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신문=이아경 기자] 새해 국내 증권사들은 투자은행(IB)과 자산관리(WM) 부문을 확대 개편하면서 경쟁력을 키우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급변하는 금융 생태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디지털 역량 강화에도 나서기로 했다. 이밖에 고객 가치 향상, 리스크 관리, 글로벌 경쟁력 강화 등도 강조했다.
◇ IB 강화 ‘한 목소리’…조직개편 단행
증권사들의 IB부문 강화 노력은 올해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전체 실적에서 IB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지면서 보다 체계적으로 IB부문을 성장시키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2017년 말 증권사들은 조직개편을 단행하면서 IB본부를 더욱 확대했다.
미래에셋대우는 글로벌 비즈니스를 확장하기 위해 인수금융, 구조화금융, PF 등에 특화된 IB3 부문을 신설했다. 미래에셋대우는 올 1분기 70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단행해 국내 최초 자기자본 8조원 증권사로 도약할 계획이다.
자기자본 4조원 이상 초대형IB 중 유일하게 단기금융업 인가를 받은 한국투자증권도 IB본부를 기존 2개에서 3개로 개편했다. IB 1본부는 기업공개(IPO), IB 2본부는 회사채 및 유상증자, 신설되는 IB 3본부는 인수합병(M&A)와 프라이빗에쿼티(PE) 부문을 담당하기로 했다. NH투자증권도 유망 IPO 기업발굴을 강화하기 위해 ECM3부를 신설했다.
KB증권은 중견기업에 대한 커버리지를 확대하기 위해 기업금융4부와 중견기업금융부를 새롭게 마련했다. 성장투자본부도 신설했다.
하나금융투자의 경우 기존 투자금융본부를 투자금융1본부와 투자금융2본부로 확대 개편했다. 또 부동산금융본부 산하에 ‘부동산솔루션실’을 새로 만들어 부동산 관련 영업을 강화하기로 했다.
◇ 장기 고객 잡자…WM 경쟁력 ‘확대’
증권사들은 금융상품을 통해 장기적으로 고객의 자산을 관리하는 WM강화에도 주력할 계획이다. 무료 수수료 경쟁 등으로 위탁매매 부문 수익은 줄겠지만, 장기 고객을 확보해 WM 수익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하나금융투자는 기존 리테일·IB·세일즈앤트레이딩(Sales&Trading) 등 3개 그룹체제에서 올해 새롭게 ‘WM그룹’을 신설했다. 은행과의 시너지를 통해 WM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NH투자증권은 고객과의 장기적인 파트너쉽을 구축하기 위해 고객전략실을 신설하고, WM전략본부와 WM지원본부간 편제를 조정해 고객 상품솔루션의 전문성을 강화키로 했다. 김원규 사장은 NH투자증권 출범 이후 꾸준히 안정적인 WM 수익 기반 구축을 강조해왔다. 수년 간은 WM자산 규모가 업계 최고 수준으로 올라설 때까지 꾸준히 기반을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미래에셋대우는 기존 연금부문과 WM 본사조직을 통합해 ‘글로벌리테일전략부문’을 신설했다. 연금사업 추진 기능과 글로벌자산배분 서비스를 강화하고, VIP 대상 서비스를 전문화하기 위해서다. 이로써 WM 부문과 대형복합점포(IWC) 부문의 영업을 동시 지원하는 체계가 구축됐다.
KB증권은 WM고객에게 토탈 솔루션을 제공하기 위해 개인연금, 해외투자, 신탁, 리서치 서비스를 윤경은 대표이사 관할로 통합했다. WM고객에게 다양한 연금상품을 제공하기 위해 연금사업본부를 WM부문내에 편제하고, 해외투자 상품에 대한 영업을 강화하기 위해 기관과 개인으로 나뉘어 있던 조직을 해외상품부로 통합·확대했다.
대신증권은 초고액자산가를 대상으로 PB서비스를 강화할 계획이다. 고객에게 맞춤형 WM 서비스를 제공하고 사후관리까지 책임지는 서비스 고도화를 통해 PB서비스 기반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 빅테이터·AI…‘디지털 혁신’에 방점
급변하는 금융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증권사들은 디지털 혁신에도 방점을 찍었다.
NH투자증권은 빅데이터를 활용한 업무방식 변화로 효율성을 키우기로 했다. 금융업 패러다임의 변화에 따른 조직 개편도 시행했다. UX,UI를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도록 디지털본부의 기능을 조정하고, 빅데이터, AI 등을 접목해 전 사업부문의 디지털 혁신을 추진할 수 있도록 전담조직인 디지털혁신부를 새롭게 설립했다.
KB증권도 디지털 환경 변화에 대한 대응하고 디지털역량을 키우기 위해 ‘디지털혁신본부’를 신설했다. 산하에 전사 프로세스 혁신 등을 전담하는 디지털혁신부도 배치했다. 또 마케팅, 업무기획, IT개발 등 기능별 인력을 통합 구성해 e-biz기획에서 IT개발까지 신속한 업무 추진이 가능하도록 대표이사 직속체계로 편제했다.
하나금융투자는 경영관리그룹 내에 ‘디지털사업본부’를 신설했다. 비대면 시장이 확대되고 인공지능(AI) 등 신기술이 빠르게 적용되는 금융 생태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