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산업별 기상도] ICT 업계엔 국경·업종없는 무한경쟁, '적과의 동침' 일상화될듯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0.01.01 14:48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지난 9월 16일 오후 서울 중구 정동1928 아트센터에서 열린 '웨이브(wavve) 출범식' 에 참석해 점등식을 마치고 기념촬영 하고 있다. 이태현 콘텐츠웨이브 대표, 최승호 MBC 사장, 양승동 KBS 사장,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한상혁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박정훈 SBS 사장,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고삼석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 (사진=과학기술정보통신부)



[에너지경제신문=정희순 기자] 올해 ICT(정보통신기술) 업계는 지난해에 이어 국경도 업종도 가리지 않는 치열한 경쟁과 협력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살아남기 위해서는 기업의 구조부터 바꾸어야하고, 또 성장하기 위해서는 그 누구와도 손을 잡는 것이 요즘의 트렌드다.

지난해 5G(5세대) 네트워크 상용화의 주역인 이동통신 3사는 너나 할 것 없이 ‘탈(脫)통신’을 외쳤다. 정부의 통신비 인하 정책, 그러면서도 5G를 상용화하기 위해 쏟아 부은 망 투자비용을 상쇄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먹거리를 창출해내기 위한 사업구조 재편이 시급했다. 통신 3사는 5G 상용화와 함께 신규 서비스들을 선보이며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에 나섰고, 뉴 ICT 기업, 새로운 플랫폼 기업 등의 캐치프레이즈를 내걸었다.

지난해를 조망하는 업계의 키워드는 ‘적과의 동침’이었다. 방송시장에서는 ‘넷플릭스’에 대적하겠다며 지상파 방송 3사와 SK브로드밴드의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푹(POOQ)을 결합한 토종 OTT 웨이브(wavve)가 출범했고, 유료방송시장에서는 경쟁자로 여겨졌던 케이블TV업체와 IPTV(인터넷TV) 업체 간의 인수합병(M&A)이 이어졌다.

이 같은 물결은 지난해 하반기 더욱 두드러졌다. 모바일 내비게이션·플랫폼 운송사업 등 모빌리티 분야에서 경쟁하던 SK텔레콤과 카카오가 전략적 파트너십을 구축했다는 소식에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이번에는 네이버의 자회사 라인과 야후재팬이 경영통합을 전격 선언했다. 일본 간편결제 시장을 두고 경쟁하던 이들이 구글과 알리바바에 대항하는 세계적인 AI 기술회사를 만들겠다며 협력에 나선 것이다.

최근에는 배달애플리케이션 ‘배달의 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이 독일의 딜리버리히어로(DH)에 약 4조7500억 원 가량에 매각되기도 했다.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대표는 지난 12월 17일 사내 직원들과의 대화자리에서 "이번 인수합병은 회사를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시킬 수 있느냐 없느냐의 갈림길에서 하게 된 딜(Deal)이었다"라며 "한국에서만 사업을 한다면 그것은 고립의 길에 접어드는 것이고, 인수합병은 생존과 동시에 성장을 할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2020년은 5G 확산이 가속화되고, 기업용(B2B) 5G 서비스가 본격적으로 등장하는 해다. 유·무선 통신망은 소프트웨어(SW)를 통해 지능화되고, 인공지능(AI)을 적용하는 사례도 늘어난다. AI 고도화를 위해서는 막대한 데이터가 필수적이다. 지난해 통신사들이 벌인 이런 융합의 기류가 업계 전반에 퍼질 수 있다는 얘기다.

업계 관계자는 "롱텀에볼루션(LTE) 시대가 열리면서 미국과 중국의 IT 기업들이 빠르게 성장했다"면서 "산업 간 연결과 융합이 중요한 5G 시대에 누가 먼저 새로운 시장과 가치를 먼저 선점하느냐가 성공의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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