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증시 설정된 중국펀드 올 수익률 23.74%...금융주·소비주 비중확대
[에너지경제신문=나유라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 정상회담을 앞두고 중국 증시가 기지개를 켜고 있다. 지난주 상하이종합지수가 4월 30일(2078.34) 이후 약 2개월 만에 3000포인트를 돌파하는데 성공한 것은 미중 협상진전과 중국 정부의 부양 정책에 대한 기대치가 반영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미국이 30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대해 관세 부과를 유예하는 것만으로도 중국 증시에 최상의 시나리오라고 진단했다.
특히 다음달 중 중국이 지방정부를 중심으로 자동차, 가전 소비촉진정책을 펼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소비주와 금융주에 대한 비중을 확대하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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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3개월간 상하이종합지수 추이.(사진=네이버 화면 캡쳐) |
25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증시에 설정된 중국 펀드 166개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23.74%로 집계됐다. 이는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펀드(3.66%)는 물론 해외 주식형펀드(17.9%) 수익률을 가뿐히 뛰어넘은 수치다. 최근 1개월 수익률은 6.93%로 국내 주식형펀드(3.17%)를 앞서면서 나홀로 상승세를 타고 있다. 지난달 중국 실물지표의 부진이 확인되면서 인민은행의 신용공급 확대 조치가 발표됐고, 소비부양정책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진 점이 전체 증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특히 28일부터 이틀간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기간에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이 정상회담을 갖기로 하면서 중국 증시에서 무역협상에 대한 기대감은 어느 때보다 높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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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삼성증권) |
물론 이번 회담에서 무역분쟁이 ‘극적으로 타결’될 가능성은 낮지만 관세 부과 유예 등 ‘스몰딜’을 도출하는 것만으로도 중국 경제와 증시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만일 미국이 중국에 대한 관세 부과를 유예할 경우 중국 정부는 방어적인 대내외 정책 기조를 유지하고, 중장기 미션인 디레버리징과 공급개혁 프레임을 유지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통화정책은 상대적으로 완화적인 스탠스를 유지하는 동시에 하반기 감세 효과를 지켜보며 인프라 투자를 소폭 확대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앞서 중국은 올해 5월까지 8320억 위안의 특수 지방채를 발행하면서 전년 동기 대비 221.4%에 달하는 인프라 투자 재정확충을 시도했다. 김경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만일 이러한 시나리오가 현실화되면 올해와 내년 중국 경제성장률은 각각 6.2%, 6.0%를 기록할 것이다"라며 "A주 기업이익은 향후 2년간 각각 3.6%, 5.5%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중국 증시에 대한 비중을 확대하며 실적 안정성이 돋보이는 대형주와 소비주, 금융주 위주로 투자하라고 조언했다. 중국 광저우 지방정부와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NDRC)는 이달 초 잇따라 자동차, 가전 소비부양정책을 발표했다. 이는 글로벌 경기 둔화와 미중 무역분쟁 여파로 중국 소비심리가 급랭한 만큼 소비를 진작시켜 침체기에 빠진 자동차 시장을 살리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실제 지난해 중국의 승용차 판매량이 2272만대로 전년보다 6% 감소했는데, 중국 자동차 판매량이 감소한 것은 1990년대 이후 20여년 만에 처음이다.
증권가에서는 이같은 정책들이 다음달 베이징, 상하이 등 지방 정부로 확산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전종규 삼성증권 연구원은 "미중 정상회담 결과가 협상 재개로 귀결될 경우 중국 주식시장의 관심은 빠르게 정부의 부양정책과 경기 회복으로 이동할 것이다"라며 "3분기는 중국 정부의 부양정책 출시 시점, 실적 바닥 통과, 밸류에이션을 감안할 때 금융주, 소비주가 주인공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나유라 기자 ys106@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