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시대] 한국 에너지전환·그린뉴딜 '탄력'…태양광·풍력 '기대'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1.01.20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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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에너지경제신문 전지성 기자] 조 바이든 미국 새 행정부가 20일(현지시간) 공식 출범하면서 국내외 에너지산업 판도에도 큰 변화가 예상된다. 특히 바이든의 주요 공약이 친환경 에너지 육성인 만큼 국내에서도 재생에너지 시장이 더욱 활성화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국내 에너지전환과 그린뉴딜 정책에도 탄력이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바이든도 트럼프와 마찬가지로 미국 경기 회복을 우선시할 경우 신재생 시장이 열려도 대부분 미국 기업이 우선순위가 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바이든은 지난 대선에서 집권하면 4년간 2조달러(2260조원)를 신재생에너지 확대 등 그린뉴딜 투자에 쏟기로 했다. 태양광·수소·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투자확대를 비롯 전기 충전소 5만개 확충, 전력부문 탄소배출 2035년 제로 등을 통해 친환경 분야의 일자리를 늘리겠다는 것이다. 기후변화 대응에도 적극 나선다. 늦어도 2050년까지는 100% 청정에너지 경제와 탄소 순배출량 제로(Net Zero·넷제로)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취임 첫날 트럼프 대통령이 탈퇴했던 파리기후변화 협정에 재가입하고, 100일 안에 세계 지도자들이 참석하는 정상회의를 소집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친환경 정책 일환으로 자동차 업계에 연비 향상 기준을 높이라고 요구하고, 공공토지에 대한 시추 확대를 저지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재생에너지는 장려하고 석유 의존도는 줄일 것으로 보인다.

◇친환경 공약 본격화, 국내 업체에 기회

이같은 방침은 국내 업체들에게도 새로운 기회가 될 전망이다. 다만 국내 발전업계의 경우 원자력과 함께 석탄 등 화력발전 의존도 지나치게 높은데다 신재생에너지산업은 아직 관련 산업 생태계조차 제대로 구축되지 않은 초보적 수준이다. 한국 신재생 산업의 해외 진출은 앞으로 정부와 산업계가 관련 산업에 얼마나 많은 투자를 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증권업계에서는 바이든 시대 친환경 에너지 관련주가 상승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높아지면서 전기차, 태양광·수소·풍력 등 신재생 에너지 산업과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은 △전력부문 탄소배출 2035년 제로 △전기 충전소 5만개 확충 △친환경 에너지 투자를 통한 일자리 창출 등을 공약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바이든이 대통령에 취임하면 국내 2차 전지 생산기업인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 삼성SDI 등에 수혜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관련 기업들은 미 대선을 앞두고 바이든의 당선 가능성이 높아지자 주가가 크게 올랐다. 태양광 에너지 업체 중에서는 한화솔루션 및 현대에너지솔루션이, 수소 에너지 중에서는 두산퓨얼셀 등이 수혜주로 거론된다.

실제 지난 미국 대선 당시 바이든이 치열한 접전 끝에 선거인단 확보에 우위를 보이자 국내 증시에서도 한화솔루션, 동국S&C, 씨에스윈드, OCI, 현대에너지솔루션 등 신재생에너지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상승세를 보였다. 앞으로도 태양광 등 친환경 관련주가 수혜를 볼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미국에 수출하는 기업들을 위주로 시장이 열리는 효과가 있는 만큼 더욱 기회가 많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임춘택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장은 "미국이 그린뉴딜을 적극 주도하게 되면 한국의 그린뉴딜도 동반성장할 것"이라며 "우리가 태양광 모듈, 전기차와 대용량 에너지저장장치(ESS)용 배터리, LNG(액화천연가스)선 등에서 세계를 선도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나라가 2050년 탈탄소 선언에 동참하면서 대규모 에너지전환, 산업전환, 수송전환, 환경과 건물부문의 전환이 배가될 전망이어서 국내 수요에 기반한 수출확대와 품목전환도 이뤄질 것"이라며 "에너지를 중심으로 한 한미협력이 강화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태양광·풍력 업계 ‘기대’. 정유·발전업계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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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큐셀 태양광 모듈 약 68만장이 공급된 미국 텍사스주 중서부 페코스 카운티

김선교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부연구위원은 "국내 풍력과 태양광 시장에 중장기적인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며 "이미 미국에 수출하고 있는 분야는 산업 전체의 규모가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그는 "무엇보다 미국이 파리기후협약에 다시 가입할 경우 전세계 탄소절감에 대한 리더십을 되찾겠다는 것이기 떼문에 세계적기후변화 대응 속도도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며 "트럼프가 탈퇴하며 미국이 유럽에 비해 기후변화 대응이 뒤쳐졌는데, 바이든이 당선되면서 다시 미국 전역 그린인프라 구축에 속도가 날 것 같다".

이상훈 한국에너지공단 신재생에너지센터장은 "바이든 시대가 되면서 유럽을 필두로 중국, 일본이 온실가스 감축을 천명한데이어 미국의 동참도 확실시됐다"며 " 정부가 추진해오던 에너지전환, 그린뉴딜, 탄소중립 정책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강하게 추진할 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부도 불확실성이 줄어든 만큼 이 추세에 맞춰 국민들을 설득하고 기업의 사기를 북돋우면서 힘있게 정책을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재생에너지 업계의 기대감도 크다. 한화솔루션의 태양광 솔루션 부문 한화큐셀은 지난해 3분기 기준 미국 주거용과 상업용 태양광 모듈 시장에서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한화솔루션 측은 "시장 점유율을 바탕으로 태양광 발전소 프로젝트를 맡아 태양광 발전 제품부터 발전소 개발, 건설, 운영 등 발전업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풍력업체 씨에스윈드 관계자는 "우리 회사 입장에서는 당연히 도움이 된다고 본다"며 "북미에 캐나다에도 공장이 있었고, 동남아 공장에서 생산한 제품을 미국에 수출하고 있다. 앞으로 시장이 더 열릴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기회라고 생각하고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바이든이 석유 업계를 압박해 저유가 기조로 이어져 국내 정유사들과 발전업계에는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업계는 바이든이 정유업계에 환경 등 각종 세금을 부과하면 유가는 단기적으로 상승하겠지만, 전반적인 원유 수요가 떨어지면서 유가는 하락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 LNG발전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에도 저유가로 인한 전력시장도매가격 SMP(계통한계가격) 하락으로 손실을 많이 봤는데 앞으로도 이같은 기조가 이어질 것 같다"며 "원전이나 석탄만 줄일 게 아니라 공급과잉 상태인 LNG에 대한 구조조정 정책도 요구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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