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중 하나인 스팀 코인을 형상화한 이미지. (사진=픽사베이) |
9일 폭락 이후 10일 들어서면서 서서히 가상화폐(암호화폐)의 가격이 회복되고 있다. 현재까지도 가상화폐 시장은 폭락과 폭등을 반복하고 있는데, G20 정상회담에서 주요 회원국들 간 가상화폐 규제방안이 논의될 것으로 알려지면서 그에 앞서 시세조정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특히 이달 들어 ICO(가상화폐공개)가 크게 증가했고,국내 가상화폐 거래소의 신규 오픈이 다수 예정돼 있어 새롭게 가상화폐 시장에 뛰어드는 투자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 가상화폐에 투자하고자 한다면 꼭 알아야 할 용어들을 정리해봤다.
◇ 백서(Whitepaper)
코인·토큰 발행 전 개발사 측에서 콘셉트와 기술 등 코인의 모든 것에 대해 서술해 놓은 일종의 ‘사업계획서’다. 대부분의 백서가 말 그대로 흰 바탕 문서 위에 검은 색 글씨들이 빽빽하게 서술돼 있지만 나카모토 사토시의 비트코인 백서는 가상화폐의 첫 번째 백서인 탓인지, 9페이지 분량에 함축적으로 블록체인과 가상화폐, 송금에 관한 내용이 서술돼 있다.
하지만 이후 등장하는 가상화폐들은 다양한 블록체인 적용 방식이나, 가상화폐 분배과정, 채굴과 관련된 함수 설명 등 내용이 더해져 무척 복잡하고 분량이 많아지게 됐다.
◇ ICO
ICO는 ‘Initial Coin Oppering)’의 준말이다. 보통 ‘가상화폐공개’라고 쓰는데, 가상화폐와 블록체인 기반 기업자금 모집 방식이다. 주식시장의 IPO(Initial Public Offering, 주식공개상장)와 유사하다. 비트코인 혹은 이더리움이 새로 발행되는 가상화폐 구매 수단으로 채택되고 있다. ICO는 보통 프리세일(Presale, 선판매)와 ICO 두 단계로 진행되지만 프리세일을 생략하는 경우도 있고, 프리세일에서 당초 계획했던 가상화폐 판매수량이 완판돼 ICO를 진행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 ERC20
ERC20이란 ‘Ethereum Request for Comments 20)’의 약자로, 이더리움 블록체인 네트워크에서 발행되는 토큰의 표준이다. 이러한 토큰들은 다른 코인들과 마찬가지로 가치를 지니며, 개인간 또는 상장돼 있는 거래소를 통해서 주고 받거나 사고 파는 것이 가능하다.
◇ 댑(dApp)
댑(dApp)은 (decentralized Application)의 약자로, ‘탈중앙화된 에플리케이션’이라는 뜻이다.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애플리케이션(App)에 ‘탈중앙화’를 붙인 것이다. 블록체인에 기반한 앱이라고 이해하면 쉽다. 때문에 이들 역시 중앙시스템이 존재하지 않으며, 탈중앙화의 특성을 가지고 있다. 대부분의 댑들은 플랫폼에 기반해 만들어진다. 그 종류와 콘셉트 역시 무궁무진하다. 어떠한 플랫폼에 기반했는가에 따라 이더리움 댑, 네오 댑, 큐텀 댑 등으로 불리며, 역으로 얼마나 많은 댑을 보유하고 있는가에 따라 플랫폼의 파워가 결정되기도 한다.
◇ 하드캡 & 소프트캡
하드캡은 모금 상한선이 정해져 있다. 가령 3만 이더리움까지 펀딩받는다고 명시돼 있으면, 3만 이더리움이 모금되는 시점에서 ICO가 종료된다. 따라서 ICO가 종료된 시점 이후 송금된 이더리움은 스마트 컨트랙트(스마트 계약)에 의해 자동으로 반환된다. 물론 하드캡을 다 채우지 못한 경우도 자주 발생한다.
