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수급 책임질 DR시장, 발령기준·공정성 확보·홍보확대 시급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9.07.03 15:19
-정부, 수요관리 강조해 왔으나 최근 2년 동안 DR시장에 전력감축요청 계속 줄어들어

-업계 "애매한 발령기준, 불공정 시장 때문...합리적 기준 만들어 효율적 시장 만들어야"


[에너지경제신문 전지성 기자] 올 여름에도 한반도에 역대급 폭염이 닥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안정적인 전력수급의 중요성이 한층 커지고 있다. 현 정부는 기존 석탄화력과 원자력 발전소 확대보다 신재생에너지 확대와 수요관리강화를 통한 에너지효율화를 강조하고 있다. 수요관리 수단으로는 가격규제가 대표적이지만 정부는 최근 오히려 주택용 여름철 전기요금 누진제를 7∼8월 동안 완화하기로 결정했다.

가정의 에어컨 가동 등 전력소비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또 다른 수요관리 수단인 ‘수요자원(DR, Demand Response)거래시장’이 주목받고 있다. DR 시장은 전력의 안정적 수급과 기업의 효율적인 전력관리를 목적으로 지난 2014년 출범했다. 현 정부 역시 공급 위주 전력수급 정책을 탈피하고 수요관리에 중점을 두면서 DR시장의 역할과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DR은 ‘아낀 전기만큼 전기사용자에게 돈으로 돌려주는 제도’다. 기업들은 용량 발굴과 감축 관리를 하는 수요관리사업자를 통해 DR시장에 참여한다. 정부가 전력감축 요청하면 전력사용을 줄이고, 그에 따른 정산금(기본급+실적금)을 수령하는 방식이다.

지난해까지 3822개 기업이 참여, 약 4.2기가와트(GW)의 용량을 확보했다. 이는 원자력발전소 약 4기에 해당하는 규모다. 실제로 4.3GW 규모 DR과 동일 규모 LNG 발전소 운영 비용을 비교해 보면 DR은 3454억여원의 비용이 드는 LNG발전소 용량요금보다 1600억원이나 절감하는 효과를 가진다. 4GW의 발전소 건설에 4조원 이상이 소요되는 것을 감안하면 기존 제조설비 등을 활용하는 DR의 경제성은 더 높아진다고 볼 수 있다.


◇ "주춤한 DR시장, 활성화 위해 명확한 발령기준·공정성 확보·홍보확대 시급"

다만 현재 DR시장은 제대로 작동되고 있다고 보기 어려운 상황이다. 지난해 2년 동안 DR시장 평균이행률은 2017년 79.3%, 2018년 81.1%로 기존의 111%(2014년), 94.1%(2016년)보다 크게 낮아졌다. 이행률은 정부의 감축 요청량 대비 실제 감축량을 의미한다. 이행률이 이렇게 낮았던 이유는 애매한 발령기준 때문이다.

국회 산업통상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김성환 의원실 관계자는 "DR은 주로 6월부터 11월까지 가동되는데 현재는 피크(Peak, 전력수요가 최대로 몰리는 시간)때를 오후 7시로 설정해 수요감축요청을 하고 있다"며 "그러나 그 시간대는 사실상 사람들이 다 퇴근할 시간인데다 전력사용량도 상대적으로 적어 바람직한 시간대로 보기 어렵다. 보다 합리적인 기준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과제는 시장의 공정성 확보다. 2년 전쯤부터 대기업이 정상 마진 이하의 낮은 수수료율로 DR시장 참여기업들을 모집하면서 저가 출혈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대기업들은 저마진이나 ‘노마진’ 계약에도 경영상 큰 어려움이 없다. 또 이를 통해 초기시장을 잠식하는 효과도 있다.

그러나 수수료를 근간으로 생존하는 중소기업들은 타격이 큰 상황이다. 이에 대회 국회 관계자는 "독점적 사업자나 마찬가지인 일반 회사들이 단가를 후려쳐 중소업체들이 못 들어오고 있는 상황"이라며 "DR시장이 제대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일부 대기업이 독식할 게 아니라 소규모라도 시민들과 접점이 큰 지역 중소업자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물론 민간시장이기 때문에 정부가 직접 개입하기 어렵지만 공정한 시장이 되도록 정부가 최소한의 안전장치를 만들 필요는 있다"며 "국회 차원에서도 저가 수수료 경쟁 문제에 대한 해외 사례를 조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수요관리 업계 관계자 역시 "불공정하고 비정상적인 계약들로 채워진 DR자원들은 전력 피크 때 불안 요소가 되는 것은 물론 당초 도입 취지와 달리 수요관리까지 중앙집중화 되는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 "그동안 정부가 기업간의 거래라고 방치했던 면이 없지 않아 있다"며 "시장 정상화를 위해 불공정 영업 제한, 수수료 가이드라인 등 적절한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DR시장을 운영하는 전력거래소를 중심으로 홍보 강화도 추진되고 있다. 현재 전력거래소는 시장 참여 고객들을 대상으로 전국 설명회를 추진하고 있다.

한편 전력거래소 관계자는 "DR에 대한 일반 국민들의 이해도를 높이는 것은 물론 기업들이 참여하는 시장 외에 일반 국민들도 참여할 수 있는 ‘국민DR’시장도 홍보할 계획"이라며 "또 ‘DR’보다 더 익숙한 이름과 로고를 만들기 위해 용역을 진행하고 있다. 이달중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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