행했다. 신한은행은 대구중앙지점, 수원 팔달문지점, 광주 충장로지점 등 16건에 대한 입찰을 진행했고 국민은행은 영등포지점, 등촌1동지점, 면목동지점 등 12개 지점에 대해 공매 입찰을 받았다.

지점뿐만 아니라 본점 건물도 매각을 시도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서울 을지별관 매각을 위한 공매에 나서고 있다. 최저 입찰금액은 960억7500만원으로 지난해 4월 을지별관 매각을 위해 교원그룹과의 협상이 결렬되자 매각 방식을 공매로 전환해 지난 8월 첫 공매를 실시한 이후 최저 입찰가를 1281억원, 1098억원, 10006억원 등으로 계속 낮추고 있지만 매수자를 찾지 못하고 있다.

또 현재 본점으로 사용중인 옛 외환은행 본점 건물도 내놨다. 지하 3층, 지상 24층 규모로 가격만 1조원대로 주변 대기업이나 외국계 투자자 등이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옛 외환은행 본점 건물이 매각되면 주요 부서들은 현재 재건축 중인 을지로 사옥으로 이전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을지로 사옥은 지난 2014년부터 1400억원을 들여 재건축중이고 공사는 오는 7월 중 완료돼 9월말까지 주요 본부 부서가 순차적으로 을지로 사옥으로 옮겨가게 된다.

KB금융지주는 국민은행의 서울 명동본점 매각을 추진중이다. 이 건물은 지하 4층, 지상 17층 규모로 시장가격이 최소 4000억원 이상으로 추정되고 있다. 오는 2020년에는 KB금융이 국민은행 여의도 본점 인근의 한국국토정보공사 부지에 세우는 신사옥(KB금융타운)이 완공 예정이어서 일단 명동본점을 매각하고 다시 임차해 사용하는 방식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영업점 80%를 줄여 30개 지점만 남긴다는 계획을 밝힌 한국씨티은행도 조만간 시장에 매물을 쏟아낼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은행권이 영업점이나 본점까지 매각에 나서는 이유는 비대면 거래가 늘어나면서 지점을 찾는 고객들이 줄어들자 수익성 악화에 비용을 절감하고 유동화 자산을 확보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또 지난해 금융위원회가 은행법 개정을 통해 부동산 관련 규제를 완화해 자유롭게 지점을 운영할 수 있게 된 점도 영향을 미쳤다. 종전에는 점포를 폐쇄하면 1년 이내에 처분해야 했지만 이 기간이 3년으로 늘어 시장 상황에 맞게 매각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인터넷, 모바일뱅킹 사용 고객이 늘고 인터넷전문은행까지 출범해 영업점을 찾는 고객 수가 줄어들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지점 매각은 경영의 효율성을 높이고 자금 여력을 확보한다는 측면도 존재하지만 고용이 감축되고 고객들이 지점 이용에 불편함을 느낄 수 있다는 부작용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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