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매금지' 앞두고 청약시장 실수요자 중심 재편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0.05.18 15:43

▲7월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8월 수도권과 지방광역시의 전매금지에 따라 청약시장이 투자자가 아닌 실수요자 위주로 재편될 전망이다. 사진은 경기도 고양의 한 견본주택 현장.(사진=연합)


[에너지경제신문 윤민영 기자] 오는 8월부터 수도권과 지방광역시에서 전매제한 기간 최대 8년으로 늘어남에 따라 묻지마 청약이 사라지고 실수요자 중심으로 청약시장이 재편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계속되는 규제로 인해 청약자들이 입지와 분양가 등을 따지며 청약 단지 선별에 꼼꼼하게 임하는 것으로 보인다.

18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가 수도권·지방광역시 전매금지 시행 계획을 발표한 직후 청약 열기가 뜨거웠던 곳은 경기 화성 신동탄포레자이다. 한국감정원 청약홈에 따르면 신동탄포레자이는 지난 12일 진행된 1순위 청약에서 739가구 모집에 모두 5만 명이 넘게 몰리며 평균 약 70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특히 선호도가 높았던 84㎡는 500대1이 넘는 경쟁률을 보이기도 했다.

또 서울 강서구 화곡동에서 분양한 우장산숲 아이파크도 평균 66대1이 넘은 경쟁률로 1순위 당해 마감했다. 역시 84㎡에서 약 90대1의 가장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화성은 6개월의 짧은 전매제한, 서울은 중도금 대출이 가능한 단지라는 점이 청약자들을 몰리게 한 점으로 보인다.

공공택지임에도 고분양가 논란이 있었던 고양시 덕은지구의 DMC리버포레자이는 최저 청약가점이 16점대에 그쳤다. 비슷하게 분양한 DMC리버파크자이도 최저 가점이 24점이었다. 평균 청약경쟁률도 각각 17.24대1, 11대4로 1순위 마감에 성공했지만 기대보다는 높지 않았다. 행정구역상 고양시지만 서울 생활권이라는 점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같은 지구에서 분양에 성공한 덕은대방노블랜드와 덕은중흥S클래스보다 3.3㎡당 평균분양가가 약 800만원 정도 비싸다는 점이 청약 수요가 줄어든 원인으로 보인다. 현재 분양을 진행하고 있는 DMC리버시티자이가 앞선 두 단지보다 3.3㎡당 약 600만원 정도 저렴한데, 청약 경쟁률이 높게 나올 경우 이러한 시각을 뒷받침 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날 같은 날 의정부에서 분양을 진행한 두 단지의 청약률도 차이를 보였다. 의정부 롯데캐슬골드포레는 1순위에서 평균 8.19대1, 의정부역진산앤월드메르디앙은 2.82대1을 기록했다. 월드메르디앙은 역세권에다 입주가 올해 12월로 빠르지만 롯데캐슬골드에서 대단지 선호 효과가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흐름이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8월 전매제한 강화와 7월 29일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에 앞서 분양 물량이 급증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입지나 단지 규모, 분양가, 브랜드 파워 등에 따라 청약률이 다양하게 나올 수 있을 것이란 의미다.

업계 한 관계자는 "분양물량이 늘어나면서 지역별 단지별 청약 양극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면서 "같은 수도권이라도 청약열기가 높지 않은 곳은 미달의 우려도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반대의 시각도 있다. 전매제한이 투기수요 일명 ‘허수’를 낮추는 것일 뿐 오히려 실수요자들의 청약 통장이 몰릴게 만들 수 있다는 관측이다.

분양업계 한 관계자는 "전매기간이 짧거나 로또분양으로 인식되는 단지들은 투자수요를 품고 있기에 경쟁률이 치열하지만 그만큼 실수요자들도 많이 청약에 참여한다"면서 "투기 수요가 사라지면 당첨 기회가 늘어나기 때문에 실수요자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청약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5·11 대책에 따라 오는 8월부터 수도권과 지방광역시에서 입주자 모집 공고를 낸 단지들의 분양권 전매 제한 기간을 최대 8년으로 늘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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