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밤 품은 정동, 그 모습은?…중구 ‘야행축제’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5.05.14 11:11

▲중구 정동 야행축제-덕수궁 야경.

늦은밤 품은 정동, 그 모습은?…중구 ‘야행축제’

[에너지경제] 100년 전 풍광, 한국 근대문화유산이 몰려있는 중구 정동 일대에서 야간 축제가 처음 열린다. 역사 위에 문화가 흐르고, 그 맛에 취해 고즈넉한 정동길을 걷노라면 일상의 고단함은 어디론가 사라진다. 평소 철문이 굳게 닫혀있던 주한미국대사관저 일부도 이번 축제 기간에 개방된다. ‘비밀의 화원’이 한시적으로나마 잠시 열리는 것이다.

중구는 5월29일~30일 양일간 정동 일대에서 ‘정동 야행(貞洞 夜行) 축제’를 연다. 꽃향기 익어가는 봄밤에 떠나는 테마여행으로 오후 6시부터 밤 10시까지 열린다. 축제는 야사(夜史), 야설(夜設), 야로(夜路), 야화(夜花) 등 4개 프로그램으로 구성돼 정동의 밤을 만끽할 수 있다.

최창식 중구청장은 “근대문화유산이 몰려있는 정동에서 밤늦도록 멋과 추억을 느낄 수 있기를 바란다”며 “앞으로 정동 야행축제를 중구의 대표축제로 삼아 많은 관광객이 정동을 찾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우선 야사(夜史)는 중구의 역사를 다양한 체험으로 보여준다. 한양에 약을 공급하는 동네라 약현이라고도 불렸던 ‘중림동’을 본따 야광물질을 묻힌 한지에 여러 한약재를 포장한 야광 한약향첩을 축제 중에 만들어 본다. 신(神)을 모신 신당(神堂)이 많던 ‘신당동’처럼 무당이 방문객을 상대로 점괘를 봐준다.

무기제조 등을 관장한 군기시(軍器寺)가 있던 ‘무교동’ 의미를 살려 무기를 제조할 때 문자나 숫자를 새기는 타각 기법을 이용한 대장간 체험과 함께 나무를 이용해 칼도 제조해 본다. 전통 한지를 이용해 조선시대 포졸이 밤에 순찰할 때 쓰던 조족등(照足燈)도 만들어 본다. 조족등은 한쪽으로만 비춰서 보게 만든 점이 특징이다. 조족등 소지자는 덕수궁을 무료입장할 수 있다.

야설(夜設)은 밤에 펼쳐지는 신나는 공연 프로그램이다. 덕수궁 돌담길에서 마당극이 펼쳐지고, 상설무대와 돌담길을 따라 곳곳에서 어쿠스틱, 재즈·팝, 힙합 등 다양한 공연이 펼쳐진다. 특히 청동장군과 황금 전통복식 복장을 한 마임 전문가들이 곳곳을 돌며 인간석고 퍼포먼스를 벌인다. 이외에 저글링, 외발자전거, 코믹마임 등 거리의 광대도 만나볼 수 있다.

야로(夜路)는 정동의 아름다운 밤길을 즐기는 프로그램이다. 문화유산국민신탁과 함께 평일 낮에 하던 ‘다같이 돌자 정동 한바퀴’를 확대해 5월29일 저녁 7시, 5월30일 오후 1시30분, 저녁 7시 등 3회 운영한다. 참여하려면 문화유산국민신탁에 사전 신청이 필요하다.

덕수궁을 시작으로 배재학당역사박물관, 구세군역사박물관, 성공회서울대성당, NH아트홀, 시청별관 정동전망대 등이 종점인 5개 탐방로도 선보인다. 인력거 2대를 준비해 직접 타보거나 끌어볼 수 있도록 했다.

야화(夜花)는 밤에 꽃피는 문화시설이다. 덕수궁 등 정동에 있는 문화시설 20개소가 밤 10시까지 개방한다. 평소 일반인에 개방되지 않던 주한미국대사관저도 특별히 금~토요일 한시적으로 문이 열린다. 또한 시청별관 정동전망대에서 바라보는 덕수궁 야경은 또 하나의 볼거리다.

야간개방과 함께 30일 오후 7시 덕수궁 중화전 앞에서 서울팝스오케스트라 음악회가 열린다. 시립미술관에선 입구에서 초상화를 전시하고, 돌담길에는 사진작가들이 인물 사진을 찍어주는 초상화 프로젝트기 진행된다.

다양한 부대 행사도 마련된다. 시청 별관 앞에는 왕과 왕비복, 궁중복, 관복, 평상복 등 한복을 직접 입고 사진촬영도 할 수 있는 포토존을 운영한다. 체험 부스와 정동 문화시설에 대한 설명이 담겨진 스템프북에 야간개방시설 5개 이상 스템프를 찍어오면 본인 이름을 새긴 예쁜 기념 증서도 증정한다.
강근주 선임기자 기자 기사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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