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웨더 내세운 美센트라 기소...韓코인네스트, 고객돈 빼돌려
▲권투선수 플로이드 메이웨더가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센트라 체크카드 홍보 게시물. 하지만 이 암호화폐는 사기로 밝혀졌다. (사진=트위터 화면 캡처) |
[에너지경제신문 이상훈 기자] 암호화폐(가상화폐) 시장이 스캠(Scam, 신용사기)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수백억 원대 투자금을 모은 ICO(암호화폐공개)가 실은 가짜이거나, 유명 암호화폐 창립자 행세를 하는 등으로 수법도 다양하다. 문제는 이를 일반인들이 쉽게 알아차릴 수 없거니와 나중에 사기 사실을 알아차리더라도 돌려받기 쉽지 않다는 점이다. 암호화폐의 ICO는 주식회사가 외부 투자자들에게 주식을 공개(IPO)하고 매도하는 역할을 관장하는 한국거래소가 없어 암호화폐에 대한 가치와 기술력, 자산안전성 등을 객관적으로 평가받기 어렵다. 따라서 업계에서는 "IPO가 ‘투자’라면 ICO는 ‘기부’다"라고 말 할 정도다.
◇ 메이웨더가 홍보한 센트라 사기에 시장 ‘충격’
최근 암호화폐 업계는 센트라(CTR) 코인 사기 사건으로 충격에 빠졌다. 센트라 코인은 결제시장에 뛰어든 암호화폐로 ‘세상과 암호화폐를 잇는 다리’라는 슬로건으로 3200만 달러(약 340억 원)의 투자금을 모았다. 센트라는 비자·마스터카드와 제휴하고, 무패 복서 플로이드 메이웨더를 앞세워 메이웨더가 센트라카드로 결제하는 동영상을 만들기도 했다. 메이웨더는 스스로 자신의 트위터를 통헤 센트라 홍보에 앞장서기도 했다.
그러나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지난 2월부터 센트라 코인에 대해 조사한 결과 명백한 사기라고 판단하고 센트라테크의 공동창업자 소랍 샘 샤르마와 로버트 파르카스 2명을 사기 혐의로 뉴욕남부검찰청에 기소했다. 이들은 지난 1일(현지시간) 검찰당국에 체포된 후 구속됐다. 암호화폐 ICO의 성공사례로 꼽혔으나 실제로는 비자·마스터카드와의 제휴는 거짓이었다. 센트라 체크카드를 통해 물건값을 결제하는 영상도 사실이 아니었다.
◇ 좌초된 라이트페이에 라이트코인은 ‘모르쇠’
암호화폐 시장에서 시총 5위에 랭크된 라이트코인도 관련 서비스 ‘라이트페이’ 때문에 구설수에 올랐다. 라이트코인을 발행하는 라이트코인 재단은 라이트코인 기반 결제 시스템 ‘라이트페이’를 만들고 라이트페이 CEO ‘케네스 아사레(Kenneth Asare)’가 운영하도록 투자와 홍보를 맡아왔다. 케네스 아사레 CEO는 지난달 열린 AMA(Ask me anything, 질의응답 세션)에서 회사 운영에 관한 여러 가지 질문을 받았으나 투자금 사용내역과 프로젝트 진행상황에 대해 구체적인 답변을 회피했다. 또 라이트페이 홈페이지 자체도 매우 부실하게 운영되는 등 시총 5위인 라이트코인이 밀고 있는 사업이라고 말하기 힘든 정황이 속속 포착됐다. 급기아 라이트페이는 라이트코인 재단에 추가 투자금을 요청했고, 라이트코인 재단의 대표 찰리 리가 이를 거절하고, 라이트페이를 매각한다고 밝혔다. 찰리 리도, 라이트코인 재단도 이에 대한 책임 있는 태도를 보이지 않아 결국 투자자들만 손실을 입는 사건이 됐다.
◇ 트론 창업자 사칭 사기 잦아... 주의 요망
▲(사진=AP/연합) |
또 다른 인기 엔터테인먼트 관련 암호화폐 트론(TRX)은 상황이 조금 다르다. 트론 자체에 대한 사기 논란 이전에 창업자인 저스틴 선(Justin Sun)은 중국 명문대학교인 베이징대학교를 나왔고, 미국 펜실베니아 대학 석사 출신의 엘리트로 알려졌다. 또 2015년 포브스 선정 ‘올해의 30세 이하 주목받는 창업가’에 선정되는 가 하면 리플의 수석개발자로도 일한 경험이 있다. 다만 그런 화려한 경력과 당당하게 밝힌 포부에 비해 트론 코인의 진척이 더뎌 스캠 논란이 있는 것뿐이다. 오히려 저스틴 선의 공식 트위터 계정(@justinsuntron)이 아닌데도 저스틴 선의 공식 계정과 동일한 사진을 쓰고, 이름도 저스틴 선과 동일하게 한 스캠 계정(@captainjanks)이 저스틴 선의 게시물 중간에 댓글을 달고 "자기에게 얼마간의 이더리움을 보내면 몇 배 많은 코인으로 돌려준다"는 식으로 돈을 모금한 사실이 있다.
이전에도 트위터 계정 끝에 ‘i’를 붙인 사기 계정(@justinsuntroni)을 통해 1000트론씩 수천 명으로부터 모금한 사실도 있었다. 공식 계정과 공식 사이트를 통한 접속이 아닐 경우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 국내도 안전지대 아냐... ‘카카오코인’ 사기도 발생
국내에서도 암호화폐 관련 사기가 간혹 눈에 띤다. 지난달 카카오는 이더리움과 같은 글로벌 블록체인 플랫폼을 내놓겠다고 공표하면서 "ICO 계획은 없다", "카카오 코인은 없을 것"이라고 단정했다. 그러나 이미 시장에는 카카오코인 투자금을 모은다는 글이 나돌고 있어 주의할 필요가 있다.
암호화폐 관련 사기사건은 아니지만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네스트’ 임직원은 고객의 돈을 횡령한 사건으로 긴급 체포됐다.
암호화폐 전문 해설 유튜버 ‘킬러웨일’은 "구글과 페이스북에 이어 트위터도 ICO 광고를 금지하고 있는데 이는 자사 서비스 사용자들을 사기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조치이므로 무조건 나쁘다고 볼 수만은 없다"며 투자에 주의할 것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