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율성 떨어지고 수요도 점차 둔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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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적인 형태의 지붕태양광이 설치된 모습. (사진=호주 태양광협회) |
[에너지경제신문 한상희 기자] 약 2년 전까지만 해도 지붕 태양광 열풍은 거셌다. 그러나 지붕 태양광 시스템의 수요는 소비심리가 회복되고 부동산 시장의 수요가 강력해지는 현시점에 급격히 약화되는 모습이다. 2012년에서 2015년까지 이 시장의 연간 성장세는 63%에 달했지만, 지난해 같은 경우 16%에 그쳤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은 2017년 주거용 태양광 전력 시스템의 설치가 3% 미만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관건은 지붕태양광에 대한 수요가 빠르게 둔화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달 초 선런과 일론 머스크의 솔라시티가 지난해와 올해 태양광 설치에 있어 높은 취소율을 보였다는 내용이 외신 헤드라인을 장식했다. 전문가들은 40∼50%에 달하는 고객들이 지붕태양광 시스템을 설치한 직후 취소했다는 점에 놀라움을 표했다. 특히, 유틸리티 규모 등 다른 태양광 발전 산업이 번창하는 시점에서 주거용 태양광 시장이 죽어가고 있는 이유에 관심이 쏠렸다.
미국 내에서 유틸리티 규모, 상업용, 지역사회의 태양광 프로젝트 등 다른 유형의 태양광 산업은 강력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2010년에서 2016년 사이 유틸리티 규모의 태양광 설치는 연평균 72% 성장세를 거듭해왔다. 이는 새롭게 성장 중인 어떤 IT기술보다도 더 빠른 발전 속도라는 분석이다.
그러나 주거용 태양광 산업의 양상은 매우 다르다.
일각에서는 지붕형 태양광셀의 효율에 의문을 제기한다. 비용 문제로 기와장 접점을 이용해 생산된 전력을 이동해야 하는데 그만큼 효율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초고압이나 초전도체가 아닌 이상 기와장을 잇는 만큼 전력손실을 감수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국내 에너지 업계 전문가는 "지붕형 태양광은 모양새도 좋고 아이디어도 좋지만 아직까지 효율성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법무법인 포킨스 코이의 브라이언 H. 포츠 변호사는 지붕 태양광 산업에 닥친 여러 문제들이 다각적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했다.
소비자들의 불만이 실제로 광범위한 것인지, 소수의 강경파가 주도하는 것인지 알 수 없지만 분명한 것은 지난 몇 년간 지붕태양광의 서비스 문제와 관련해 불만을 제기한 소비자들이 많았다. 고객들은 구매를 강요하는 영업사원들과 설치, 유지, 전기요금 절감 문제와 관련해 만족하지 않는다고 이야기해왔다.
지붕태양광 업계에는 강력한 정책적 드라이브에 힘입어 성장했으나, 규제 당국은 더이상 도움이 되지 않고 있다. 수십 개의 국가전력위원회는 주택 소유주가 지붕태양광 설치를 통해 얻는 인센티브를 삭감했다. 이전까지 가구주들은 계약금 없이 신규 태양광 설비를 설치할 수 있었고, 즉시 더 저렴한 전기 요금 혜택을 받을 수 있었다.
그러나 이제 소비자에게 유리한 거래는 불가능해졌다. 규제 당국이 지붕태양광에서 생산한 전력을 국가 전력망에 다시 사들이는 비율을 낮춘 탓이다. 이는 지난해 당선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영향도 있다. 아직까지 트럼프 정부가 재생에너지 보조금에까지 손을 대지는 않았지만 친화석연료, 반환경 정책이라는 정책적 기조상 모멘텀이 약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둔화되는 양상을 보이는 지붕태양광 산업이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선 새로운 아이디어와 잠재적으로 더 새롭고 양질의 제품을 개발할 수 있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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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적이라는 평가를 받는 솔라시티의 솔라루프 타일. (사진=AP/연합) |
솔라시티 외에도 선텐그라 등 다른 타입의 지붕태양광 타일을 판매하는 업체들이 있다. 선텐그라는 최근 큰 성공을 거둔 바 있다.
선 테그라 솔라의 올리버 코헬러 최고경영자(CEO)는 "회사는 최근 성장 가도를 달리고 있다"며 "지난해 하반기 순익이 300% 이상 급증했고, 미국 10개 주에서 활발하게 판매되고 있다"고 밝혔다. 코헬러 CEO는 선테그라의 인기 요인으로 대형 지붕태양광 업체들과 차별화된 모델을 출시했다는 점을 꼽았다. 이 회사는 고객들에게 새로운 태양광 지붕이 필요할 때마다 설치할 수 있는 집열판을 제공한다.
이외에 토템 전력은 가로등을 대체한 통합 통신망, 배터리 저장장치, 태양광 패널로 이뤄진 그리드 대응 타워 등과 같은 제품을 ‘스마트 허브’로 통칭하고 개발 중이다.
아울러 지역 주민들끼리 공동출자해 큰 규모의 태양광 패널을 설치해 전력을 공유하는 지역사회 태양광 프로그램이나, 매달 약간의 돈을 더 지불해 태양광이나 풍력 등 재생에너지로 생성된 전력을 사용하는 녹색 전력 프로그램도 있다.
포츠 변호사는 "지붕 태양광 산업이 아직 완전히 죽은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전의 성장세를 회복하고 생존을 모색하기 위해서는 기술혁신을 통해 빠르게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태양광 붐은 다시 오지 않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