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LNG 시장, '美셰일가스'가 뜬다…‘FTA+무역전쟁’ 변수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8.04.20 07:41

LNG 수출터미널 건설 효과
내년 4곳 완공 용량 더 늘듯
韓 등 3개국 수출 비중 51%
FTA 무역전쟁은 변수작용

▲(사진=이미지투데이)



글로벌 액화천연가스(LNG) 시장에서 미국이 ‘주요 플레이어’로 떠오르고 있다. 현재 세계 천연가스 생산량의 70%는 가스관(PNG)을 통해 공급되며 30% 정도만이 액화천연가스(LNG) 형태로 거래된다. 하지만 이른바 ‘셰일혁명’에 성공한 미국이 LNG 수출을 본격화하면서 2016년부터 판도가 크게 바뀌고 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무역 적자 해소를 위해 셰일가스 판매전에 돌입함에 따라, LNG수출량이 4배 이상 급증하고 수출국가도 28개국으로 크게 늘었다.


◇ 지난해 LNG수출량 전년대비 4배 증가…신규 LNG터미널 가동↑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최근 2년간 미국 내에서 신규 LNG 생산설비가 증설되면서 지난해 LNG수출이 전년대비 약 4배 증가한 1.94Bcf/d를 기록했다. 수출물량은 2016년 0.50Bcf/d(LNG 환산 약 380만톤)에서 2017년 1.94Bcf/d(LNG 환산 약 1470만톤)로 늘어났며, 수출은 대부분 루이지애나주 사빈패스 LNG 터미널을 통해 이뤄졌다.

올 들어 3개월 사이 미국의 피드가스(Feed Gas·원료)는 3.5 Bcf/d로, 2.1 Bcf/d를 기록한 전년동기대비 큰 폭으로 증가했다.

최근 2년간 미국산 LNG 수출이 크게 증가한 것은 자국 내에서 신규 LNG 수출터미널 건설 프로젝트가 활발히 진행돼 LNG 수출용량이 크게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지난해 11월 가동한 연간 450만톤 규모의 루이지애나주 사빈 패스LNG의 트레인 4와 올해 3월 가동한 연간 525만톤 규모의 메릴랜드주 코브 포인트 LNG 터미널로 미국의 LNG 수출용량은 3.6Bcf/d(LNG 환산 약 2700만톤)로 크게 늘어났다.

내년까지 4개의 신규 LNG 터미널 건설 프로젝트가 추가로 완공돼 가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 프로젝트들이 완공되면 내년 말 기준 미국의 총 LNG 수출용량은 9.6Bcf/d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조지아주의 엘바 아이슬랜드 LNG 터미널과 루이지애나주의 카메론 LNG 터미널이 가동을 개시할 예정이며, 내년에는 텍사스주 프리포트 LNG 터미널과 코르프스 크리스티 LNG 터미널이 가동에 들어갈 것으로 예정되어 있다.


◇ 누가 미국산 LNG를 사나?...멕시코·한국이 최대 수입국

▲(그래픽=에너지경제신문DB)


정부 집계에 따르면, 미국의 LNG 수출 대상국도 28개국으로 늘어났다. 지난해 미국산 LNG 수출량의 약 60%가 천연가스 장기매매계약이 아닌 현물거래 형태로 아시아, 북미, 남미, 유럽, 중동, 남아프리카 및 카리브 해 지역 등의 20개 이상의 국가로 수출됐다. 대부분의 미국 LNG 프로젝트는 장기매매계약이 체결돼 있으나, 미국산 LNG 매매계약에는 목적지 제한 조항이 없어 잉여 LNG가 발생할 경우 현물거래를 통해 재판매가 가능하다. 이는 글로벌 LNG 거래의 양상에 중대한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LNG 수요자가 직접 피드가스를 조달하는 경우 take-or-pay(LNG 수출국이 수입국에 대해 요구하는 수급에 관한 계약. 거래량을 정하고 그 전량을 인수하든가 그 전량분의 대금을 지불하든가를 선택한다)를 통해 LNG 구매물량을 확약할 필요도 없다. 이는 LNG 재판매 및 차익거래를 확대함으로써 글로벌 LNG 시장의 유연성 제고에도 기여하고 있다.

