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보험 흔들다] 기준금리 0% 시대, 보험업계 '울상'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0.03.18 07:38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6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에너지경제신문=김아름 기자] 보험업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팬데믹이 확실시 되면서 감염 우려에 따라 대면 영업 채널 중단과 콜센터(TM) 채널은 사실상 정지됐다. ‘엎친 데 덮친 격’ 금리마저 ‘제로(0%)’ 길에 들어섰다. 이미 저금리 기조와 저출산 등 업황 불황으로 침체기를 겪는 상황에서 사면초가에 놓인 것이다. 2020년 코로나19 파도가 덮친 보험업계 현황을 되짚는다.<편집자주>

보험업계에 빨간불이 켜졌다. 한국 경제가 사상 처음으로 ‘0% 금리’ 길목에 들어선 것이다. 업의 특성 상 금리에 영향을 받다 보니 미치는 영향 역시 상당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18일 금융업계 등에 따르면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 16일 임시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1.25%에서 연 0.75%로 0.50% 포인트 인하했다. 국내 기준금리가 사상 첫 0%대 시대에 들어선 것이다.

관련 소식이 알려지면서 보험업계는 깊은 시름에 빠질 전망이다. 초저금리로 운용자산이익률 하락은 물론이고 역마진 확대에 따른 수익성 악화가 기정 사실화 됐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 생명보험사들 대부분은 저금리 기조 장기화로 자산운용 수익 부진을 겪는 상태다. 이들은 안정적 자산운용을 위해선 가입자에게 받는 채권이나 보험료, 주식 등을 굴려 수익을 남기는데 금리가 인하되면 수익률까지 줄어든다. 자연스럽게 제로금리에 따른 영향은 불 보듯 뻔하다.

실제 생명보험협회가 공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국내 생보사들의 운용 자산이익률은 3.5%대로 역대 최저에 머물고 있다. 보험료 평균 적립이율인 4.25%보다도 0.75%포인트 낮은 수치다. 10곳의 손보사 역시 지난해 상반기 평균 운용자산이익률이 평균 3.6%로 전년 동기(3.7%) 대비 0.1%포인트 감소했다. 기준금리가 내려가면 이 수치마저 더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연합3

▲금리 인하는 보험사의 운용 자산이익률에도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

운용자산이익률이 쪼그라들게 되면 이자역마진 또한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과거 고금리 상품을 판매한 생보사들의 경우 그 영향은 크다. 생보사들은 2000년대 초반까지 5~6%의 예정이율이 책정된 고금리 상품을 판매했다. 비중만 60%에 이른다. 해당 상품들은 현재까지 6∼8% 금리를 보장하고 있는데 그렇다 보니 오늘날 영업이익에 큰 손실을 주고 있다. 재무건전성이 흔들릴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결국 삼성생명은 다음달 1일부터 종신보험 상품의 예정이율을 0.25%포인트 일괄 인하키로 결정했으며 한화생명과 NH농협생명, 교보생명 등도 이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일각에선 이번 제로금리 여파로 올해 하반기 보험료 인상과 예정이율 인하 카드가 다시 한번 나올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기존 예정이율 인하가 손실을 줄이는 정도에 그칠 것으로 판단된다는 이유에서다.

한편 한은은 16일 임시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현재 연 1.25%인 기준금리를 0.50%포인트 인하, 0.75%로 운용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결정은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0% 금리’ 도입 발표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연준은 현지시간으로 15일 기존 연 1.00%∼1.25%를 0.00%∼0.25%로 1%포인트 인하했다. 5년 만에 ‘제로(0)금리’ 도입을 선언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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