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작년 9월 24일 오후(현지시간) 뉴욕 유엔 총회장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사진=연합) |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오는 22일(현지시간) 열리는 제75차 유엔 총회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라 사상 처음 원격 화상회의 형식으로 진행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일반토의 첫날 기조연설에 나설 예정이다.
8일(현지시간) 주유엔 한국대표부 등에 따르면 유엔은 오는 15일 볼칸 보즈키르(전 터키 EU담당 장관) 총회 의장 주재로 제75차 총회 개회식을 열고 내년 9월14일까지의 새로운 회기를 시작한다.
올해 회의는 코로나19 대유행 탓에 화상회의 방식을 도입한다. 각국 정상 등 고위급 인사들의 사전 녹화 연설을 상영하고, 미국 뉴욕 유엔본부 총회장에는 국가별로 1∼2명만 물리적으로 참석하는 혼합 형태의 회의다. 물리적 참석자는 대부분 각국 유엔대표부 대사들이다. 따라서 예년 총회와 달리 각국 정상과 외교장관 등 고위급 인사들의 뉴욕행은 불발될 것이 유력하다. 주유엔 미국대표부가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지정 여행경보 2∼3단계 국가들의 모든 대표단은 "예외없이 의무적으로 14일간 자가격리를 해야한다"는 내용의 서한을 보냈기 때문이다. 유엔 회원국의 90% 이상이 CDC 지정 여행경보 2∼3단계에 해당한다.
총회의 하이라이트에 해당하는 각국 정상 등의 연설인 ‘일반토의’(General Debate)는 "우리가 원하는 미래, 우리가 필요로 하는 유엔 ; 다자주의에 대한 공동의 약속을 재확인 - 효과적인 다자주의 행동을 통한 코로나19 대응"이라는 주제로 오는 22∼26일, 29일 진행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만이 세계 지도자 중 유일하게 직접 총회에 참석해 일반토의 연설을 할 것으로 관측된다.
켈리 크래프트 유엔주재 미국대사는 "트럼프 대통령은 직접 연설하는 유일한 지도자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고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가 지난 7월 말 보도한 바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일반토의 첫날인 22일 전체 9번째 순서로 연설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이번 일반토의 주제가 코로나19 대응이라는 점에서 한국의 코로나19 대응을 소개하고 범세계적 대응을 위한 국제적 연대와 협력, 다자주의 강화를 호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은 일반토의 마지막날인 29일 마지막 순번(14번째)으로 연설할 예정이다. 김성 주유엔 북한대사가 연설자로 나설 것으로 전해졌다.
일반토의 외에 한국은 오는 21일 유엔 75주년 기념 고위급회의에서 5개 중견국 협의체인 믹타(MIKTA) 의장국 자격으로 공동연설을 하고, 23일 보건안보우호국그룹 장관급회의에서도 공동의장국으로 장관급 화상회의를 주재할 예정이다.
이번 총회에서는 코로나19 대응 문제 외에 이란을 비롯한 중동 문제와 북한 문제 등 다양한 글로벌 현안을 논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주유엔 한국대표부 관계자는 "모든 부대행사가 화상 형식으로 개최되는 것은 전례가 없는 상황"이라면서 "물리적으로 만나서 여는 일정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