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전망/대북 경협물꼬 틀까
광물 매장량 잠재가치 9조7574억달러 규모…
희토류도 본격 개발 착수
개발기술·장비 노후화로 생산량 턱없이 저조
향후 5년간 대한민국의 국정을 책임질 새 지도자가 탄생했다. 박근혜 제18대 대통령이 바로 그다.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선거전을 거쳐 당당히 당선의 영광을 차지한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내달 취임이후 풀어나가야 할 국정과제는 제 분야에 걸쳐 만만치가 않다. 그 중에서 현 이명박 정부 출범과 함께 금강산 관광객 피격, 천안함 폭침 이후 경색된 남북 관계는 정부의 5.24 조치와 함께 올 스톱된 이후 현재까지 그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
박근혜 정부 출범과 함께 이목이 집중되는 초미의 관심사중의 하나가 바로 대북 경협재개와 북한지하자원 공동개발사업의 추진이다. 대선 주요 공약사항의 하나이기도 했던 남북 간 교류재개는 과연 가능할 것인가? 성사 가능성을 전제로 북한의 광물자원 매장량 현황 및 남북 공동자원개발 추진시 법·제도적 장치 등 제반 풀어나가야할 과제 등을 집중 조명해 본다.
한국광물자원공사 및 북한자원연구소 등이 파악하고 있는 북한 내 지하자원 매장량은 철, 동, 아연, 몰리브덴, 마그네사이트 등 금속 및 비금속 광물을 포함해 다양한 광종의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으며, 특히 마그네사이트, 흑연 등 8개 광종은 매장량이 세계 10위권 내에 들 정도로 풍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1년 기준 마그네사이트 세계 3위(28억7천톤), 흑연(149만톤) 및 중석(27만톤) 각 4위, 아연 5위(673만톤), 희토류 6위(25만2천톤), 연 7위, 철광석 10위(43억3천만톤) 등의 수준이다.
최경수 북한자원연구소장은 “북한에는 철·아연·마그네사이트 등의 매장량이 세계적 규모인 것은 물론, 중국이 자원 무기화했던 희토류 등 희유금속 광물도 다량 부존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전했다.
● 자원 매장량 잠재가치 9조7574억 달러 달해
북한 지하자원 매장량 및 잠재가치를 분석한 연구보고서(북한자원연구소)에 따르면 북한 자원매장량의 잠재가치는 2012년 현재 금을 제외한 광물가격의 하락으로 지난 2011년에 비해 약 6.5% 감소한 9조7574억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분석됐다. 남한의 경우 4563억 달러 규모임을 감안하면 엄청난 차이가 있음을 엿볼 수 있다. 북한에서 가장 잠재가치가 높은 광물은 석탄으로 3조4851억 달러 수준이고, 다음이 석회석, 마그네사이트 순으로 잠재가치가 높을 것으로 추정됐다.
철광석의 경우 6206억8100만 달러로 남한의 46억7600만 달러에 비해 격차가 무려 133배에 달한다. 우라늄은 138억8100만 달러 규모이며, 최근 들어 세계적으로 각광을 받고 있는 희토류는 확인된 매장량만 25만여톤으로 잠재가치는 대략 218억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희토류의 경우 그동안 매장량 탐사가 이뤄지지 않았으나 최근 들어 각광을 받게 되자 희토류 개발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1년 7월 조선신보에 따르면 북한 내 희토류 매장량이 2000만톤 규모에 달하는 것으로 보도한바 있다.
그러나 문제는 이 같은 내용을 공식화하기 힘든 것은 북한 정부나 연구기관이 공식적인 자료를 공표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공신력 있는 연구기관의 확인을 거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누락된 광산도 상당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 광산개발 기술 및 장비 노후화로 생산량 극히 저조
이렇듯 풍부한 지하자원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광산 생산량은 턱없이 낮은 수준이다. 지난 2010년 기준 석탄은 생산능력은 5765만톤이나 생산량은 2550만톤에 그쳐 광산 가동률은 44.2%에 불과한 실정이다.철광석의 경우도 생산능력 1350톤이나 생산량은 509만3000톤으로 가동률은 37.7% 수준에 머물러 있다. 북한의 대표적인 철광산인 무산 철광산도 생산능력은 650만톤이나 생산량은 204만톤으로 가동률이 31.4%에 불과하다.
이처럼 생산능력에 비해 실제 생산량이 미미한 것은 광산장비의 노후화, 전력난 등이 주된 요인인 것으로 풀이된다. 광산장비의 대부분은 1980년대에 제작된 것으로 노후화돼 정상적인 가동이 어렵기 때문이다. 또한 최근엔 신규 수력발전소를 건설해 전력생산에 나섰으나 2009년 235억 kWh에서 2010년 237억 kWh로 별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북한은 지난 2009년부터 대중국 자원수출 증대정책을 지속하고 있으며, 주요 수출광물은 무연탄과 철광석이다.
