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방·노래방 등 10개 고위험시설에 지급…업종 같으면 동일금액 지급
매출 줄어든 다른 업종 소상공인도 지급, 정부가 국세청 자료로 대상자 파악해 통보
저소득층 긴급생계비·아동특별돌봄지원·통신비 등 2조원대 지원
▲전북 정읍시·남원시·임실군·군산시·익산시소상공인연합회가 4일 오전 전북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생계가 어려워진 소상공인들에게 현실적이고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해달라"고 촉구했다. [사진=연합] |
추석 연휴를 앞두고 집행 속도를 끌어올리기 위해 가능한 한 본인이 소득을 증명할 필요 없이 정부가 이미 확보한 국세청 신고 자료로 대상을 가려내 대상자들에게 통보하고 기존 전달체계를 통해 지원금을 신속히 지급한다는 방침이다.
8일 정부와 여당에 따르면 정부는 이런 내용을 담은 4차 추경안을 오는 10일 확정해 발표하고 11일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이번 4차 추경에서 가장 큰 규모인 3조원의 재원이 투입되는 소상공인·영세 자영업자 대상 ‘새희망자금’은 거의 대부분 소상공인이 지원 대상에 속할 전망이다.
소상공인의 경우 작년 매출액 기준에서 일정 수준 이하로 매출이 급감한 사실을 국세청 납세 신고자료 등을 통해 정부가 자체 확인한 뒤, 본인에게는 최소한의 요건만 확인한 채 사실상 사전심사를 생략하고 지원금을 지급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정부는 일단 12개 고위험시설 업종 중 유흥주점, 단란주점 등 일부 업종을 제외한 나머지 업종 모두에 대해 매출 감소가 확인되면 일괄적으로 최대 200만원의 지원금을 지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같은 업종이면 매출 규모, 감소폭과 관계없이 같은 액수의 지원금을 지급한다. 정부가 코로나19 확산 방지 차원에서 영업을 금지한 만큼 손실의 일정 부분을 보상해주는 성격이다.
12개 고위험시설은 클럽·룸살롱 등 유흥주점, 콜라텍, 단란주점, 감성주점, 헌팅포차, 노래연습장, 실내 스탠딩 공연장, 실내집단운동(격렬한 GX류), 뷔페, PC방, 방문판매 등 직접판매홍보관, 대형학원(300인 이상)이다.
뿐만 아니라 고위험시설에 해당하지 않더라도 매출이 일정 수준 이상으로 줄어든 소상공인에게도 지원금을 지급할 방침이다.
국회에서 추경 심사를 최대한 서두르더라도 추석 전 지원 대상 100%에게 지급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정부도 보고 있다. 다만 추석 전 대상자에 대한 ‘통보’는 적어도 마치겠다는 목표다.
지원 대상 선별 방식에는 국세청에 신고된 2019년 귀속분 종합소득, 부가가치세 신고 자료를 활용하기로 했다. 소상공인, 영세 자영업자의 작년치 소득자료를 활용하면 신속하면서도 형평성 있는 선별 작업이 가능하다는 판단에서다.
아울러 소상공인 지원에서 예기치 못한 사각지대가 발생하면 ‘긴급 생계비 지원’ 제도를 활용해 지원금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은 이날 MBC 라디오에 출연, "국세청이 우리나라 모든 국민들의 2019년 소득 자료를 다 갖고 있다"며 "그 중에서 예를 들어 소상공인 카테고리를 설정하고, 그 대상 안에서 거의 보편에 가깝게 지급하는 방법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4차 추경의 핵심 개념은 카테고리 선별은 더 어려운 분을 선별하겠지만, 선별된 카테고리 내에서는 가능한 한 사전 심사 없이 최소한의 요건 확인만 통해서 보편적으로 지급하는 방식으로 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4차 추경에서 두 번째로 많은 2조원 규모 재원을 투입하는 고용 취약계층에 대한 2차 긴급고용안정지원금은 1차 지원금 수령자에 대해 추가 지원을 하는 동시에 신규 신청을 받아 지원금을 지급하는 두 갈래로 지원이 이뤄진다.
1차 지원 대상에 대한 추가 지원은 앞서 150만명의 자영업자와 특수고용형태 근로자(특고), 프리랜서에게 1인당 150만원을 지급한 데이터를 그대로 활용해 별도의 심사 없이 4차 추경 확정 즉시 지원금을 주게 된다.
다만 2차 지원금을 신규 신청한 이들은 심사 절차 등에 시간이 다소 걸릴 수 있다.
이 밖에 ▲ 기존 정부 지원프로그램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생계 위기에 처한 저소득층 대상 긴급생계비 지원 ▲ 학교에 가지 못한 아이가 있는 가구에 대한 아동특별돌봄지원 ▲ 비대면 활동이 늘어난 국민에 대한 통신비 지원 등 나머지 사업을 모두 합쳐 2조원대 중반의 재원이 쓰일 예정이다.
이 때문에 아동 돌봄쿠폰 초등생 확대 지급은 초등학생 전학년으로 대상을 넓힐지, 1인당 월 1만원 안팎의 지급이 거론되는 통신비 지원 대상을 전 국민의 최대 절반까지 확대할지 여부 등이 아직까지 다소 유동적으로, 막판까지 당정 간 조율이 이뤄질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청년들에게도 일시금 형태의 지원금을 지급하는 방안을 살펴보고 있으며, 지원 금액과 대상자 지급 방식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신속한 집행을 위해 기존 전달체계를 활용해야 하는 만큼, 취업 지원사업인 ‘취업성공패키지’나 청년구직활동지원금을 통해 지원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취업성공패키지는 참여자에게 월 50만원씩 최장 3개월간 구직촉진수당을 주고, 청년구직활동지원금은 월 50만원씩 최장 6개월 동안 지급된다.
[에너지경제신문 전지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