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신문=정희순 기자] 국내 게임업계가 잇달아 콘솔 시장에 도전장을 내고 있다. 국내 게임시장은 모바일 게임 위주로 편중된 상황이지만, 최근 닌텐도 스위치를 통해 출시된 ‘모여봐요 동물의 숲(이하 동물의 숲)’이 선풍적인 인기를 끄는 등 국내 콘솔 시장이 급격하게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 3N 잇달아 콘솔 시장에 출사표
20일 업계에 따르면 넥슨과 넷마블, 엔씨소프트 등 이른바 ‘3N’를 중심으로 콘솔게임을 잇달아 선보인다.
먼저 넥슨은 대표 IP(지식재산권)인 ‘카트라이더’를 기반으로 한 신작 ‘카트라이더: 드리프트’를 국내외에 출시할 예정이다. ‘카트라이더: 드리프트’는 콘솔과 PC의 크로스플레이를 지원하는 넥슨의 첫 멀티 플랫폼 프로젝트다. 넥슨은 지난해 말 카트라이더: 드리프트를 아시아와 북미·유럽 등에서 비공개베타테스트(CBT)를 진행했으며 올해 출시를 목표로 막바지 담금질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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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마블은 올 여름 ‘세븐나이츠’를 활용한 첫 콘솔 게임 ‘세븐나이츠 -타임 완더러(Time Wanderer)-’를 내놓는다. 넷마블이 지난 2014년 처음 출시한 모바일 RPG(역할수행게임) ‘세븐나이츠’는 글로벌 누적 다운로드 수 6000만을 기록한 넷마블의 히트 IP다.
앞서 넷마블은 지난해 3분기 다수의 콘솔 게임 타이틀을 개발 중인 게임개발사 ‘니오스트림 인터랙티브’에 약 30%의 지분 투자를 진행하기도 했다. 당시 백영훈 넷마블 부사장은 "현재 콘솔시장 진출 전략으로 ‘세븐나이츠’ 스위치 버전을 닌텐도와 협업 중이며, 콘솔 개발사에 전략적 투자를 진행했다"며 "모바일에 국한하지 않고 콘솔 등 다양한 플랫폼으로의 이식 등의 전략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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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씨소프트 역시 현재 다수의 콘솔 게임을 준비 중이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는 지난달 열린 주주총회에서 ‘콘솔’ 플랫폼에 대한 강한 의지를 표명한 바 있다. 당시 김 대표는 "나날이 성장하고 있는 글로벌 콘솔 게임시장은 우리에게 새로운 무대가 될 것"이라며 "엔씨는 여러 개의 콘솔 게임을 준비 중이며, 새로운 장르의 게임도 개발 중에 있다"고 말했다.
엔씨소프트는 우선 신개념 인터랙티브 음악 게임 ‘퓨저(FUSER)’를 올 가을 북미와 유럽 시장에 선보일 예정이다. 퓨저는 미국의 음악리듬 게임 전문 개발사인 ‘하모닉스(Harmonix)’가 제작하고 엔씨웨스트가 퍼블리싱을 맡는다. 국내 출시 여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엔씨소프트의 히트 IP ‘리니지’를 기반으로 한 콘솔 게임 ‘프로젝트TL’도 나온다. TL은 더 리니지(The Lineage) 약자다. 엔씨소프트는 해당 게임의 CBT를 연내 국내에서 진행한 뒤 국내를 비롯한 세계무대에 선보이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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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날로 성장하는 국내 콘솔 시장
그간 국내 게임 시장은 콘솔 게임의 불모지로 여겨졌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간한 ‘2019 대한민국 게임백서’에 따르면, 국내 콘솔 게임 시장규모는 2018년 기준 5285억 원으로, 전체 게임 시장의 3.7%에 불과했다. 모바일(46.6%)과 PC(35.1%)에 비하면 미약한 수준이다.
하지만 콘솔 시장의 규모는 해마다 40~50% 성장률을 보이며 덩치를 키우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전망하는 2021년 국내 콘솔시장 매출액은 7042억 원으로, 이는 2015년(1661억 원) 대비 4~5배 가량 확대된 수치다.
특히 최근에는 콘솔 게임 ‘동물의 숲’이 닌텐도 스위치 품귀 현상을 불러올 정도로 흥행에 성공하면서 국내 콘솔시장의 확대 가능성에 기름을 부었다. ‘동물의 숲’은 지난달 20일 첫 출시 이후 전국 온·오프라인 매장에서 순식간에 동이 났다. 닌텐도 스위치를 판매하는 이마트가 지난달 20일부터 이달 8일까지 매출을 집계한 결과, 닌텐도 스위치의 본체, 타이틀 매출은 각각 226.7%, 222.8%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국내 게임사의 콘솔 신작 개발은 ‘플랫폼 다변화’라는 게임업계 트렌드와 맞물려있다”면서도 “국내보다 북미나 유럽 지역의 콘솔 시장 규모가 큰 만큼, 국내 기업들의 해외 수출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