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게임, 日생존법③] "넷마블재팬, 日 최고 엔터기업으로 키울 것"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8.07.31 10:17

국내 게임기업에 있어 일본은 무척 매력적인 시장이다. 중국, 북미와 함께 세계 3대 게임시장으로 꼽히는 빅마켓인데다가, 이용자들의 평균 객단가(1인당 평균 매입액)도 다른 국가들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다. 그러나 특유의 폐쇄성 탓에 외산게임들에겐 '무덤'으로 통하는 곳도 바로 일본이다. 그런 일본에서 최근 한국산 모바일게임들이 조금씩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비록 속도는 느리지만, 강하면서도 정확하게 현지 시장을 파고드는 데 성공했다. 치열한 경쟁을 뚫고 일본시장에서 살아남은 한국 게임들의 열도 공략법을 진단한다. [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① 日생존기…유행 보다 '잘하는 것'에 집중
② 불모지 뚫어낸 넥슨·넷마블의 2社2色 전략
③ [인터뷰] 넷마블재팬 엔도 유지 대표
④ [인터뷰] 넥슨재팬 김기한 모바일사업본부장


- 넷마블, 日공략 속도…현지 전문가 기용 승부수
- BTS 게임·콘솔 도전…日법인 역할 증대 기대

▲엔도 유지 넷마블재팬 대표.


[도쿄(일본)=에너지경제신문 류세나 기자] 최근 도쿄 신바시 소재 넷마블재팬 사무실에서 만난 엔도 유지 대표의 눈빛엔 자신감이 넘쳐 났다.

취임 5개월 차에 접어든 그는 세가, 소프트뱅크, 월트디즈니 재팬을 거치며 쌓아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넷마블재팬을 종합 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 우뚝 세워 보이겠다는 각오다. 또 세계 게임시장에서 일본이 차지하는 비중이 큰 만큼 넷마블컴퍼니 내에서 일본법인이 차지하는 비중을 늘려 나가겠다는 야심찬 포부도 밝혔다.

엔도 유지 대표는 "넷마블은 디즈니 재직시절 ‘마블’, ‘스타워즈’ IP 협업 파트너사로 처음 인연을 맺게 된 기업으로 평소 좋은 인상을 갖고 있었다"면서 "그러던 중 지난해 넷마블을 따로 만날 기회가 있었는데, 그간의 경험을 토대로 일본에서의 비즈니스 발전에 공헌할 수 있는 부분이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넷마블 합류 배경을 전했다.

그는 "넷마블재팬을 일본 게이머들에게 새로운 즐거움을 끊임없이 제공하는 회사로 각인시켜 나가고 싶다"며 "직원 개개인이 가진 경험들을 공유하고,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아이디어가 자유롭게 오고갈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고자 한다. 넷마블재팬에 합류한 이후 가장 먼저 살피고 있는 부분도 바로 커뮤니케이션과 아이디어 활성화 작업"이라고 전했다.

엔도 유지 대표는 넷마블이 등용한 넷마블재팬 사상 첫 일본인 경영진이다. 이는 곧 넷마블컴퍼니가 일본시장에 거는 기대가 어느 정도인지 짐작케 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넷마블은 이미 ‘세븐나이츠’를 비롯해 ‘리니지2 레볼루션’, 최근 내놓은 ‘더 킹 오브 파이터즈 올스타’까지 히트작을 연이어 배출하면서 일본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하지만 일본은 장기적 관점으로 접근해야하는 시장인 만큼 넷마블은 현재의 성과보다 다음 스텝 완성에 더욱 공을 들이고 있다. 특히 일본에서 한국게임이 3연타석 홈런을 날린 사례는 넷마블이 최초라는 점에서 업계에서도 넷마블재팬의 향후 행보에 주목하고 있다.

엔도 대표는 "방준혁 넷마블 이사회 의장과 ‘일본이 세계시장에서 매우 중요한 마켓 중 한 곳이고, 지속적인 성과를 내기 위해선 높은 현지 이해도가 필요하다’는 데에 의견을 같이 했다"면서 "구체적인 숫자는 밝히긴 어렵지만 넷마블컴퍼니 내에서 일본법인의 매출 비중을 확대하는 것도 목표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1분기 기준으로 넷마블컴퍼니 전체 매출 가운데 일본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은 14%다.

특히 엔도 유지 대표는 넷마블 한국본사가 모바일을 넘어 콘솔 플랫폼으로 영역 확장을 시도하면서 이 부분에 있어서도 앞으로 일본법인의 역할이 커지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넷마블은 회사 대표 IP 중 하나인 ‘세븐나이츠’를 활용한 콘솔 타이틀을 제작중인데, 이 게임은 2016년 일본에 출시된 이래 현재까지 ‘롱런 게임’으로 자리 잡고 있다.

엔도 대표는 "아무래도 일본이 콘솔게임에 고도화돼 있는 시장이다보니 향후 넷마블재팬과 본사가 함께 할 수 있는 일들이 더욱 늘어나게 될 것 같다"면서 "또 일본법인엔 콘솔게임 경험을 갖고 있는 직원들도 많아 콜라보레이션이나 마케팅 협업 등 다양한 영역에서 도움을 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또 최근 넷마블이 인수한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방탄소년단 역시 일본에서 매우 인기가 높은데 이에 따른 사업 확장 가능성도 보고 있다"면서도 "다만 넷마블재팬의 주요사업 영역이 모바일게임이라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모바일게임 사업을 가장 중점적으로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엔도 유지 넷마블재팬 대표.


넷마블재팬이 추구하는 사업 방향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현재는 한국 본사의 게임을 일본에 소개하는 퍼블리셔 역할을 하고 있지만 가까운 미래에는 넷마블재팬의 게임 자체개발도 꿈꾸고 있다.

엔도 대표는 "‘세븐나이츠’, ‘리니지2 레볼루션’ 등을 흥행시키면서 일본 게이머들 사이에 넷마블의 인지도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면서 "특히 ‘레볼루션’으로 일본 게이머들의 성향이 아니었던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장르를 흥행시키면서 일본시장에 ‘넷마블은 MMORPG에 강한 회사’라는 이미지도 심었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일본에 내놓을 신작 MMORPG ‘테라M’, ‘세븐나이츠2’ 등에 대한 기대감도 높지만, 일본은 다양한 장르 게임에 대한 소구력이 높은 시장인 만큼 RPG 장르와 함께 다수의 캐주얼 게임들도 함께 선보여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하반기엔 최근 론칭한 대전격투게임 ‘더 킹오브 파이터즈 올스타’ 외에 일본 유명 애니메이션 IP로 만든 RPG ‘일곱개의 대죄’ 등을 선보일 계획"이라며 "일본 게이머들의 성향에 맞춘 콘텐츠와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면 매출은 자연스레 따라올 것으로 믿고 있다"고 소신을 밝혔다.

끝으로 엔도 대표는 넷마블재팬을 통해 그려 나가고 있는 모습을 묻는 질문에 활짝 웃으며 이렇게 답했다.

"세계적 IP 기업 디즈니도 일본 땅에 처음 발을 딛었을 땐 영향력이 미미했습니다. 이후 서비스를 전개하고 소비자와의 접점도 늘려 나가면서 현재의 디즈니로 올라섰죠. 머지않은 미래에 넷마블재팬에도 자체개발 스튜디오를 꾸리고 싶습니다. 넷마블재팬을 일본 최고의 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 만들어 나갈 테니 지켜봐 주세요."

류세나 기자 기자 기사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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