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웨이브’ 현실화에도 미 기관들 "재생에너지 관련주 매도의견"...왜?

박성준 2021-01-12 14:4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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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광 패널(사진=픽사베이)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지난 한 해 동안 크게 뛰어오른 미국 재생에너지 관련주들이 올해 들어서도 상승곡선을 이어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세계 각국이 청정에너지 산업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는 상황에서 친환경 투자를 내세우는 미 민주당이 백악관과 하원에 이어 상원까지 장악하는 이른바 ‘블루웨이브’의 영향이다.

그러나 미국 금융기관들은 재생에너지 관련주들에 대한 매수의견을 잇따라 하향 조정해 서학개미들의 관심이 집중되는 상황이다.

12일 석유전문매체 오일프라이스는 "재생에너지 관련주들에 대한 밸류에이션이 제대로 돌아가고 있지 않기 때문에 제동을 거는 게 최상의 선택이란 목소리가 월가에서 나오고 있다"고 밝혔다.

작년 11월 3일 치러진 미 대선에서 청정에너지 투자를 공언한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당선되고 최근 미 조지아주 연방 상원의원 결선 투표에서 민주당 후보 2명이 모두 승리하면서 재생에너지 관련주에 대한 자금이 기록적인 수준으로 유입됐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재생에너지 관련주의 주가가 너무 오른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실제 55억 달러 규모의 ‘iShares Global Clean Energy ETF(ICLN)’는 태양광뿐 아니라 풍력과 전기차를 포함한 청정에너지 전반에 투자하는 ETF(상장지수펀드)로 꼽히는데 조지아주 결선 투표가 진행된 지난 한 주 동안에만 기록적인 6억 9100만 달러의 금액이 유입됐다. 2020년에 140% 가량 올랐는데 올해 벌써 10% 넘게 더 뛰었다.

태양광 관련주를 집중적으로 편입한 ‘Invesco Solar ETF(TAN)’ 역시 또 다른 청정에너지 대표 ETF로 꼽히는데 지난 주에만 3억 7000만 달러어치의 자금이 유입됐다. TAN은 2020년 22% 올랐고 올해 1월에도 10%의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테슬라, 퍼스트 솔라 등 뉴욕증시에 상장된 녹색에너지 관련 기업 주식들로 구성된 와일더힐 청정에너지 지수(WilderHill Clean Energy Index)도 마찬가지로 작년에만 203% 올랐는데 1월 이후 최근까지 20% 가량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재생에너지 관련주들을 둘러싼 리스크에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오일프라이스닷컴은 "청정에너지 강세론에 대한 가장 큰 리스크는 지나치게 낙관적인 베팅이 민주당이 상원을 차지한다는 부분에 달렸다는 점"이라며 "하지만 공화당과 민주당이 확보한 의석수는 각각 50석대 50석이다"이라고 밝혔다.

블룸버그통신 역시 "그린뉴딜과 같은 법안의 신속적인 통과여부는 마치 얼음위의 길과 같다"고 지적했다. 법안 논의 과정에서 의사진행 방해를 차단하고 표결에 들어가기 위한 절차투표는 상원에서 60명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오일프라이스닷컴은 이어 "또한 앞으로 바이든 행정부가 돌파해야 할 최대의 난제는 코로나 통제이기 때문에 청정에너지 관련 정책들을 얼마나 적극적으로 추진할지는 불분명하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고공행진을 이어왔던 재생에너지 관련주에 대한 밸류에이션이 타당한지를 살펴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미국 증권사 레이몬드 제임스의 파벨 몰차노브 애널리스트는 태양광 인버터를 주로 담당하는 업체인 ‘인페이즈 에너지’와 ‘솔라에지 테크놀로지’에 대한 의견을 매수에서 매도로 최근 하향조정했다. 인페이즈 에너지와 솔라에지 테크놀로지 모두 TAN ETF의 포트폴리오 상위 3개 종목에 해당되며 2020년 수익률이 각각 500%, 210%를 기록했다.

몰차노브 애널리스트는 "인페이즈 에너지의 경우 주가가 상각전영업이익(EBITDA) 대비 50배 넘게 거래되고 있다"며 "이러한 밸류에이션을 정당화하기 위해선 올해 모든 사업이 실패 없이 제대로 돌아가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그는 투자자들에게 기회가 있을 때 차익을 실현하고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도록 조언했다.

유명 사모투자사 SIG의 비주 페린체릴 차세대 에너지 애널리스트 역시 두 종목에 대해 "대부분의 촉매제들은 이미 반영이 됐거나 이미 결실을 맺었다"고 평가하며 매수의견을 중립으로 하향조정했다. 그는 또 인페이즈 에너지와 솔라에지 테크놀로지의 목표주가를 각각 195달러(-6%), 340달러(-5%)로 낮췄다.

반대 의견도 나왔다.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태양광 관련주에서도 주거용 태양광을 사업모델로 담는 업체들을 주목해야 한다"고 밝혔다.

골드만삭스는 그러면서 인페이즈 에너지의 주거용 태양광 사업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 매수 의견을 내놨고 향후 12개월 이내 주가가 30% 이상 더 올라갈 것으로 전망했다. 투자은행은 그러나 발전소급 태양광발전 제공업체인 ‘퍼스트 솔라’에 대한 의견을 매수에서 매도로 바꿨다. 퍼스트 솔라는 2020년 70% 가량 올랐고 TAN ETF의 포트폴리오 상위 종목에 속한다.

한편, 미 증시에 대한 거품우려가 재생에너지 섹터에만 국한되지 않는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미 온라인 증권사인 E트레이드 파이낸셜이 1만 달러 이상의 자금을 운영하는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중 66%는 "미 증시가 온전히 또는 일부 거품의 영역에 들어왔다"고 응답했다. 응답자 32%는 포트폴리오에 대한 최대 리스크를 불황으로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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