소프트캡은 반대로 모금 하한선이다. 개발진이 판단하기에 사업을 로드맵대로 진행하기 위한 최소금액이라고 이해하면 된다. ICO가 소프트캡을 초과할 정도로 성공적일 경우, 초과시점을 기준으로 24시간 이후에 ICO를 종료하는 등의 방식을 채용하기도 한다. 혹은 애초에 여러 단계에 걸쳐 ICO를 진행하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첫째 주에는 1이더 당 토큰 200개, 둘째 주에는 150개, 마지막 주에는 100개와 같은 방식이다. 소프트캡을 채용하는 경우, 돈을 무제한으로 받으려고 한다는 비판을 받기도 한다. 물론 소프트캡 방식으로 모금을 하는 것이 몇 몇 고래(대규모 투자자)에게 코인이 잠식당하거나 개인 투자자가 거의 참여하지 못하는 경우를 방지하기 위한 방편이라는 의견도 있다.
◇ 에어드랍(Airdrop)
에어드랍의 사전적인 의미는 ‘항공기나 낙하산 등으로 인원이나 식량 등을 충원’하는 것을 의미하지만 가상화폐 시장에서는 특정 가상화폐를 보유한 사람에게 추가로 코인(주로 토큰)을 일정 부분 배분해준다는 것을 의미한다. 주식으로 따지면 주주배정 무상증자와 같은 개념이라고 보면 된다.
에어드랍은 보통 이더리움이나 네오와 같은 플랫폼 코인을 개인지갑에 보관하고 있을 때 주어지며, 에어드랍의 주체는 해당 코인의 재단에 있는 경우가 대다수다. 비트코인의 포킹을 통해 주어진 비트코인 캐시, 골드 등등도 에어드랍의 일종이라 할 수 있다.
◇ 사토시
비트코인의 개발자인 익명의 개인 혹은 집단인 나카모토 사토시의 이름에서 딴 용어. 비트코인을 소숫점 8자리까지 쪼갰을 때 부르는 말이다. 1사토시는 0.00000001인 셈이다. 3500사토시라 하면 0.000035비트코인(BTC)이 된다. 비트코인을 제외한 나머지 가상화폐의 값어치가 낮아 사토시 단위로 표현한다.
◇ 하드포크 & 소프트포크
하드포크는 어떤 가상화폐에 치명적인 버그가 있거나 대대적인 중요한 알고리즘의 변화가 필요할 때 기존 지갑과의 호한성을 중단하고 새로이 지갑을 만드는 것을 의미한다. 비트코인의 단점인 처리속도를 높이기 위해서 하드포크돼 탄생한 것이 비트코인 캐시이며, 이더리움이 DAO 해킹 사태를 겪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하드포크를 결정하자, 일부 이더리움이 하드포크 없이 기존 블록체인에 잔류하며 계속 포킹을 이어나가 이더리움 클래식(EHC)이 탄생하게 됐다.
소프트포크는 기존 가상화폐에서 업그레이드되는 것이다. 채굴규칙 등이 변경돼 블록체인에 영향을 주기는 하지만 기존 블록의 기록이 바뀌는 것은 아니다.
◇ 세그윗(Segwit)
세그윗은 ‘증인분리(Segregated Witness)’의 준말이다. 비트코인이 처음 등장했을 때는 지금처럼 거래량이 늘어날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해 10분에 한 번 블록이 생성되도록 설정됐고, 블록의 크기는 1MB로 제한했었다. 그러나 거래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이 부분이 문제가 되자 거래 시 데이터 용량을 줄이기 위한 방법으로 데이터를 분리하게 됐는데 그것이 세그윗이다. 블록체인 안에서 서명 부분을 분리해 그 만큼의 거래내역을 더 포함할 수 있게 된다.
[에너지경제신문 이상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