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파이낸셜·핀크·카카오페이 등 높은 금리나 혜택 내건 상품 출시
"단기간 부담돼도 고객 유치 중요"
▲8일 네이버파이낸셜이 미래에셋대우와 함께 출시한 네이버통장(위)과 15일 핀크와 SK텔레콤, KDB산업은행이 함께 출시할 T이득통장. |
[에너지경제신문 송두리 기자] 핀테크 기업들이 높은 금리나 혜택을 주는 상품을 내놓으면서 금융권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은행, 증권사 등 정통적인 금융기관들이 사상 초유의 낮은 금리를 제공하고 있다는 틈새를 공략하며 고객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는 것이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날 네이버파이낸셜은 미래에셋대우와 함께 연 3% 수익을 제공하는 수시입출금 종합자산관리계좌(CMA) 통장인 네이버통장을 출시했다. 예치금 보관에 따른 연 3% 수익뿐 아니라 통장과 연결된 네이버페이로 충전이나 결제를 하면 3% 포인트도 적립해준다.
네이버통장 가입자들은 네이버페이 전월 결제 금액을 기준으로 100만원까지 세전 연 3%의 수익률을 얻을 수 있다. 통장 출시를 기념해 8월 31일까지는 전월 실적 조건 없이 100만원 내 연 3% 수익률을 준다. 9월 1일부터는 전월 결제 금액이 월 10만원 이상이면 연 3%, 월 10만원 미만이면 연 1% 수익률을 제공한다.
현재 증권사 CMA 통장 수익률이 약 0∼1%대라는 점과 비교해보면 높은 수준의 금리다. 기준금리가 사상 최저 수준인 연 0.5%까지 떨어지면서 기존 금융회사들 상품 금리도 일제히 하락하고 있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기준금리가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져 채권에 투자하는 CMA 통장 수익률을 연 3%까지 주는 것은 역마진 등의 우려가 있다"며 "증권사 단독으로 내놓기 어려운 상품"이라고 말했다.
네이버파이낸셜이 높은 금리와 포인트까지 파격 혜택을 주는 것은 고객 확보가 급선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당장 각종 혜택을 제공하는 것이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고객 선점을 위한 마케팅 비용으로 여긴다는 것이다.
앞서 카카오페이의 경우 지난 2월 카카오페이증권을 출범하고, 카카오페이머니를 증권 계좌로 업그레이드하는 서비스를 제공해 출범 28일 만에 50만 계좌, 두 달 반 만에 100만 계좌를 달성했다. 증권 계좌 업그레이드를 사전에 신청한 사용자들은 계좌 잔액에 대해 카카오페이증권이 제공하는 세전 최대 연 5% 수익(예탁금 이용료)을 얻을 수 있었다. 또 사용자가 자유롭게 입출금 해도 주 단위로 평균 보유액의 기본 세전 연 1.1% 수익을 제공한다. 지난달 말까지는 매주 평균 보유액 1만1원~100만원 구간에 세전 연 5%를 지급하는 프로모션을 진행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핀테크 기업 입장에서는 고객 유치를 미리 해 두면 나중에 이벤트 등 마케팅을 진행하기도 쉽다"며 "당장은 높은 금리를 제공하기 부담스럽고 비용이 들더라도 가입 고객을 늘리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각종 혜택을 내거는 핀테크 기업들의 고객유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핀크는 SK텔레콤, KDB산업은행과 손을 잡고 최대 2% 금리를 복리로 제공하는 자유입출금 통장 ‘T이득통장’을 15일에 출시한다고 같은 날 밝혔다. 기본금리 1%에 우대금리 1%를 제공한다. SK텔레콤 이동통신 회선을 유지하고 산은 마케팅 정보 활용에 동의했다면 예치금 200만원까지 연 2% 금리를 적용받을 수 있다. 시중은행 자유입출금 상품 금리는 0%대까지 하락한 상태다. 앞서 핀크는 SK텔레콤, DGB대구은행과 함께 최대 5% 금리를 주는 ‘T 하이(high)5 적금’, SK텔레콤, 산은과 함께 ‘KDB x high5 적금’을 선보여 눈길을 끌기도 했다.
또 이날 카카오페이는 하나은행과 함께 수수료 면제 혜택을 주는 ‘하나 카카오페이 통장’을 출시했다. 하나은행은 12월 말까지 진행되는 이벤트 기간에 하나 카카오페이 통장을 개설하고 카카오페이 충전계좌에 연결 등록한 고객에게 카카오페이머니와 카카오인기 이모티콘을 준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새로 금융권에 진출하는 핀테크 기업들이 고객을 가장 빨리 유치할 수 있는 방법은 현재로써는 높은 금리와 혜택을 제공하는 것"이라며 "단기간에는 부담이 되겠지만 향후 금리를 조정해가면서 부담을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송두리 기자 dsk@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