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조선업체·전남도, LNG선 화물창 국산화 ‘세박자 척척’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1.06.20 13:18

내년말 목표 한국형 LNG선 화물창 ‘KC-2’ 개발 실증사업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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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중공업 LNG선.

[에너지경제신문 임준혁 기자] LNG운반선 ‘화물창 국산화’라는 공동의 목표를 위해 힘을 합친 정부와 조선업체, 지방자치단체 등의 행보가 순항중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산업자원부는 한국가스공사와 국내 조선 3사의 합작사인 케이씨엘엔지테크(KLT)에 104억원을 지원해 내년 말까지 KC-2 개발을 마친다는 계획이다. 또 252억원 규모의 자금을 투입해 2024년까지 전라남도 영암군에 LNG화물창 실증 기반구축 사업을 진행한다.

앞서 가스공사와 국내 조선업체들은 지난 2013년 한국형 LNG화물창 모델 ‘KC-1’을 개발했다. 하지만 기술 관련 논란으로 2018년 이후 추가적인 운영 실적을 쌓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LNG화물창은 극저온 환경에서 액화한 천연가스가 기화되는 것을 방지하는 시설이다. 스테인레스 강으로 만들어진 주름진 모양의 멤브레인 시트가 화물창 내부에 설치돼 온도 상승을 막고 운송 중 가해지는 충격도 견딘다.

해당 기술 개발은 산자부 중기과제의 하나로 지난 2004년 정부와 한국가스공사, 조선 3사(삼성중공업,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가 참여해 개발을 시작했다. 이후 2013년 12월 산업통상자원부 국가신기술인증을 획득, 2014년 첫 발주를 마쳤다.

그러나 2018년 KC-1을 탑재한 가스공사의 국적 LNG운반선 2척(SK세레니티호·SK스피카호)에서 △이슬점 상온 측정 △화물창 내부 경계공간 가스누출 △화물창 외벽 일부 결빙현상 등의 현상이 발생했다. 때문에 KC-1 상용화를 위해 운영 실적 쌓아야 했지만 안전성 논란으로 한국형 화물창은 선주들의 선택을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산자부는 KLT에 자금을 지원해 지난해 말부터 ‘KC-2’ 개발에 나섰다. KC-1과 같은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기화율을 낮추고 결빙 문제를 해결한다는 계획이다.

기화율은 운송 과정에서 증발되는 LNG 양의 비율로, 수치가 낮을수록 좋다. KLT는 KC-2의 기화율을 경쟁사인 GTT 수준으로 떨어뜨릴 계획으로 알려졌다. 결빙 문제 해결을 위해 보완된 단열 기술도 적용할 예정이다. 앞서 KC-1이 적용된 LNG선은 외벽이 결빙이 생겨 보수를 진행했었다.

지자체도 LNG선 화물창 국산화 사업에 적극적이다.

전남도는 지난 달 산업통상자원부의 ‘친환경선박용 극저온 단열시스템 실증 기반구축’ 공모사업 평가에서 최고 점수를 받아 경쟁 지자체인 부산시와 울산시를 제치고 해당 사업 유치에 성공했다.

산자부는 전남도에 252억원을 투입해 내년 말까지 실증 여건을 마련할 계획이다.

전남도는 2019년부터 액화천연가스(LNG) 화물창 국산화 실증사업이 차세대 친환경 조선산업을 선도할 핵심사업으로 보고 목포대와 긴밀히 협력해 기획을 진행해 왔다.

김영록 전남지사는 "전남 서남권 경제의 70% 이상을 담당하는 조선산업이 본 사업 유치를 통해 친환경선박 산업 중심지로 도약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며 "전남도 차원에서도 LNG 화물창의 결함을 줄이고 빠르게 한국형 화물창 국산화 개발이 가능도록 기술개발 및 실증 사업을 적극 지원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전남도는 또 해당사업 유치 후 이뤄진 이의신청 기간이 지난달 말 마무리됨에 따라 산자부와 협약 체결을 앞두고 있다.

전남도 관계자는 "협약 체결과 관련 우리 도의 도비 출연 확약서를 산자부에 보낸 상태"라며 "산업부와 협약을 체결하고 대불산단이 위치한 영암군과 협력해 내년 11월까지 기반구축 사업, 기술개발 사업 2건 등 3건을 마쳐 실증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협약서를 보면 실증 사업의 총 사업비 252억원 중 지방비 40억원은 전남도가, 60억원은 영암군, 나머지 152억원 국비로 충당된다.

한편, 실증 사업 컨소시엄에는 전남도와 영암군 뿐 아니라 △현대삼호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조선 3사 △목포대 △서울대 △인하대 △한국기계연구원 △한국생산기술연구원 △한국선급 △전남대불산학융합원 △대한조선 △KC LNG Tech △TMC △한국카본 △동북아 LNG HUB터미널 △포스코 △㈜유니테크 △로멕스 △DHI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 등이 참여하고 있다.


ljh@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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