2011년 중국에 대한 무연탄 수출은 1117만3000톤으로 생산량(2550만톤)의 43.8%를, 철광석은 생산량(509만3000톤)의 49.3%를 수출한 것으로 분석됐다. 북한의 주요 광물 총 생산액은 총 61억4700만 달러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으나, 2010년 북한의 GNI()가 260억 달러로 알려지고 있어, 광업생산이 북한 경제에 상당히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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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야인이 된 최경수 박사(공학)의 2013년 계사년 새해에 바라는 소망이다. 그는 현재도 북한자원개발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북한자원연구소(NOKORI)’ 를 개설, 운영 중에 있다. 현재의 직함은 북한자원연구소 소장.
-새 정부에 바라는 가장 큰 희망은.
▲새누리당 박근혜 대통령 당선자는 대선후보 시절 공약사항으로 대북 정책추진과제를 내놓은바 있다. 남북 지하자원개발협력사업은 새 정부에서 가장 핵심적으로 추진될 공약 어젠다중 하나로 제시한바 있어 기대감이 적지 않다.
-정부의 5·24 조치 이후 남북 경협은 올스톱 상태로 지금까지 지속되고 있다. 새 정부가 대북 경색관계를 풀고 협력관계 모드로 전환될 경우 자원개발분야에 대한 선결과제는 무엇으로 보나.
▲남북 지하자원협력사업은 정부 부처끼리 경쟁적으로 추진해서도 안 될 일이지만, 어느 한 기관이 독점적으로 추진해서도 안 될 것으로 본다. 북한에게 잘못된 시그널을 주지 않기 위해서는 대북협상법과 대북사업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정부기관이 먼저 나서고, 이후 각 사업별로 해당기관이나 사업체가 단계적으로 추진해야 할 것이다.
-시급한 법적·제도적 보완사항은.
▲너무나 잘 아는 사실이지만 남북 관계에 대해선 정치적인 문제로 확신을 할 수 없다는 게 가장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따라서 새 정부에서는 한꺼번에 서둘러서 많은 것을 추진하기보다는 면밀한 준비와 검토를 거쳐 성공사례를 만드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본다. 남북관계가 복원되면 많은 일이 이뤄지기 시작하겠지만, 그 중에서도 그동안 북한 자원개발사업에 참여 해왔던 기업가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과제가 있다.
우선적으로 북한에 각종 광산물에 대한 품질검사센터를 건립하는 일이다. 그동안 남한기업이 북한으로부터 광산물을 반입하면서 가장 빈번하게 발생했던 문제는 북한산 광산물의 품질을 보장하기 어렵다는 데서 비롯됐다. 북한이 발행한 품질검사표와 실제로 반입되는 광산물과의 품질차이가 심해 클레임이 자주 발생하는 문제가 다반사였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북한 특정지역에 광산물 품질검사센터를 건립해 북한산 광산물에 대한 품질검사를 실시함으로써 분쟁의 소지를 사전에 차단할 수 있는 신뢰적 관계 정립이 필요하다고 본다. 특히, 품질검사센터는 중장기적으로 북한 광산물물류센터 기능과 함께 광산물 비축기지 역할도 수행해야 할 것이다.
-그 다음으로 필요한 우리 정부의 핵심 과제는.
▲앞서 언급한바와같이 지난 우리 정부가 취한 2010년 5.24 조치는 북한 지하자원에 관심이 있는 국내기업에게 북한 사업은 남북 간 정치적인 문제로 인해 언제든지 중단될 수 있다는 큰 교훈을 주었다. 이를테면 현재도 가동 중인 개성공단과 같은 것이 대표적 모델케이스라고 할 수 있다. 남북 당국 간 협상을 통해 정치적인 문제와 분리될 수 있는 경제협력 특구를 설정해 정치적인 문제와 분리해 운영하는 방안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본다.
이미 매장량 등 사전조사가 상당 이뤄진 함경남도 단천(철·아연·마그네사이트), 함경북도 무산(철광), 평안남도 순천(석탄광) 등과 같은 지역을 특구로 지정해 공동 개발사업을 추진하는 방안을 들 수 있다.
-자원개발사업을 전담할 정부 차원의 기관이 필요할 것으로 보이는데.
▲당연하다. 이러한 제반 여건을 감안할 때 정부가 직접 북한과 지하자원개발협력사업을 추진할 수 없기 때문에 정부를 대신해 사업을 추진할 독립적인 기관의 설립이 필요하다고 본다. 이를테면 전담기관으로서 정부가 재원을 출자하는 ‘남북지하자원개발협력공사(가칭)’ 과 같은 독립적인 기관의 설립을 제안하고 싶다.
‘남북지하자원개발협력공사’는 우선 지하자원과 관련해 대북 사업 경험이 없는 민간기업의 대북 협상을 지원하고, 또한 지하자원 무역 및 투자 과정에서 발생하는 분쟁을 해결해주는 역할도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