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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달 도로와 인도를 구분하는 안전펜스에서 모녀가 감전을 당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두 살배기의 딸이 감전 사고를 당한 후 여러 곳에 신고했지만 아무런 조치가 없는 사이 닷새 후 감전 원인을 찾기 위해 직접 해당 펜스를 찾은 피해 아이의 엄마인 임산부까지 감전 사고를 당한 것이다. 감전사고 신고를 받은 시설관리공단 한전 구청 등 그 어느 곳도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이번 사건이 더욱 심각한 것은 사고 직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아 후속 사고가 발생했다는 점이다.
구청 관계자는 낡은 전기선 때문에 안전 펜스에 전류가 흐른 것으로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당시 주변에 가로등 공사가 진행 중이었는데, 이 때문에 낡은 전기선이 노출돼 비와 만나면서 전류가 흘러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는 입장이었다. 피해자 측이 확인한 결과 펜스에는 200V가 넘는 전류가 흐르고 있었다고 한다. 200V 정도의 전기에 감전될 경우 심장마비로 사망할 수 있다.
지난 2001년 7월 서울 등 수도권을 강타한 집중폭우로 인해 62명의 사망 실종자가 발생했다. 서울지역에 내린 집중호우로 보도기준 지표로부터 130㎝ 높이까지 침수된 도로를 따라 걷던 중 아파트 앞 인도 상의 가로등의 누전으로 감전 사고가 일어나 사망 또는 좌안 황반변성 등의 상해를 입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감전사로 추정되는 사망자는 21명에 이르렀다. 이 도로는 서울시 소유의 도로이고, 가로등의 유지 및 관리는 조례에 의해 서초구에 위임돼 있었다. 이에 피해자는 서울시와 서초구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의 소를 제기했다.
1심 법원인 서울중앙지방법원 2005가합56563 판결은 전기안전공사는 1997년부터 2001년까지 사이에 3회에 걸쳐 가로등에 대한 안전점검을 실시한 후 누전상태에 있음을 확인하고 누전차단기가 설치되어 있지 아니한 점, 접지상태가 부적합하다는 점을 이유로 부적합판정을 내리고 서초구에 통보했다. 서초구 역시 서울시 소재 가로등의 약 80% 이상이 누전이 되고 있는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예산상의 이유와 이 사건 도로가 확장될 예정이라는 등의 이유를 들어 누전원인을 근본적으로 차단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고 있었다고 판단했다.
1심은 누전을 자동적으로 차단할 시설이 되어 있지 아니한 점, 가로등에 설치된 안정기는 일부에서 전선의 도체가 노출되어 있는데다가 쉽게 침수되는 바람에 안정기의 기능을 할 수 없었던 점, 이 사건 가로등의 외부 함은 보호 접지가 연결되어 있지 않아 누전시 전기를 땅 밑으로 흐르게 하지 못해 감전의 위험이 있었던 점, 집중호우로 인해 이 사건 도로가 지표로부터 130㎝ 정도 높이까지 침수돼 감전사고의 위험이 높았음에도 도로를 차단하는 등의 안전조치가 취해지지 아니하는 등 이 사건 감전사고는 가로등 자체의 안전성의 결함과 관리상 하자로 인해 발생했다며 피고들에게 일부 손해배상의 책임이 있음을 인정했다.
2심인 서울고등법원 2006나83439 판결은 서울시는 이 사건 가로등의 설치 및 관리자로서 국가배상법 제5조에 의하여 사고로 인하여 원고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고, 도로법 제56조 제2항에 의하면 도로의 부속물을 포함한 도로에 관한 비용은 건설부장관이 관리하는 도로가 아닌 경우 관리청이 속하는 지방자치단체의 부담으로 하도록 되어 있어 이 사건 가로등의 관리비용부담자는 그 위임된 관리 사무에 관한 관리를 위임받은 서초구청장이 속한 서초구가 되므로, 서초구는 국가배상법 제6조 소정의 비용부담자로서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원고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했다.
다만 원고로서는 집중호우로 이 사건 도로가 보도기준 약 130㎝ 가량 침수되어 있는데다가 인적이 드문 새벽이어서 그 곳을 걸어서 통과하기에는 위험한 상황이었으므로 우회를 하는 등 스스로의 안전조치를 강구했어야 함에도 그대로 이 사건 도로를 통과하다가 이 사건 사고를 당한 잘못이 있다는 점을 고려해 피고들의 책임을 85%로 제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