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기차 보조금 연장에 시장전망 '청신호'...테슬라 영향받을까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1.01.10 10:17
Tesla Unintended Acceleration

▲테슬라(사진=AP/연합)

[에너지경제신문 신유미 기자] 중국 정부가 올해부터 전기차를 포함한 신 에너지 차량(NEV)에 대한 보조금을 작년에 비해 20% 삭감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당초 2020년 이후 보조금을 완전히 폐지하겠다는 계획을 변경해 2022년까지 보조금 지금을 연장한 조치의 일환이다. 이에 따라 앞으로 중국 NEV 시장이 더욱 활기를 띌 것이란 기대감도 나오는 가운데 중국 전기차 업체들이 보조금에 힘입어 테슬라의 독주를 무너뜨릴지 관심이 모아진다.

이달 초 중국 재정부 공식 홈페이지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올해부터 도시버스, 상용승용차, 택시, 위생차량, 물류차량, 우편서비스차량, 공항셔틀버스, 관용차 등에 대한 NEV 보조금을 10% 삭감하고 나머지 일반 NEV 보조금은 20% 삭감한다.

자동차 제조업체가 보조금을 신청하기 위해 충족해야 하는 기술적 표준에는 변동이 없다. 기술적 표준은 배터리 에너지 밀도, 주행거리, 에너지 소비량 등이 해당된다. 순수 전기차의 경우 1만 6200∼2만 2500 위안(약 275만∼382만원)의 보조금을 받으려면 최소 주행거리가 300km가 돼야 한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의 최소 주행 거리는 50km이며 보조금은 8500위안(약 143만원)이다.

또한 중국 정부는 NEV에 대한 안전 감독을 더욱 강화할 방침이다. 안전시스템 미비로 사고가 유발되거나 문제가 발견된 차량을 리콜하지 않은 경우 제조사에 대한 보조금은 지급이 중단되거나 무효처리 된다.

그동안 중국이 세계 전기차 판매량의 절반을 차지하는 등 최대 시장으로 거듭나는 데에는 전기차 구매 보조금의 덕이 컸다는 평가를 받는다. 중국은 전기차 대중화를 위해 2010년대 초반부터 보조금 지원정책을 도입했고 이로 인해 2015년에는 전기차 판매량이 무려 4배 가량 증가하기도 했다. 그러나 중국 중앙정부는 기술발전 등으로 더 이상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지 않을 만큼 전기차 생산비용이 저렴해진 점을 감안해 2020년 12월 이후 보조금을 완전히 중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한 여파로 중국 전기차 시장은 직격탄을 맞았는데 2019년 하반기에는 중국 전기차 판매량이 5개월 연속 판매량이 감소했다. 심지어 작년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1, 2월 전기차 판매량이 각각 54%, 77% 급감하기도 했다.

이처럼 중국 전기차 시장이 무너지자 중앙정부는 보조금 지원정책을 2022년까지 2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폐지하겠다고 작년 4월 밝혔다. 보조금 삭감에 따른 판매량 급감으로 인해 2025년까지 친환경차가 신규 자동차 판매량의 20%를 차지하도록 하겠다는 중국의 목표가 흔들렸기 때문이다. 이번에 발표된 보조금 20% 삭감은 이같은 단계적 폐지의 일환이다.

중국 정부가 보조금 지급기간에 대한 연장을 승인하면서 NEV 판매량은 다시 활기를 찾은 모양새다. 중국자동차공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전기차 판매량은 130만대로, 2019년 110만대보다 20만대 증가할 전망이다. 협회는 올해의 경우 판매량이 180만대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S&P 글로벌 플래츠는 2025년까지 중국 전기차 판매량이 600만대까지 찍을 것으로 전망한다. 업체는 "전기차 전망이 긍정적으로 보일 것으로 예상돼 앞으로 리튬, 코발트 등의 원자재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보기도 했다.

이렇듯 중국의 보조금 연장 조치에 더불어 전기차 시장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앞으로 테슬라가 더욱 치열한 경쟁에 직면할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현재 테슬라는 2019년 상하이에 공장을 개장한 이후 중국내 경쟁업체들에 비해 우위를 점하고 있다. 중국에 새롭게 출시한 모델Y의 경우 기존에 예고했던 가격보다 30% 인하된 33만 9000위안(약 5700만원)에 차량을 판매키로 하며 업계에 긴장감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그러나 주목할 점은 중국의 보조금 정책은 가격이 30만 위안(약 5065만원) 미만인 전기차에만 적용되고 배터리 교체기술이 적용된 전기차는 제외대상에서 면제된다는 것이다. 배터리 교체기술은 전기차에 탑재된 배터리가 방전되거나 업그레이드가 필요할 경우 배터리만 쉽게 교체가 가능하게 도와주는 기술을 일컫는다.

테슬라는 2015년부터 배터리 교체기술을 적용하지 않고 대신 배터리 수명을 연장하는 방향에 주력했다. 이에 따라 가격 경쟁력 측면에서 중국 업체들로부터 위협을 받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 테슬라의 라이벌로 꼽히는 니오는 배터리 교체기술을 택했기 때문에 보조금 대상에 해당된다. 니오의 SUV급 전기차인 EC6은 판매가가 36만 8000위안(약 6213 만원)이지만 보조금이 적용되면 2만 2500위안(약 380만원) 가량 저렴해지는 셈이다.

이를 반영하듯, 니오는 중국에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 경제매체 CNBC에 따르면 니오는 지난해 전기차를 2019년 대비 두배 더 많은 4만 3728대를 판매했고 지난 5개월 동안 인도량이 순 증가세를 기록했다. 미 나스닥에 상장한 니오는 2020년 한 해 동안 주가가 무려 1100% 이상 급등하기도 했다.

다만 올해부터는 정책에 따라 EC6 보조금 지급액이 1만 8000위안(약 303만원)으로 축소되기 때문에 앞으로의 니오 실적은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신유미 기자 기사 더 보기

0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