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 IB·디지털 뚝심 지켰다...영업익 1조 예상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1.06.25 07:58
[편집자주] 국내 증권사들이 올해 증시 호황에 힙입어 사상 최대 실적을 내며 승승장구했다. 동학개미운동을 시작으로 2030세대가 증시의 새로운 세력으로 부상하면서 증권사들 역시 디지털과 상품에 혁신을 거듭, 역동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에너지경제신문은 메리츠증권,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삼성증권 등 주요 증권사들의 상반기 성과와 과제, 전망을 짚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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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


[에너지경제신문=윤하늘 기자]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은 올해 상반기 옵티머스 펀드 사태 등으로 징계를 받는 등 우여곡절이 많았다. 그럼에도 정 사장은 신년사에서 약속했던 신뢰 회복과 투자은행(IB) 및 디지털 부문 강화에 성공, NH투자증권을 역대급 실적으로 이끄는데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 IB 강자, 실적 잭팟 터졌다…올 영업익 1조원 달성 예상

NH투자증권은 올 상반기 엄청난 실적 상승세를 보였다. 동학개미 열풍에 따른 수수료 수익 증가의 영향도 있지만, IPO(기업공개)와 부동산 PF 관련 채무 보증수수료 수익이 크게 오르면서 변함없는 IB 강자임을 입증했다.

25일 금융감독원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은 올 들어 대어급 IPO로 꼽혔던 SK바이오사이언스와 글로벌레스토랑그룹, 한온시스템, SK해운 등 다수의 유상증자 인수 주선을 진행하면서 대형증권사의 수익력을 보여줬다. 또 리테일이 대부분이었던 시장 환경 속에서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과 구조화금융 등에서 안정적인 실적을 내기도 했다.

실제 NH투자증권의 1분기 당기순이익 2574억원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무려 727% 증가한 수치다. 이는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순이익이다. 영업이익은 374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96% 늘었다. IB부문의 경우 SK바이오사이언스 IPO, 부동산 PF 관련 채무 보증수수료 호조로 수수료 수익이 전년 대비 40.9% 늘어났다.

업계에서는 NH투자증권의 IB 경쟁력이 날이 갈수록 성장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연간 실적도 사상 최대치를 경신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온다. 증권사 3곳 이상이 추정한 NH투자증권의 올해 영업이익 추정치는 1조747억원이다. 증권사 영업이익이 1조원을 넘은 것은 지난해 미래에셋증권(1조1047억원)이 처음이다. 올해는 NH투자증권도 영업이익 1조 클럽에 편입될 가능성이 큰 것이다.


◇ 디지털 강화…MZ세대 공략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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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NH투자증권


NH투자증권은 양적 성장을 넘어 고객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디지털 부문을 강화하는데도 주력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개인투자자들이 대거 증시에 유입되면서 증권사 전산시스템 오류 문제가 계속 돼 왔는데, NH투자증권은 거래 환경 개선은 물론 쉽고 편리한 디지털 환경을 만들기 위해 발 빠르게 나섰다.

NH투자증권은 최근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홈 화면을 사용자 중심으로 개편했다. 고객들이 원하는대로 사용할 수 있도록 나무(NAMUH)/QV 앱에서 트레이딩, 상품·솔루션 ,나의 자산으로 세분화한 3단 홈 서비스를 제공키로 한 것이다. 특히 이번 앱 개편에서 업계 최초로 ‘스위처’ 기능을 도입해 눈길을 끌었다. 최신 UI/UX(사용자 인터페이스·경험)인 ‘스위처’는 MTS 오른쪽 하단의 퀵메뉴 단축키로 앱 화면 간 이동을 획기적으로 개선한 툴로, 쉽고 간편하게 최근 방문한 페이지 확인이 가능하다.

고객이 앱에서 자주 사용한 메뉴를 자동으로 집계해서 보여주는 기능 및 해외 거래 관련 메뉴 등을 통해 앱을 더욱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대부분의 증권사는 컴퓨터에서 쓰는 HTS를 그대로 모바일로 옮겨오는 식인데, NH투자증권의 나무는 모바일에 최적화된 UX를 개발하기도 했다. 현재 NH투자증권은 디지털 인력 늘려 다양한 기술을 활용한 혁신을 내놓을 방침이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앱 이용 고객의 다양한 관심사를 선제적으로 파악해 플랫폼을 통한 디지털 혁신 경험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 정영채표 전략 적중…신뢰 회복이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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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투자증권 본사.


이처럼 NH투자증권의 올해 성장세가 뚜렷하게 나타난 배경에는 단연 정 사장의 리더십이 있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사태 이후 시장과 업무 환경변화가 빠르게 일어났음에도 정 사장의 주력 분야인 IB 부문을 굳건히 지켜내면서 역대급 실적에 큰 공을 세웠다. 증권사 수익원으로 부상한 브로커리지 수익에 의존하지 않고 여러방면에서 이익을 내겠다는 전략이 통한 셈이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IB업계 대부로 꼽히는 정 사장이 NH투자증권을 IB부문 강자로 만들어 확실하게 입지를 굳혀놨다"며 "시장 상황과 무관하게 IB부문 여러 방면에서 수익을 내면서 탄탄한 실적을 이끌고 있다"고 강조했다.

정 사장은 올해 신뢰 회복과 디지털 강화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NH투자증권은 ABC(AI, Big Data, Cloud) 기술의 비즈니스 적용, 모바일 트레이딩 시스템(MTS) 동시 접속자 100만 명 수용을 목표로 디지털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또 전사 데이터 기반 업무 변화를 위해 내·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데이터 전담 조직 빅데이터센터를 신설해 과제를 발굴, 분석하고 있다.

정 사장은 연초 신년사에서 "앞으로는 데이터 자산의 크기와 활용역량이 새로운 경쟁력이 될 것"이라면서 "고객이 데이터를 제공할 ‘의향’과 ‘동의’를 얻기 위해서는 고객이 가치를 느낄 수 있는 서비스 경험과 우리에 대한 신뢰가 필수다. 고객의 신뢰를 지키는 것이 그 무엇보다 중요한데,좀더 치밀하게 고객을 보호할 수 있는 리스크 관리 체계를 갖춰야 하고, 나아가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바른 기업’이 돼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yhn7704@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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