앞서 미국 에너지부는 "사빈패스 터미널을 통해 다양한 국가로 수출되는 LNG 물량은 다양한 고객들과 장기계약 형태로 묶여 있으나, 목적지 제한 조항이 없어 전세계 어디로든 향할 수 있다"고 설명한 바 있다.

LNG 수출 대상국도 28개국으로 크게 늘었다. 지난 2016년 2월부터 올 2월까지 멕시코, 한국, 중국 등 3개국의 미국산 LNG 수출량 비중은 약 51%에 달했다. 최대 LNG 수출 대상국은 멕시코로 19%를 차지했다. 미국산 LNG의 對멕시코 수출 증대는 멕시코 천연가스 화력발전소 증설에 따른 천연가스 소비 증가 및 미국과 멕시코를 연결하는 가스관 건설 지연으로 기존 미국의 對멕시코 천연가스 PNG 수출이 LNG 수출로 대체된 데 따른 것이다. 멕시코는 현재 알타미라 LNG(0.7Bcf/d), 코스타 아줄 LNG(1.0Bcf/d), 만자니로 LNG(0.5Bcf/d) 등 3개의 LNG 수입터미널을 운영하고 있다. 미국산 LNG 가격은 헨리 허브 가스 가격에 연동되고 아시아 지역의 LNG 장기계약 가격은 원유가격에 대부분 연동돼 있다. 지난해 북미 천연가스 지표인 헨리 허브 가스 가격과 원유가격 간 차이가 크게 확대됨에 따라 지난해 아시아 지역으로의 미국산 LNG 수출량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의 경우 한국가스공사가 2012년 1월 셰니에르 사빈 패스 LNG 터미널의 제3 트레인으로부터 2017년부터 시작해 20년간 연간 350만톤(70만톤은 토탈에 재판매)의 LNG를 구입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해 미국산 LNG의 한국 수출량 비중은 18%를 차지했다.


◇ FTA, 보호주의 무역정책 변수

한편, FTA와 트럼프 정부의 보호주의 무역정책도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미국산 LNG 최대 수입국 중 눈에 띄는 부분은 멕시코와 한국 모두 FTA를 체결하고 있다는 점이다. ‘공공의 이익에 부합한다’는 FTA 조항에 부합하기 때문에 이 국가들과의 거래는 자동으로 승인된다. 반면 미국과 FTA를 체결하지 않은 국가들에 대한 수출은 장기간 지연될 수 있다.

당론 분열로 미국의 승인 과정이 지지부진해질 경우, 러시아나 카타르 같은 경쟁자들이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었기 때문에 양당은 승인 절차를 신속하게 처리하는 데 합의했다. 가스 수입을 늘리는 주요 구매자들이 미국과 FTA를 체결하지 않은 국가들이었기 때문이다. 중국이 대표적이다. 중국은 지난해 동절기 LNG 수요가 급증함에 따라 현물시장에서 미국산 LNG를 대량 수입했다. 지난해 미국산 LNG의 對중국 수출량 비중은 15%에 달한다.

이런 상황에서 관세공포와 ‘잠재적인 무역전쟁’ 우려는 전체 LNG 수출 과정을 복잡하게 할 수 있다. 가령 중국 같은 경우, 미국 관세폭탄에 대한 보복조치로 미국에서 호주로 가스 공급선을 전환할 수 있다.

이에 미국 내 석유·가스 업계의 우려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수입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한 관세 부과 조치가 결과적으로 철강제품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미국 내 에너지 수송부문에 불필요한 추가 부담을 초래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미 LNG 센터(The Center for Liquefied Natural Gas, CLNG)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부과 조치가 경제성장, 일자리 창출, 무역수지 개선 등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되는 미국의 LNG 수출 프로젝트를 위태롭게 만들 것"이라고 비판했다. CLNG은 "트럼프 행정부가 최근 천연가스 개발시설에 대한 검토·허가 절차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은 환영한다"면서도 "수입 철강제품에 대한 관세부과 조치가 LNG 수출 프로젝트에 새로운 장애가 될 수 있다"는 입장을 전했다.



[에너지경제신문 한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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