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전쟁 1년] ‘하마스 소탕’에서 전선 넓히는 이스라엘…‘5차 중동전쟁’ 터지나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10.06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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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 11일 당시 가자지구를 향해 폭격을 날리는 이스라엘군(사진=AFP/연합)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남부 급습으로 시작된 가자전쟁이 일어난지 1년이 됐지만 전쟁을 치르는 이스라엘은 이란을 주축으로 하는 중동의 반미국·반이스라엘 무장세력 '저항의 축' 전체로 전선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이스라엘은 지난 1일 이란의 미사일 공격에 대한 보복도 검토하고 있어 양측간 전면전이 벌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사상자가 매일 속출하는 가운데 '5차 중동전쟁'으로의 확전 우려는 날로 커지고 있다.


하마스는 작년 10월 7일 이른바 '알아크사 홍수' 작전을 감행하며 이스라엘 남부를 급습했다. 이스라엘인과 외국인 약 1200명이 숨지고 250명 넘게 인질로 가자에 끌려갔다.



이스라엘은 하마스 소탕을 목표로 2014년 '50일 전쟁' 이후 9년 만의 지상전에 나섰다.


같은해 11월 24일 양측이 일시 휴전에 합의해 인질 일부와 팔레스타인 수감자가 맞교환으로 풀려났지만 일주일만인 12월 1일 이스라엘이 하마스의 합의 위반을 주장하며 작전을 재개했다.




이스라엘군 지상병력은 가자 북부에서 시작해 올해 5월 이집트 쪽 유일한 통로가 있는 최남단 라파까지 이르렀다. 하마스와 관련됐다며 난민촌, 학교, 병원도 가리지 않고 폭격해 민간 인명피해가 이어졌다.


가자지구 보건부는 지난 5일 기준 팔레스타인 주민 중 전쟁 사망자가 4만1825명, 부상자가 9만6910명이라고 밝혔다. 세계보건기구(WHO)는 가자 인구 6% 이상이 죽거나 다쳤고 1만명이 실종됐으며 의료시설은 절반만 가동 중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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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 7일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한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무장대원들이 크파르 아자 키부츠에서 인질로 잡은 이스라엘 민간인을 가자 지구로 옮기고 있다(사진=AP/연합)

하마스 소탕이 어느 정도 마무리됐다고 판단한 이스라엘군은 레바논 무장단체 헤즈볼라과 이를 지원하는 이란으로 눈을 돌렸다.


지난 4월 1일 이스라엘이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의 이란대사관 영사부 건물을 폭격해 이란혁명수비대 고위 간부 다수가 죽었다. 이란은 같은달 13∼14일 미사일과 드론 320여기를 동원해 사상 처음으로 이스라엘 본토를 보복 공습했다.


이스라엘은 자국의 안보에 '만성적 위협'이었던 이란 대리세력의 수뇌부를 노렸다.


지난 7월 30일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에서 헤즈볼라 고위 지휘관 푸아드 슈크르가, 하루 뒤엔 하마스 정치국장 이스마일 하니예가 테헤란에서 폭사했다.


9월 17∼18일 레바논에서 헤즈볼라의 통신수단인 무선호출기(삐삐)·무전기 수천대가 동시다발로 폭발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같은달 23일 이스라엘은 레바논 각지를 융단폭격하며 '북쪽의 화살' 작전 개시를 선언했고 나흘 뒤인 27일 베이루트 남부를 폭격, 헤즈볼라 수장 하산 나스랄라의 숨통을 끊었다.


헤즈볼라 지휘부가 와해됐다는 판단 아래 지난달 30일 레바논 남부에 보병·전차 병력을 투입, 2006년 이후 18년만의 지상전을 시작했다.


지난 4일 레바논 정부는 가자전쟁 발발 후 자국에서 이스라엘과 충돌로 2000명이 넘게 사망하고 인구 5분의 1인 100만여명이 피란한 것으로 집계했다. 지난 3주 동안에만 어린이 127명을 포함해 1400명 이상이 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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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새벽 레바논 베이루트에서 이스라엘 군의 공습을 받아 불길이 솟아 오르고 있다(사진=AP/연합)

이스라엘은 요르단강 서안지구 공습도 감행했다. 이스라엘군은 지난 3일 전투기로 서안의 툴카렘을 공습, 해당 지역의 하마스 사령관인 자히 야세르 압드 알-라제크 오우피를 제거했다고 밝혔다.


가자지구를 겨냥한 공습도 계속 이어가고 있다. 지난 2일에는 가자지구 중부 누세이라트 난민촌의 학교가 공격을 받아 8명이 사망했다.


이스라엘은 저항의 축의 일원인 후티와도 교전을 이어가고 있다. 이스라엘은 지난달 29일 후티의 근거지인 예멘 북부 항구도시 호데이다항을 폭격했고 후티는 지난 3일 이스라엘 텔아비브에 무인기(드론) 공격을 감행했다.


이런 와중에 이스라엘은 이란의 미사일 공격에 대한 재보복 방침을 밝힌 상태다. 이스라엘이 이란의 석유 시설을 타격할 수 있다는 가능성까지 제기된 가운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이스라엘과 '관련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는 취지의 발언까지 하면서 우려는 더 커지고 있다.


한편, 세계 곳곳에서는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이 일어난 지 1년을 맞아 휴전을 촉구하는 시위가 이어졌다.


5일(현지시간) AP·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영국에선 약 4만명의 친팔레스타인 시위대가 런던 중심부를 행진했으며 미국 뉴욕, 프랑스 파리, 이탈리아 로마 등지에서 수백명에서 수천명이 시위에 나섰다.


로마에선 약 6000명이 “팔레스타인에 자유를", “레바논에 자유를" 등의 구호를 외치며 팔레스타인 국기를 흔들었다. 독일 수도 베를린에서는 팔레스타인 국기를 든 약 1000명이 “대량학살 1년"이라고 이스라엘을 비판하는 구호를 외쳤다.


미국 뉴욕 타임스퀘어에서도 북소리에 맞춰 “가자(Gaza)!"를 외치며 휴전을 촉구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시위는 가자지구 전쟁 발발 1년이 되는 오는 7일까지 계속되며 일부는 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과 유럽 각국은 이같은 시위가 폭력적으로 변하거나 테러 공격이 있을 수 있다고 보고 보안 경계수위를 높였다.



박성준 기자 기사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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