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E칼럼] 독이 든 성배, ICO를 다루는 법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8.03.19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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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한준 ICO 애널리스트


2017년 대한민국을 뜨겁게 달군 키워드의 중심에 암호화폐와 비트코인이 있었다. 어떤 이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있다며 열광했고, 다른 이는 거품이라며 비판했다.

카카오 등 대기업들이 ICO(Initial coin offering)에 투자를 하는 등 점차 블록체인과 암호화폐 시장의 규모가 커지는 것은 피할 수 없는 현실이다. 몇몇 암호화폐가 수십 배, 수백 배 가치가 상승하게 되자 대중들은 ICO투자에 대한 관심을 급격하게 보이기 시작했다.

ICO가 무엇이고 어떤 위험성을 가지고 있는지 인지한 상태에서 투자하는 이는 많지 않다. 아무런 지식 없이 ICO에 진입하는 것은 눈을 감고 주먹을 휘두르는 것만큼 위험하다. 주식에 투자하기 전 재무제표, 사업보고서를 살펴보듯 투자자는 ICO에 진입하기 전 기초지식은 갖춰야 한다.

ICO는 직역하면 신생코인지급이다. 암호화폐가 등장하며 나타난 새로운 자금모집방법이다. 스타트업은 신규 프로젝트나 사업을 기획한 뒤, 새로운 암호화폐를 발행하고 비트코인 등의 기존 화폐와 교환해주는 방식으로 자금을 모집한다. 기존에 존재하던 IPO(Initial public offering)와는 프로젝트의 일정 지분을 리스크를 무릎쓰고라도 투자하려는 이들에게 인센티브를 제공하며 매도하는 점에서 유사하다. IPO는 금융기관이나 증권사를 통해 전문 투자자를 주요 고객으로 하는 반면, ICO는 프로젝트 주관사가 직접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하여 개인 투자자를 중심으로 자금을 모집한다.

그렇다면 투자자의 입장에서 ICO에 참여할 때 무엇을 기준으로 임해야 할 것인가? 제일 먼저 참고해야 할 것은 바로 백서(White paper)다. 백서는 기업에서 발표하는 사업보고서와도 같다. 백서에는 사업의 개요와 비전, 대안의 제시와 근거 등이 나타나 있다. 투자자는 이 백서를 참고해 해당 프로젝트가 시작 단계에서부터 구체적으로 어떠한 사업을 실행하고자 하는 지 면밀하게 보아야 한다.

암호화폐 ICO시장의 백서에는 표준화된 양식도, 내용에 대한 절대적 기준도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해당 정보를 100% 신뢰해서는 안된다. 해당 산업이 경쟁과 법적 규제, 미래의 변화 등을 예측하고 해당 코인이 얼마만큼 혁신적인 미래를 제시하는 지 스스로가 판단해야만 한다.

두 번째로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은 프로젝트 주관사의 구성원과 운영진이다.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애플의 스티브 잡스가 사업을 기획하고 진행할 때 투자자들이 신뢰하고 투자하듯 사업의 성패에는 아이디어 그 자체 뿐만 아니라 누가 그것을 총괄하는 지도 중요하다. 암호화폐 ICO에 있어서도 다르지 않다. 블록체인 기술이 비록 오래되지는 않았지만 비탈릭 부테린 등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개발자도 분명히 존재한다. 투자자는 운영진의 이력을 자세히 살펴보고 그들이 참여함으로써 해당 사업에 어떤 기여를 할 수 있을지 고려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생각해야 할 것은 다른 투자자들의 반응이다. 암호화폐 시장에서 한 개인이 모든 정보를 수집하고 이상적인 판단을 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때문에 투자자는 다른 이들이 어떠한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반드시 참고해야만 한다.

물론 모든 투자자들이 시장에서 합리적으로 행동하는 것은 아니다. 시장은 때론 비효율적이고 감정적으로 움직여 투자자는 자신이 투자한 ICO를 과대평가 하기도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 다수의 의견은 그 프로젝트의 실질적 가치와 유사하게 가는 경향이 있다. 그렇기에 투자자는 다른 이들의 의견과 자신의 정보를 종합하여 자신만의 객관적인 판단 기준을 세운다면 리스크를 낮출 수 있을 것이다.

ICO는 현재 유사수신으로 취급돼 국내에서 금지되어 있고 법적 보호를 받을 수 없다. ‘단순히 누가 투자하여 얼마를 벌었다’는 이야기만을 듣고 투자하기에는 너무나도 위험성이 큰 투자방법이다. 투자자들은 ICO에 임하기 전 최소한 위의 방법을 참고하여 공부한다면 4차 산업혁명의 발전에 발 맞추어 앞서나가는 얼리어댑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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