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3월 재개 공식화에
대차잔고 급증 삼성전자 등
대형주 주가에 관심 몰려
증권가 '소폭 조정' 예상
"중소형주에 영향 더 클 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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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 |
[에너지경제신문=윤하늘 기자] 금융당국이 3월 공매도 재개를 공식화하면서 대차거래가 늘어난 삼성전자, 현대차 등 대형주 주가에 관심이 쏠린다. 전문가들은 해외 사례를 고려할 때, 공매도 재개 후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주도 소폭 조정은 받겠지만, 충격이 크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1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달 14일 기준 대차잔액은 47조3902억원이다. 대차잔액은 투자자가 빌린 뒤 갚지 않고 있는 주식이다. 주가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는 주식을 빌려 판 후, 나중에 저가에 산 후 되갚아 차익을 얻는 공매도 거래의 선행지표다. 쉽게 말해 여전히 47조원 이상의 대차잔액이 쌓여 있는 만큼 공매도가 재개한다면 단기간 조정은 불가피하다는 의미다.
특히 올해 들어 최고가를 경신하면서, 코스피를 이끌고 있는 현대차, 삼성전자 등 코스피 대형주의 대차잔고가 급증했다.
대차거래 상위 10개 종목을 살펴보면 현대차의 대차잔고가 1조3236억원으로 한달 전보다 41.11% 뛰었다. 삼성바이오로직스(36.23%), 카카오(20.16%), SK하이닉스(2.70%), 삼성전자(1.74%)의 잔고도 급증했다. 코스닥에서는 알테오젠의 대차잔고가 올해 61.77% 늘어났다.
증권가에서는 공매도 부활 이후에도 시장이 크게 출렁이지 않을 이라는 의견이 우세하다. 대차잔액이 최근 코스피 급등세를 이끈 삼성전자, 현대차 등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종목에 집중돼 있어 공매도를 재개해도 급락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것이다.
실제 과거 경제위기 때도 공매도 금지 조치를 해제했을 때 증시는 큰 충격을 입지 않았다. 금융당국은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2011년 유럽 재정위기 때 각각 8개월, 3개월간 공매도를 전면 금지했었다. 2008년 공매도 금지 이후 2009년 6월 1일 부활했을 때 코스피는 1.38% 상승했고, 한 달 후인 7월 1일에도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2011년에도 코스피는 공매도가 재개된 날 5% 가량 하락세를 보지만, 15일여 만에 평균 수준을 회복하기도 했다.
이재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코스피 대형주의 경우 선물이 있으니 공매도를 재개해도 단기간 주가가 하락할 순 있지만, 다시 반등할 것"이라면서 "최근 대형주 위주로 주가가 급등했기 때문에 주가가 급락할 가능성은 적다"라고 관측했다.
다만, 짧은 시간에 급등한 코스닥 중소형주나 테마주는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주가가 과도하게 오른 중소형주와 테마주 등은 상대적으로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재개된 공매도는 개인 비중이 높고 내재가치 대비 주가가 많이 오른 종목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내다봤다.
노동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공매도 이후 치솟던 코스피200과 코스닥150 가운데 코스피 200은 평년 수준으로 돌아왔지만, 코스닥 150은 고평가 추세가 더욱 심화되고 있다"라며 "포괄적으로 본다면 3월 공매도 재개는 대형주보다 중소형주에 영향이 클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윤하늘 기자 yhn7704@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