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잘 달린 현대차·기아, 추가 상승 관건은 車반도체·환율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1.04.22 16:22

내년 아이오닉6 출시…2025년 전기차 56만대 판매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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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차 화성공장 생산라인

[에너지경제신문 여헌우 기자]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올해 1분기 나란히 ‘깜짝 실적’(어닝서프라이즈)을 기록하긴 했지만 향후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는 게 시장의 예상이다. 차량용 반도체 부족 현상이 2분기 차량 생산에 본격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고 환율도 지속적으로 하락(원화 강세)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신흥국에서 코로나19가 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는데다 원자재 가격이 오르고 있다는 점도 변수다.

현대차·기아는 판매 회복과 판매 믹스 개선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으며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측면에서 나란히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작년 1분기가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시기여서 기저효과가 나타난 측면도 있다.

현대차만 놓고 보면 매출액 대비 원가의 비율인 매출원가율(81.6%)을 1.6% 포인트 낮추고 영업 비용(3800억원)은 0.6% 낮추는 등 기초 체력 자체가 좋아진 모습을 보여줬다. 기아는 매출원가율(82.5%)을 2% 포인트 낮췄다. 국내외 시장에서 팰리세이드, 텔루라이드(북미 전용), 쏘렌토, 카니발, 제네시스 차량 등 고부가가치 제품들이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다는 점도 현대차·기아 입장에서 반가운 소식이다.

문제는 2분기부터 영업 환경에 영향을 미칠 대외 변수들이 많이 생긴다는 점이다. 당장 ‘발등의 불’은 차량용 반도체 수급 문제다. 폭스바겐, 제너럴모터스(GM) 등 글로벌 기업들은 이미 1분기부터 이로 인해 공장 가동에 어려움을 겪었다. 현대차도 이달 들어 울산1공장과 아산공장 문을 일시적으로 닫는 등 수급 조절에 나선 상태다.

현대차·기아는 글로벌 자동차용 반도체 공급 부족 사태와 관련 △대체소자 발굴 추진 △연간 발주를 통한 선제적 재고 확보 △유연한 생산 계획 조정 등을 통해 생산 차질 최소화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2분기부터 일정 수준 생산 차질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환율도 우호적이지 않다. 올해 1분기를 놓고 보면 전년 동기 대비 원달러 환율이 6.7% 떨어지며 원화 강세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현대차·기아는 국내 공장에서 생산한 차량을 해외로 수출하는 비중이 높아 환율이 떨어지면 수익성 확보 측면에서 크게 불리해진다. 이런 가운데 원자재 가격도 상승 조짐을 보이고 있다.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는 철강 가격이 대표적이고 차량용 반도체 구매 비용도 더욱 올라갈 것으로 관측된다.

양사의 1분기 판매 회복을 견인했던 인도, 중남미 등 신흥국에서 최근 코로나19가 다시 창궐하고 있다는 점도 관건이다. 1분기 호실적에는 작년 1분기 크게 줄었던 신흥국 수요가 빠르게 회복한 것이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현대차·기아는 대외 환경을 면밀히 분석해 생산 차질을 최소화하기 위해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업체별로 보면 현대차는 대외적인 리스크가 지속되고 있는 어려운 경영환경이 예상되지만 투싼, GV70, 아이오닉 5 등 주요 신차들의 성공적인 글로벌 시장 안착을 통해 수익성과 경쟁력 개선 추세가 유지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다.

기아는 국내에서 레저용차량(RV) 중심의 판매 지속과 K8의 성공적인 판매 확대를 추진하고 해외 시장에서도 텔루라이드, 쏘렌토, 셀토스 등 고수익 RV 모델 및 신차 판매 확대에 주력할 예정이다. 현대차·기아 관계자는 "글로벌 반도체 공급 부족이 악화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2분기에는 일부 차종의 공급 차질이 발생할 것으로 우려된다"면서도 "적극적인 대응을 통해 피해가 최소화될 수 있도록 전사적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이와 별도로 양사는 새 먹거리로 급부상하고 있는 글로벌 전기차 시장 공략에도 가속 페달을 밟는다. 현대차는 올해를 친환경차 판매가 본격화되는 원년으로 삼을 방침이다.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 5를 비롯해 투싼과 싼타페의 하이브리드 및 플러그 하이브리드 모델 등을 주요 시장에 출시해 강화되는 환경규제에 대응하는 동시에 전동화 리더십을 다진다. 현대차는 올해 전기차 8개 차종 16만대를 판매할 계획이고, 2025년 12개 차종 56만대로 판매를 확대할 목표를 세웠다. 아이오닉5의 후속 차종인 아이오닉6도 내년 출시한다.

기아 역시 하반기 출시를 앞두고 있는 첫 전용 전기차 EV6의 성공적인 론칭을 위해 차별화된 사전 마케팅 활동을 적극적으로 펼친다는 구상이다.


yes@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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