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무역전쟁’ 가속···테슬라 중국行 속도 붙나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8.06.24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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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모델S. (사진=테슬라)


[에너지경제신문=여헌우 기자] 미국 전기자동차 업체 테슬라가 중국 공장 건설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테슬라는 중국에 생산 기반이 없어 모델 S 등 전기차를 수입·판매하고 있는데, 미국과 중국간 ‘무역전쟁’ 분위기가 조성되며 관세에 대한 걱정이 커졌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현금이 바닥나며 파산 위기에 처한 테슬라가 외부 악재에 ‘등 떠밀려’ 큰 결정을 내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미국이 최근 중국산 제품에 관세 부과를 결정하자 중국도 자국에 들어오는 주요 미국 제품에 ‘보복관세’를 더하며 양국간 힘겨루기가 펼쳐지고 있다. 다음달 1일부터 수입차 관세를 현 25%에서 15%로 낮추겠다고 발표한 중국 정부는 미국산 자동차에만 다시 높은 관세를 매기기로 결정했다.

이 같은 상황이 전개되자 테슬라는 전전긍긍하고 있다. 테슬라는 미국 공장에서 만들어진 전기차를 중국에 팔고 있다. 지난해 현지 판매량은 1만 4883대로 집계됐다. 중국에서 올린 매출액은 20억 3000만 달러 수준. 전세계에서 번 돈의 17%에 달하는 수치다. 회사 입장에서는 놓치기 힘든 시장인 셈이다. 중국은 또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으로 잠재력이 크다는 평가를 받는 곳이다. 지난해 테슬라의 판매량은 중국 전체 전기차 판매(44만 9431대,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 포함)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에 불과하다.

테슬라가 일찍부터 중국 시장에 충전 인프라를 설치하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진행해 오고 있다. 베이징 모터쇼 등에도 부스를 꾸미며 현지 운전자들을 유혹했다. 올해 들어서는 상하이 자유무역지대 내에 자동차 공장을 설립하는 작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했다. 로빈 렌 테슬라 글로벌 판매 총괄 부사장은 이달 초 열린 연례 주주총회에서 "테슬라가 중국 상하이에 새로운 전기차 생산 공장을 세울 계획"이라고 발언하며 이 같은 사실을 공식화했다.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도 중국 공장 설립 계획을 다음달 중 구체적으로 밝히겠다고 언급했다.

업계에서는 테슬라가 중국 현지에 생산기반을 갖출 경우 매출·이익이 크게 늘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중국은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인 동시에 고급차 수요가 가장 많은 곳이다. 모델 S, 모델 X 등 고급 모델의 가격 경쟁력이 높아질 경우 판매 확대를 기대할 수 있는 것이다. 시판 중인 모델 3와 향후 생산 예정인 모델 Y 등도 실적 개선에 보탬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테슬라가 현재 처한 상황이 녹록치 않다는 점이다. 보급형 전기차인 모델 3의 생산일정이 계속해서 미뤄지며 적자 폭이 커진 상태다. 2003년 설립 이후 매년 적자를 내고 있는 테슬라는 올해 1분기에도 7억 8500만 달러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현금 보유량이 바닥나고 부채는 눈덩이처럼 불고 있는데 미중간 무역전쟁 우려로 주가까지 빠지고 있다. 일론 머스크 CEO는 최근 사비 약 2500만 달러를 털어 자사주 7만주 가량을 매입했다. 내실 다지기에 전념해야 할 시점에 중국 공장 건설에 지나치게 속도를 낼 경우 자칫 심각한 유동성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제너럴모터스(GM), 재규어, 현대차 등 기존 완성차 업체들의 전기차 기술력이 이미 테슬라와 동등한 수준까지 발전한데다 폭스바겐, 벤츠 등은 과감한 투자를 감행하며 기술 추격에 나서고 있다"며 "리튬 등 전기차 주요 배터리 원료값이 올라 수익을 내기도 쉽지 않은 환경이라 테슬라의 고민은 더욱 깊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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