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대상지역 지정된 평택, 오히려 아파트 값 상승…규제의 역설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0.12.05 08:10
[에너지경제신문 권혁기 기자] 경기도 평택시가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 된 후 아파트 값이 급등하고 있다.

4일 부동산114자료에 따르면 지난 6월17일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된 평택시 평균 아파트 값은 11월 현재까지 6.34%(3.3㎡당 710만→755만원) 상승했다. 올해 1월부터 6·17대책발표 전까지 상승률은 고작 1.57%(3.3㎡당 699만→710만원)에 그쳤다. 조정대상지역 지정 전 후 아파트 값 상승률이 6배 뛴 것이다.

집값 안정을 위해 도입한 부동산 규제가 오히려 평택시 아파트 값 급등의 기폭제가 된 셈이다. 업계에서는 호재가 풍부한 평택지제역 인근 아파트가 시세를 이끌면서 평택 지역 가치를 끌어올리고 있다고 보고 있다.

조정대상지역 지정 후 평택시 아파트값 상승률

▲조정대상지역 지정 후 평택시 아파트값 상승률.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된 후 동평택권은 △동삭동 22.64%(3.3㎡당 870만→1067만원) △세교동 16.75%(3.3㎡당 627만→732만원)씩 올랐다. 이들 지역도 조정대상지역 지정 전(1~6월)에는 △동삭동 6.77%(3.3㎡당 813만→868만원) △세교동 1.46%(3.3㎡당 617만→626만원) 오르는데 그쳤던 곳이다.

개별단지 매매가격 상승 폭은 더 크다. 입주 앞둔 아파트 분양권 전용면적 84㎡는 7억원을 향해가고 있다. 입주한 아파트도 분양가보다 곱절이나 올랐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에 따르면 평택시 지제동 ‘지제역 더샵 센트럴시티’ 전용 84㎡ 분양권은 11월 최고 6억9300만원에 거래됐다. 불과 한 달 전에 동일 단지, 동일 평형대가 최고 6억5980만원에 거래된 것을 보면 한 달 사이 3000여 만원 오른 것이다.

평택 고덕신도시에서 올해 4월부터 입주를 시작한 ‘신안인스빌시그니처’ 전용 84㎡도 10월에 최고 7억원에 손바뀜이 일어났다. 2017년 11월 분양 당시 3억5570만~4억660만원 대 분양가로 나왔던 단지가 입주 후 7월에 5억원에 거래가 되더니 10월에는 7억까지 치솟았다.

업계에선 조정대상지역 지정이 오히려 평택 지역의 상승 가치를 보여준 효과가 됐다고 보고 있다. 정부가 규제지역을 지정하는 이유는 지역 내 아파트 가격 안정화를 위해서다. 역으로 생각해보면 꾸준히 오를 가치가 있다는 지역을 규제로 묶는 것이다. 이렇다 보니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했음에도 평택 지역 가치가 드러나며 수요자들의 매수 심리를 부축이고 있다는 의견이다.

국토교통부가 조사한 평택시 아파트 매입자 거주지별 자료를 보면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평택시 아파트 매매거래 수는 총 8562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019년 1월~10월) 거래건 수인 3238건보다 2.6배 증가했다. 특히 매입자 거주지를 살펴보면 관할시도내에서 매입한 거래량이 지난해보다 4.4배(453→1980건), 관할시도외는 4.8배(354→1703건) 증가했으며 서울 매입률도 2.5배(213→519건) 늘었다. 평택지역에서도 2배(2218→4360건) 증가했다.

평택시 D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평택은 인근 수원이나 동탄처럼 아파트가격이 높게 오른 지역도 아니었고 심지어 얼마 전까지 미분양관리지역으로 묶였던 곳인데 갑자기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하더니 고분양가 관리지역이 돼버렸다"며 "정부가 규제지역으로 지정해 준 덕에 평택 집값이 더 오를 것으로 판단한 외지투자자들의 유입이 늘었고 내부수요자들도 더 활발히 매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 입장에서 평택시는 가치 상승 여력이 충분히 있다고 보고 있다. 현재 평택지제역 권역인 동평택쪽으로 다양한 호재들이 가시화 되면서 지역 가치를 끌어올리고 있다. 약 120만 평 규모의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1공장이 2017년부터 가동을 시작했으며 올해 연말에는 2공장이 가동할 예정이다. 또한 2023년 가동 목표로 3공장 착공 계획이 진행되고 있다. 여기에 2016년 개통한 SRT평택지제역을 이용해 서울 수서역까지 20분 안쪽으로 도달 가능해졌다. 또한 수원발(發)KTX(2024년 개통 예정)가 평택지제역으로 연결될 예정이다.

SRT평택지제역 주변으로 고덕신도시와 택지지구 등 도시개발사업도 진행 중이다. 고덕신도시는 입주 중에 있으며 영신지구를 비롯해 지제세교지구, 모산영신지구, 동삭지구, 세교지구, 소사벌지구, 용죽지구, 현촌지구 등 14개의 도시개발지구가 개발이 완료됐거나 개발 중에 있다. 이 곳에는 현재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 등이 공급했고, 내년 10월 GS건설이 1052세대 대단지 등을 선보이는 등 대형사 브랜드 타운 도시로 조성될 전망이다.

업계 전문가는 "SRT평택지제역 개통과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가동으로 이 모든걸 누리는 평택지제역 인근 택지지구 쪽으로 수요자들이 쏠리면서 평택장에서 매수심리가 살아나고 있다"며 "때문에 규제지역으로 지정됐음에도 중장기적 관점으로 매수를 하는 수요자들이 늘고 대규모 산업단지 조성 사업도 진행되고있어 인구 유입도 가팔라지면서 부동산 시장이 살아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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