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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생명. |
[에너지경제신문 김건우 기자] 최근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을 둘러싼 풋옵션 분쟁이 신 회장 측에 유리한 국면으로 전개되면서 양손잡이 경영이 한층 더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신 회장이 풋옵션 분쟁 등을 원만하게 마무리하고 ‘비전 2025’구상과 교보생명의 숙원인 기업공개(IPO) 추진에 속도를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 새 국면 접어든 ‘소송 이슈’...이대로 신회장 측 승리?
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업계에서는 지난 몇 년 간 ‘소송 분쟁’에 휘말려 온 교보생명의 이슈가 최근 새로운 국면에 접어든 것으로 보고 있다.
교보생명과 사모펀드(PEF) ‘어피너티 컨소시엄(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 IMM PE, 베어링 PE, 싱가포르투자청)’ 간 풋옵션 분쟁은 2018년 교보생명의 지분 24%를 보유한 어피너티 측이 지분 매각을 위한 풋옵션 ‘감정가’로 주당 40만9000원을 제시하며 시작됐다. 이는 2012년 어피너티가 교보생명 지분을 매입할 당시의 주당 24만5000원보다 2배가량 높은 가격이다. 신 회장은 풋옵션 가격이 과도하다며 반발했고, 이에 어피너티 측은 국제상사중재위원회(ICC)에 국제중재를 요청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당초 어피너티 측이 지분을 매입한 것은 교보생명의 ‘3년 내 상장’ 계획을 믿고 기업공개(IPO)를 통한 수익을 기대한 것으로, 교보생명이 IPO 전망이 우호적이지 않다는 이유로 상장을 계속 미루자 풋옵션 권리 행사를 주장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풋옵션 분쟁’은 신 회장에게 유리하게 흘러가는 양상이다. 교보생명의 감정가 결정에 관여한 회계사들이 연달아 공인회계사법 위반으로 검찰에 기소되는 양상인데, 앞서 1월 기소된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에 이어 최근에는 삼덕회계법인 회계사들이 기소됐다. 검찰은 어피너티 컨소시엄의 주요 임직원과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 소속 회계사 간에 부적절한 공모 등의 혐의로 이들을 불구속 기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삼덕회계법인 소속 회계사들도 공인회계사법 위반 혐의로 기소했다. 즉 교보생명의 풋옵션에 대한 가치평가 업무를 수행한 회계사들이 모두 기소된 것이다.
보험업계에서는 연이은 검찰의 기소가 신 회장과 교보생명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재판의 결과로 어피너티 측이 ICC에 제출한 보고서 자체를 한국 사법당국이 불법으로 판단할 경우 ICC도 이를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교보생명이 연루된 다른 이슈로는 ‘즉시연금 미지급 소송’이 있다. 즉시연금 소송이란, 지난 2018년 금융소비자연맹이 생명보험사들의 즉시연금 보험금 미지급 건에 대해 즉시연금 가입자들을 모아 공동으로 제기한 소송을 말한다. 분쟁 대상이 된 보험사는 삼성생명, 교보생명, 한화생명, KB생명, 미래에셋생명, 동양생명 6개 생보사며, 교보생명의 미지급 보험금은 700억원에 달한다. 이달 초 교보생명은 해당 분쟁 1심에서 패소했고, 지난 18일 항소심 대리인을 김앤장에서 율촌으로 바꿔 항소장을 제출한 상태다.
◇ ‘순풍’ 탄 신창재 회장의 ‘비전 2025’...교보생명 IPO는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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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창재 교보생명 회장. |
이 같은 이슈와 별개로 신 회장은 비전 2025의 기반을 다지는데도 속도를 내고 있다. 신 회장은 지난 4월 ‘비전 2025 선포식’을 열고 "기존 보험사업을 초월해 금융투자, 예술문화사업으로 비즈니스를 확장해 문화와 금융을 아우르는 혁신기업이 되겠다"고 선언했다.
계열사인 교보문고와 대산문화재단이 쌓은 예술문화적 역량과 경험을 활용하고, 증권사ㆍ자산운용사 등 관계사들과의 협력을 강화함으로써 문화ㆍ금융에 강한 보험사로 거듭나겠다는 구상이다.
아울러 신 회장은 본업인 보험사업과 신사업 부문을 동시에 추진ㆍ개선해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는 ‘양손잡이 경영’에도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보험사업에서 디지털을 기반으로 경쟁력을 강화하는 한편 보험업계 전반이 주목하는 ‘마이데이터’와 ‘헬스케어’ 사업도 지속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지난달 24일 금융위원회로부터 마이데이터 사업 예비허가를 받았다"며 "향후 마이데이터 사업 등 다양한 신사업을 내실있게 추진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실적도 양호하다. 교보생명의 1분기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은 4998억원에 달한다. 전년 동기 대비 349% 증가한 수치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보험영업수익이 증가하는 등 본연의 이익이 견고하게 유지되는 동시에 영업비용이 크게 감소해 호실적을 견인했다"며 "자기자본이익률(ROE) 16.6%, 운용자산이익률 3.44%로 높은 수익성을 기록했다"고 말했다. 영업비용 감소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인한 실손보험ㆍ자동차보험 손해율 감소 등에 크게 영향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신 회장의 양손잡이 경영은 향후 금리인상 등 보험사에 우호적인 환경이 예상됨에 따라 더욱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풋옵션 분쟁 이슈가 해소되면 교보생명이 그간 숙원이었던 IPO를 적극 추진할 수 있을 거란 의견도 나온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금리인상기에 보험사가 주목을 받는 것은 장기채권 등 주력 자산의 수익률이 금리와 연동되는 측면이 강하기 때문"이라며 "수익구조 자체가 우호적으로 변하는 것은 경영측면에서 큰 지지기반이 되는 것은 물론이고, IPO 차원에서도 적기임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반면 풋옵션 분쟁이 적절한 타협점을 찾지 못해 장기화될 경우 교보생명의 IPO도 기약없이 미뤄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증권사 기업금융(IB)부문 한 담당자는 "결과적으로 주식 감정가를 낮춰야 풋옵션에 대한 매입비용을 낮출 수 있는 교보생명의 현 상황은 주가상승을 기대하는 상장과 모순됐다"라며 "상장을 원하는 교보생명 측이 적정선에서 타협하지 못할 경우 분쟁이 장기화돼 상장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ohtdue@ekn.kr

